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중증 자폐장애 미술학도, 캠퍼스 생활 눈길

한남대 회화과 신입생 김지우씨

장애학생도우미 하서진씨가 한남대 회화과 김지우씨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한남대 제공

한남대 회화과 강의실에서는 서양화 수업이 진행 중이다. 그 곳에서는 중증 자폐를 가진 김지우(19)씨가 친구이자 장애학생 도우미인 하서진(19)씨의 도움을 받아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지우씨는 큰 캔버스를 채워가며 진지하게 작품에 몰두하고 있으며,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3월, 김지우씨는 일반전형으로 한남대 아트&디자인테크놀로지대학 회화과에 합격했다. 그 과정에서 김지우씨는 비장애인 수험생들과 실기시험을 경쟁하였으며, 이는 중증 자폐를 가진 학생으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집중력이 약한 중증 자폐인에게 5시간의 실기시험 과정은 사실상 기적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우씨는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무언가에 집중하기는 어려웠지만, 유일하게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은 고도의 집중력을 보였다. 그 결과, 지금까지 지우씨는 그림에 대한 열정과 끈기를 지속해왔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작품 전시회에서 김지우씨(왼쪽)와 엄마 신여명씨(오른쪽) ©한남대 제공

어머니 신여명(50)씨는 “지우가 3세 때 미술치료를 받으며 토끼를 그렸는데, 토끼 얼굴 표정이 재미있었다. 그림에 스토리를 담아내는 재능이 있었다”며 “지우가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해했지만, 입시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대학에 합격할 것이라 생각 못했는데, 3개 대학에 모두 합격했고 그중 가장 진학하고 싶었던 한남대에 입학하게 돼 너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지우씨는 한남대에 진학한 후, 어머니 신씨는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찾았다. 한남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김지우씨의 학업 및 캠퍼스 생활을 위해 지원했다. 장애학생도우미를 비롯한 다양한 지원 서비스와 함께, 학과 교수진 및 교양수업 교수진들에게 김지우씨의 상황을 알리고, 캠퍼스 내에서 불편함 없는 학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김지우씨의 입학 소식을 듣자 학과 교수진들은 전체 학생들에게 김지우씨의 상황에 대한 이해와 도움을 주기 위한 안내를 실시하여, 따뜻하고 배려심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 신씨는 “지우가 다른 학생들의 학과 수업에 방해가 될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학교 측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기대 이상으로 지우가 친구들과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우씨는 최근 캐릭터 디자인과 이모티콘 개발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수십 종류의 캐릭터를 그려내고 이모티콘으로 만들어냈다. 지우씨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그림책에 삽화 작가도 하고 싶고, 인테리어 디자이너, 캐릭터디자이너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지우씨는 대학생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여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전시회에 참여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왔다. 현재까지 한 차례의 개인전과 3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밀알복지재단에서 제공한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또한, 이번 달 17일부터 5일간 세종시교육청 1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장애인권 주간 특별 초청전시회’에서도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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