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오늘날 한국의 진보적 입법의 방향은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지정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다. 성적지향의 다수인 이성애자에 대해 소수자인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들과, 성별정체성의 다수인 생물학적 남녀 양성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대해 소수자인 트랜스젠더 및 성별비순응자(Transgender & Gender Nonconforming, TGNC)들은 남녀가 아닌 수십 가지의 다른 성별을 만들어내어 소수자들을 정상으로 인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소수자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 법에 의하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소수자들의 행위를 비난하거나 그들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으면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피고인은 자신이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의무를 가지게 된다.

실제로 차별금지법이 법으로 제정된 서구에서는 교회에서 동성결혼식 주례를 거절한 목사님이 장기간 송사에 휘말려 고생했고, 동성부부의 모습을 담은 결혼케익 주문을 거절한 제과점 주인이 벌금 처분을 받았다. 이는 성소수자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심각한 보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강력한 교육효과를 나타낸다. 이것은 진보의 깃발을 단 포스트모던 신마르크스주의자들이 자신들이 법률로 지지하는 소수자들을 앞세워 정치적 걸림돌들을 제거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체성 정치로 볼 수 있다. 이런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소수들만을 위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수를 차별하는 차별조장법이라 이름 붙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들은 또한 건강가족기본법이라는 미명하에 정상적이지 않은 모든 관계를 가족으로 인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상가족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한 경우만을 법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결혼제도이며 공유재산을 보호하고, 세금혜택을 주고, 자녀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진보진영이 주장하는 법의 취지는 정상가족이라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며, 동거, 일부다처, 일처다부, 결혼조합, 근친혼, 동성혼, 동물과의 결혼, 심지어 숙소를 같이 사용하는 것처럼 느슨한 모든 관계까지 가족으로 인정하고 보호하자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관계가 건강한 가족인가? 오히려 비정상가족양산법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또한 정상가족은 다수이고 주류이며, 비정상 가족은 소수이고 비주류이기 때문에 그들을 더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차별금지법으로 보호해야 할 또 다른 소수자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유럽에서는 칼빈주의 신학을 고수하는 청교도들을 저항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프로테스탄트라고 불렀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신 후 일부일처의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가정에 복을 주시고 성을 통해 생육, 번성, 충만의 창조사역을 위임하시고,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자연에 대한 청지기의 사역을 맡기셨다.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은 가정을 교회로 비유하시면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서 거룩함을 깨뜨리는 모든 행위를 성적인 간음으로 경계하셨다. 청교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이 설계하신 가정의 모델을 훼손하는 모든 압력에 대해 목숨을 걸고 저항했으며, 그 가치는 미국의 보수주의 속에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은 보수와 진보를 동성애, 동성혼에 대한 견해, 이혼과 결혼에 대한 견해, 낙태와 안락사 같은 생명에 대한 견해를 기준으로 구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열거한 진보진영의 모든 입법 활동들은 청교도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했던 성-생명-결혼-가정의 가치를 공격하는 것이다. 성을 해체하고, 동성 성행위를 정상으로 격려하며, 낙태와 안락사를 조장하고, 느슨하고 자유롭게 결혼하고 이혼하는 것을 넘어서 누구든지 관계만 하면 가족이라 주장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독교 보수진영이 지켜오던 기본가치를 무너뜨리려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 전반기 삶의 행복은 부모님의 관계와 결혼의 안정성에 의존한다. 많은 조사에 의하면 생물학적 부모로 구성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가장 문제가 적다. 결혼한 부부는 자신들의 행복 뿐 아니라, 결혼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가정은 안정적이어야 한다. 인생 후반기 삶의 행복은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 부부 관계와 그 안정성에 의존한다. 인간은 모두 이해받고 격려받기를 원한다. 특히 아프거나 심한 역경을 만날 때 더욱 그렇다. 친밀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이 아닌 곳에서 그 위로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결혼의 신실함, 안정성, 거룩함은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가치이며, 시대와 장소에 따라 바뀔 수 없는 가치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성, 결혼, 가정을 해체하려는 세력에 대항하여 온 힘을 다해 그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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