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건물 아닌 사람을 세우는 것
한국교회, 선교와 선교사에 대한 이해 부족 여전
이제 한국식 선교 모델 정립해야
하나님께서 아프리카·남미 선교의 문 활짝 여셔
아프리카·남미 실상은 언론 묘사와 달라, 직접 가보길

김장생 목사
CCC 김장생 목사가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 ©김장생 목사 제공

<지난 편에 이어> CCC의 해외선교팀장 김장생 목사는 CCC에서 30년간 사역하며 현재 아프리카와 남미를 비롯해 전세계를 돌며 사역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이어온 서구식 선교모델을 보다 한국선교사들의 정서와 생리, 그리고 현지 상황에 더욱 적합한 모델로 정립하기 위해 힘써 왔다. 이에 대한 여러 간증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선교 훈련 프로그램 ‘A-6’와 ‘스틴트’ 등으로 CCC 학생들을 비롯해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래는 그의 인터뷰이다.

Q. 한국교회 선교의 현재, 어디쯤 왔는가?

A. 서구 선교는 개종이나 교회 개척에 초점을 맞췄다. 이것도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건물을 세우는 교회 개척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교회 개척을 원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선교지에서 선교사들이 큰 교회 건물을 개척한다고 하면 한국교회가 재정 지원을 많이 했다. 나는 그것이 현지인들이 필요해서 그렇게 건물을 세운다면 괜찮지만, 어떤 면에서 한국 선교가 우리의 이름을 내기 위해서 그런 면이 없지 않다. “우리가 예배당 몇 개를 개척했어!” 그런데 예배당이 없으면 교회를 개척했다는 ‘증거’가 없다.

지금은 우리도 ‘글로벌 교회 운동(Global Chruch Movement)’이라는 국제CCC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회개척운동’이 있다. 그런데 여기는 건물이 아니다. 초대교회도 ‘건물’이 아니었다. 313년 콘스탄틴 대제가 기독교 관용론을 펼치면서 우리(사람)가 교회인데 건물이 교회가 되어버렸다. 본질이 뒤바뀐 그런 형태가 돼 버리니까, 우리가 ‘건물’을 위해서 헌금하고, ‘건물’을 위해서 전임 사역자가 필요했다. 형제들과 자매들의 교제가 돼야 하는데, 영적 친교가 사라졌다. 교회의 큰 본질을 잃어버렸다. ‘케리그마’(복음선포), ‘디아코니아’(자선·구제), ‘코이노니아’(친교)가 교회의 본질이라고 하는데 ‘코이노니아’가 안 되고 있다.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선교 보고나 자금 모집을 할 때도, 예를 들어 우리가 토고에 드림센터 건축을 위해 펀드레이징을 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중단한 것이 있다. 우리가 “교회건축을 합니다”라고 했으면 벌써 됐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학생 센터입니다”라고 하니까 안 된다. 펀드레이징을 할 때도 “교회를 세운다”라고 하면 성도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한국교회가 ‘선교는 교회 개척’이라는 어쩌면 좀 잘못된, 너무 편향된 정의를 계속 줘 버렸구나”라는 생각을 좀 하게 된다. 심지어 어떤 선교사님들은 한국으로 귀국하면 선교비가 끊긴다. 선교 현장에서 죽으라고 뛰어야 선교비가 지원되는 구조, ‘어떻게 평생을 그렇게만 살 수 있는가.’ 선교하다 보면 신학을 공부해야 할 때도 있고, 선교하다 보면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때로는 안식년으로, 혹은 자녀 교육문제 등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 한국교회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한국교회가 한국에서 타문화권 사역하시는 이주민이나 유학생 사역하시는 분들을 선교사로 부르게 됐다. (한국교회가) 선교에 대한 마인드가 ‘타문화권에 가서 교회 개척해야 한다’ 이런 컨셉만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CCC 안에 다양한 사역이 있다. 크리스천 대사(Christian Ambassy)라는 사역이 있다. 이것은 UN에서 모이는 대사나 영사들, 혹은 대사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한 사역이다. 교회개척이 될 일도 없고, 그분들에게 직접적인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크리스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그분들 중에 원하거나 필요가 있는 분들은 성경공부를 같이 하든지 여러 형태로 연결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전통적인 선교는 아니다. 사업 선교(Business as Mission)나 여러 가지 전통적인 선교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던 것들이 선교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니까 선교라는 범주가 굉장히 넓어졌다. 심지어 ‘환경 선교’까지 나왔다.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선교다. 틀린 말은 아니다. 성경적 근거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을 다 선교라고 했을 때, 정말 본질적인 선교가 오히려 위축되는 그런 문제도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선교라는 것도 재정의가 필요하다. 나도 아직 정리가 안 된 이슈들이 많다. 이것이 정돈인 탁! 탁! 쉽게 될 정도로 간단한 문제들이 아니다.

최소한 우리가 1956년부터 6.25 전쟁 직후에 선교사 파송을 재개했다. 그때부터 생각해도 거의 66년 정도 지금 우리가 선교사를 보낸 셈이다. 1907년 이기풍 선교사님으로부터 시작하면 115년이 됐지만, 가고 싶다고 훅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가는 사람, 파송하는 단체, 후원자 그룹, 교회와의 네트워크 등 여러 가지 것들이 얽혀있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선교의 틀을 한순간에 바꾼다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다.

또한 ‘한국교회가 재정적으로는 선교를 잘하고 있지 않은가’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교회 단위로 재정으로 선교에 지원하는 비율은 25% 내외로 본다. 75%가 아직 만원 한 장 안 쓰고 있다. 오죽하면 KWMA(한국세계선교협의회)의 첫 번째 사역 목표는 50%의 교회가 선교에 동참한다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목표인데, 현실이 그렇다.

Q. 대학생 선교단체들도 열심히 활동하던데.

A. 나는 한국교회가 살아남으려고 다시 교회 중심적으로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성도들도 안다. 한국교회가 ‘우리 교회’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가 되면 성도들이 소극적이 된다. 그런데 우리의 사명 자체가 오스왈드 스미스 목사님이 얘기 한 것처럼 ‘교회의 사명은 선교’이다. ‘선교가 사명인 교회’가 ‘선교도 하는 교회’가 된다. 한국교회는 ‘선교’를 목회적 도움을 받는 정도로 인식한다. ‘우리는 선교도 합니다’라는 모습의 교회 형태로 갔다. 선교에 목숨을 건 교회는 5~10% 내외이다. 많아 봐야 10%이다. 성경에는 ‘모든 족속으로 제사를 삼아 땅끝까지 가라’라고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교회에서는 말씀과 다르게 재정을 지출하고, 다르게 행동한다. 그런데 성도들이 그 괴리감을 모르겠는가. CCC사역은 이 어려운 코로나 기간에도 유지가 됐고 더 부흥했다. ‘우리가 잘했다’라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 CCC는 그것(선교)이 본질이고 그거 빼면 시체이기 때문에 했다.

김장생 목사
김장생 목사가 선교훈련 프로그램 Stint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진 기자

Q. CCC는 선교사역을 어떻게 하고 있나?

A. 선교 쪽만 얘기해서, 선교에서 사용하는 전략만 11개다. 장기선교, 단기선교, A-6, 스틴트, 커넥션 스쿨, 마케도니아 프로젝트, 선교기도운동, 유튜브 채널, 히위고, K-인턴쉽, 국내유학생 사역까지, 한 부분만 해도 이렇게 많다. 요즘 같은 시대에 스틴트(Stint, CCC의 선교 훈련프로그램) 훈련은 1년짜리 인턴 선교사인데 44명이 훈련받고 있다. A-6는 1월부터 2달 정도 이집트에서 캠퍼스를 개척하는데 지금 9명이 이 훈련을 받고 있다. 이렇게 하는 곳은 드물다. 학생들이 1인당 1500~2000만원 모금해서 간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재정을 지원해서 그들이 선교를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에게 행정비를 받는다. 항공비는 별도다. 그런 청년들이 아직 여기에 있다. 한국교회에 “걱정하지 마십시오, 선교를 이어가는 젊은 세대 친구들이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Q. A-6(A-Six)는 무엇이고 아프리카 선교사역은 어땠나?

A. 국제 CCC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인정해 줬다. 2007년에 선교대회인 ‘CM 2007’ 대회가 부산에서 열렸다. 캠퍼스 미션(Campus Mission)의 약자이다. 그때 내가 프로그램팀의 총무를 했다. 우리가 선포했던 비전이 ‘해외에 있는 중요한 6000개의 미개척 캠퍼스를 개척하자’였다. A-6는 ‘Act 6000’의 약자로 ‘6000개 캠퍼스의 사도행전(Act)같은 개척을 하자’라는 취지로 이름을 정했다. 내가 원주 대표로 있으면서 학생들과 함께 다니며 개척을 해보니까 될 것 같았다. 그런 마음을 주셔서, 서울로 올라와서 팀원 하나 없이 나홀로 시작했다. 학생들을 모집해서 훈련시켰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사람들이 A6가 뭔지 모르니까. 그런데 한명 한명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셔서, 2011년에는 본격적으로 팀을 보내기 전에 인도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해 봤다. 2012년부터 1기를 보냈다. 방송인 김병만 씨 아는가? 그분이 방송 ‘정글의 법칙’ 바누아트(오세아니아에 위치한 섬나라) 편을 찍을 때, 우리가 바누아트 캠퍼스를 개척하고 있었다. 여러나라를 했다. 처음에 바누아트를 하고, 그다음 콩고, 그리고 인도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기본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콩고에서는 7주 동안 사역했다. 그때 20명의 학생이 400명이 됐다. 그중 84명이 순장이나 예비 순장이 됐다. 간사도 7명이 나왔다. 다 아프리카 현지인이다. 거기서 2013년에 간사가 됐던 친구가 콩고 전체 캠퍼스 사역의 대표이다. 작년 ‘CM Africa Summit 2022’(아프리카 지역 8개 국이 모인 CCC 선교대회) 행사에서 만났다. 그리고 토고(아프리카)같은 경우는 간사가 2명이었는데 2019년도 A-6를 하면서 간사가 11명이 됐다. 2명일 때는 뭘 할 수가 없지만, 지금은 인적 자원이 된다.

Q. 그럼 아프리카 문화권 사역은 어떤 특수성이 있는가?

A. 내가 볼 때, 이 사람들은 방법이나 전략으로 일하지 않는다. 가슴으로 한다. 우리(한국)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하다. 서구 선교사들보다 훨씬 우리가 그들과 맞지 않나 생각이 든다. 나도 기존의 선교사 생활을 오래 경험해 봤거나, 해외선교사역을 해 봤으면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그런데 필리핀에서 신학 연수를 할 때 3년 반 외에는 해외생활을 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그것이 편견이 없이 새로운 것을 다시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프리카나 남미나 아시아도 다 우리(한국 선교)가 통하는 문화이다. 미국, 호주, 유럽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좀 문화적인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아프리카나 남미 쪽은 우리하고 하트(heart)가 맞다. 한국인 선교사가 사역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일단 재정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항공료가 싸거나 집세가 싸지는 않다. 그런데 1인 생활비가 싸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한 달에 1인당 100만원을 써도 부족하다. 이 지역에서는 1달에 30만원이면 산다. 물론 남미는 나라마다 좀 차이는 있다. 비용이 한국보다 더 높은 곳도 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있다. 일하는 방식이 ‘전략과 방법’이 아니라 “‘마음’이 통해서 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현지 간사들이 무브먼트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코스타리카도 현지간사가 3명 나왔다. 파나마도 우리가 A-6를 해서 현지 학생들이 간사지원을 했다. 멕시코와 콜롬비아도 마찬가지다. 현지인들이 사역자가 되고 그들이 스스로 사역을 이끌고 스스로 선교할 수 있으면 우리의 선교 목표는 끝났다.

나는 아프리카와 남미가 준비됐다고 생각한다. 이집트 같은 경우는 복음화 비율이 공식적으로 5% 미만이다. 실제적으로는 20%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복음화 비율이 낫은 나라도 있다. 카톨릭하고 다 합치면, 90%로 나오는 곳도 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일단 복음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다. 일단 아프리카 분들이 굉장히 가난하게 생활을 하니까 굉장히 절박하게 신앙생활을 하신다. 한번은 카메룬에서 한번 선교사가 되는 것을 청중에게 도전했는데, 200명 중에 180명이 손을 들었다. 나는 통역을 잘 못 한 줄 알았다.

아프리카가 1910년도에는 9%가 크리스천이었다. 그것도 마다가스카르나 남아공이나 몇 개국만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나라가 50% 정도 된다. 우리가 20~30년 전에 알았던 아프리카랑 지금은 매우 다르다. 그러나 단점들은 많다. ‘제자화 훈련’이 하나도 안 됐고, ‘성경 공부훈련’이 잘 안 됐다. 약간 ‘은사 중심적 집회’라든가, 목사님의 설교말씀이 성경공부의 전체가 된다든지, 목회자들도 90% 이상이 신학교육을 안 받았다. 그러나 부흥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인데, 엄청난 부흥의 열기가 아프리카에 있다. 그래서 부흥의 열기 속에 한국이 그들을 제자화를 하고 말씀을 제대로 가르치도록 돕고, 목회자들이 더 업그레이드 되게 섬긴다면 어떤 면에서 부흥의 열기 속에 ‘밥 숟가락’을 얻는 것이다.

남미도 브라질을 중심으로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부흥의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잘 해나가면 좋겠다. 하나님이 문을 여실 때가 있고 닫으실 때가 있는데, 남미는 열리고 있고, 아프리카는 활짝 열렸다. 비자 받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CCC
CCC의 새로운 로고 ©CCC 홈페이지

Q. 한국CCC의 대표 박성민 목사님께서 CCC의 ‘재브랜드화’(Rebranding)를 언급하신 적이 있다.

A. ‘리브랜딩 작업’은 끝났다. 로고도 바뀌었다. CCC에 약간에 디자인적 요소를 첨가했다. 잘 보면 첫 번째 C에는 ‘화살표’가 있다. 두 번째는 ‘원’이 있고, 세 번째는 ‘막대기’가 있다. 그것을 다 합치면 GOD가 된다. 첫 번째 화살표의 의미는 ‘Beyond’로 우리가 선교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두 번째 동그라미는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막대기는 위로부터 내려오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 옆에 ‘Life Transforming Communitas’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데, 그 의미는 ‘삶을 변화시키는 커뮤니타스’이다. ‘커뮤니타스’는 ‘커뮤니티’와 조금 다르다. ‘커뮤니타스’는 단순히 지역적으로 모여있는 공동체가 아니라, ‘동질감을 가진 집단’이란 의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로 동일한 선교의 정신을 가진 동질 집단이면서,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구조를 가진 조직이다.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조직과 집단으로 ‘과업 중심적’으로 일에 몰두하기보다는, 서로 논의하고 상의하면서 함께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그런 것이 우리의 문화이다.

Q. 박성민 목사님의 그런 행보는 CCC의 문화가 많이 현대적으로 바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A. 새롭게 바뀌는 것은 없다. 이미 박성민 목사님 자체가 그런 분이시다. 예를 들면 선교에 대해서 일절 간섭이 없으시다. 저에게 다 맡기셨다. 목사님의 리더쉽이 CCC가 이 어려운 시기에 살아남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미 현대화된 문화는 우리 안에 있다. 그런데 우리 CCC의 로고는 좀 올드했다. 이것이 우리에게 익숙하긴 하지만, ‘다음세대와 소통’하는 부분에는 좋지 않다고 판단해서 전문 업체에 의뢰를 해서 5개월 정도 걸려 새롭게 로고를 만들었다.

Q. 사람마다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대중적인 CCC의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가 좀 다른 것 같다.

A. 우리는 계속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특히 젊은이 사역에서 변화가 없다면 금방 망한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트랜드 분석을 했다. ‘이번에는 무엇을 바꿀까?’ 이것이 실제적으로 큰 변화를 끌어내지는 못했더라도 늘 트랜드에 민감했다. 변화하려고 계속 몸부림친다.

Q.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혹시 취미 같은 것이 있으신지?

A.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PPT를 만든다. 나는 모든 훈련교재의 PPT를 다 직접 만든다. 우리는 1인 다역을 한다. 누구에게 시키고 부탁할 틈이 없다. 당장 오늘 밤에 강의를 준비해서 내일 강의해야 하는 일들이 부지기수다. 커넥션 스쿨, 블레싱 원주, MD 트레이닝 이런 거 내가 했다. A-6는 다른 분이 하셨다. PPT는 한 장 한 장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든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PPT가 글만 잔뜩 붙어 있는 PPT다. 사실 원래 ‘미대’에 가려고 했다.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못 갔다.

대학교 1~2학년 때는 수화를 했었다. 수화 통역사도 잠깐 했었다. 교회도 안 다닐 때인데, ‘사람 착하게 살아야지, 다른 사람 도우며 살아야지’ 그런 생각이 있어서 수화를 배워서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수화를 하면서 교회를 다니게 됐다. 수화를 잘 하려면 농아인들을 만나야 하는데, 만나는 사람들이 다 교회를 다녔다. 중 2때까지 교회를 다녔어서 교회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군대가기 전에 휴학했는데, 아는 동생이 자기네 교회에서 성탄절에 발표를 하는데 수화찬양을 하나 가르쳐 달라고 해서 연습시키러 가고 24일 발표회 때 갔더니 성탄절에 오라고 하고 송구영신 예배에 또 오라고 해서 그러다 다니기 시작했다.

6개월 정도 술, 담배를 다 하면서 교회를 다녔다. 그러면서 성가대도 하고 주일학교 선생도 했다. 그러다 분기점을 맞았다.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갔는데, 주일학교 학생이 ‘선생님’ 하며 들어오더라. 그런데 점원에게 ‘담배 줘’할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이것이 잘못된 생각이구나’ 하면서 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부흥회에서 개인적으로 주님을 만나고 복학하면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대학교를 둘러보는데 CCC 동아리에 사람들도 북적거리고 기타도 치고 그렇기에 CCC로 들어갔다.

김장생
 김장생 목사가 CCC 본부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상진 기자

Q. 선교사 삶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그동안 한국교회가 보여준 선교의 모델이 약간은 ‘서구식 모델’이다. 높은 문화에서 낮은 문화로 가서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으로 개발되지 못한 사람들을 돕는 선교사. 이러면 많은 고생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A-6를 이끌고 있는데, 조금 고생스럽긴 하지만 그렇게 ‘테러블’하지는 않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오신 일부 선교사님들이나 TV에서 일부 NGO들이 활동을 보고하거나 펀드레이징을 할 때 사람들의 마음을 울려야 후원받기에 어려운 상황이나 사진만 보여준다. 10Km를 걸어서 흙탕물을 떠오고 마실 물이 이것밖에 없다는 식의 광고들… 나는 그런 곳은 별로 본 적이 없다. 아프리카에 물이 많다. 그리고 아프리카 지도를 제대로 보면 사하라 사막의 북쪽은 갈색이지만 남쪽은 다 녹색이다. TV 방송 특성상 좀 자극적인 이슈로 간다. 감염, 빈곤, 에이즈, 물 부족 이런 것만 다룬다. 아프리카가 꼭 그렇지 않다. 잘못된 관점을 일부 선교사들도 심어준다. 선교비 때문에 그렇다.

‘남미’, ‘멕시코’ 하면 뭐 생각나는가? 갱단, 마약, 카르텔 등… 나는 여러 차례 남미를 방문했지만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 일상의 남미 생활은 그렇지 않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뭐라고 말하는지 아는가? ‘전쟁 직전의 국가’라고 한다. 똑같다. 언론이라는 것이 공정한 보도가 아니라 좀 극단적인 이슈들을 다루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일부 선교사들도 그것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국교회 청년들에게는 직접 경험 해보라고 하고 싶다. 유튜브로만 보지 말고.

전통적인 선교사 즉,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 외에도 다양한 선교의 기회가 많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이런 기회도 있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우리 기성세대의 눈에는 안 보인다. 새로운 세대는 찾아낼 수 있다. 직접 가서 새로운 선교의 방법들을 찾아보라고 요청하고 싶다. 선교에 대해 여러 가지가 정의가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선교는 ‘하나님이 차리신 밥상에 밥 숱가락 얻는 것’이라고 하고 싶다. 우리가 다니면서 하나님이 준비하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우리가 다 사역해서 열매를 얻었습니다!’가 아니다. 다 하나님이 하셨다.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가!’ 청년들이 직접 현장에 여행이라도 가 봤으면 좋겠다.

Q. 앞으로 사역 계획은?

A. 앞으로는 한국CCC가 CCC 내의 선교보다는 한국교회의 선교를 돕는 것에 더 기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다 선교한다고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뚜껑을 열어보니까 적극적으로 선교하는 교회는 10%고 소극적인 교회까지 포함하면 25%이다. ‘아직 한국교회의 4분의 3이 선교에 발을 안 담그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교회가 좀 더 선교를 가깝게 여기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 가지는 국제CCC 안에서 여러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 파송국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우리는 40년 간의 노하우가 있다. 이것만 잘 전달해 줘도 그들이 시행착오를 줄여가면서 선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지도자 훈련을 하반기에 시작할 것이다. ‘똑같이 하라’는 아니지만 ‘참고하라’이다. 그들의 방식을 만들면 좋겠다. 현재는 이 두 가지가 방향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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