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헌제 박사
한국교회법학회 회장인 서헌제 교수 ©기독일보 DB

선거를 앞두고 교회 예배나 옥외집회에서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설교를 한 목사의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가 종교의 정치참여와 관련해서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법원은 엇갈린 판결을 내리고 있는데, 선거법 위반으로 본 판결(1)은 앞에서 소개하였고 여기에서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본 정광훈목사 판결(2)과 김진홍목사 판결(3)의 내용을 살펴본다.

판결 2 – 415총선을 앞두고 특정당 지지를 호소하고 대통령을 비난한 목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2021도16335)

◈사건의 개요

피고인(사랑제일교회 전광훈목사)은 2019.9.9.경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를 구성한 이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지속적으로 집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인은 공직선거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2020.1.21.경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당 전당대회에 발언자로 참여하여 청중 및 유튜브 방송채널을 시청하는 불특정 다수의 국민을 대상으로,

“돌아오는 4월 15일 날은 ○○○○당이 폭풍타를 칠 것입니다. 기독인들의 967만 표 중에 절반인 500만만 찍어버리면 ○○○○당이 제3정당이 되고 원내교섭단체를 능가할 수 있어요. 내가 이 유튜브를 통해서 ○○○○당에 대한 모든 궁금한 것들을 다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발언을 하였다. 또 어느 당을 찍어야 하는지를 묻는 청중의 질문에 피고인은 “주님께 물어보면 주님이 응답하실 것입니다. ○○○○당 찍어야지”라는 발언을 하였다. 피고인은 여러 집회에서 '문대통령은 간첩',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라는 취지의 발언도 하였다.

이에 검사는 전광훈목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였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1]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의 발언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한 것이 아니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과정에서 후보자 특정이 되지도 아니한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는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운동을 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은 모두 무죄이다.

[2] 명예훼손의 점에 관하여

문대통령은 피고인이 집회에서의 발언 내용에 포함된 언동을 한 것은 사실이고, 그러한 사실을 토대로 문대통령에 대한 가치평가나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두고 '허위사실 적시'에 기한 피해자의 명예훼손 행위로 볼 수 없다.

◈판결의 요지

[1]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 즉 '당선'의 기준을 사용하여 '선거운동'의 개념을 정의함으로써, '후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지의 여부'를 선거운동의 요건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운동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특정 개인 후보자의 존재가 필요하고, 개별 후보자들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만으로는 위 선거운동의 개념을 충족할 수 없다.

다만 인물에 대한 선거가 아닌 정당에 대한 선거로서의 성격을 갖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는 반드시 그 정당 소속 후보자들이 개별적으로 특정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부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가 특정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선거에 관한 개인적 의견을 개진한 것이거나 청중의 질문에 대한 소극적 답변에 해당한다는 사유만으로는 선거운동으로 보기 어렵다.

그런데 각 집회에서의 피고인의 발언은 2020.4.15.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우파 정당, 자유우파연대, 기독자유당을 지지하라는 등의 취지이므로, 위 21대 국회의원 선거라는 특정 선거를 위한 것임은 인정되나, 이러한 피고인의 발언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내지 반대 등의 의미로 보기 어렵거나, 이를 통해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대상이 되는 후보자가 특정되지 아니하여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명예훼손 혐의에 대하여

피고인이 한 ‘문대통령은 간첩‘ 발언은 공적 인물인 피해자(대통령)의 정치적 성향 내지 이념을 비판하는 취지의 의견 표명 내지 그에 대한 수사학적 과장으로 보일 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발언을 사실의 적시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간첩‘, ’공산화‘ 등이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그러한 부정적 표현을 했다고 해서 이를 부당한 표현이라는 평가를 넘어 바로 형사처벌의 대상인 명예훼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판결 3 – 광회문 광장 집회에서 415선거에 나서는 친북·친중 후보를 낙선시키자는 발언을 한 목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2021도16337)

◈사건의 개요

피고인(두레교회 김진홍목사)는 2020년 1월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문재인 주사파 정권에 반대하는 애국시민 151명 이상을 투표로 뽑자"라는 발언을 하였다. 또 2020년 3월 8일에는 인터넷 설교에서 "여당의원 63명이 친북·친중 정책을 선포했는데 이들을 선거에서 떨어뜨려야 한다"는 발언을 하였다.

이에 검사는 피고인을 2016년 사드 배치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 63명을 낙선시키려 한 혐의로 기소하였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였다.

◈판결의 요지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운동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특정 개인 후보자의 존재가 필요하고, 개별 후보자들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특정 정당에 대한 비난 또는 지지만으로는 위 선거운동의 개념을 충족할 수 없다. 2020년 1월 4일과 3월 8일 모두 후보자 등록 전이라 후보자가 특정되지 않음이 명확하고 선거운동의 전제가 되는 후보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각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사파', '친북좌파' 내지 '친중·친북 성향'의 개념은 그 의미 자체가 추상적이고 판단하는 사람의 주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 각 개념의 외연의 범위를 객관적으로 확정할 수 없어, 그에 해당되는 후보자 등이 명확하게 특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020년 3월 8일 설교도 피고인이 발언한 63명이 사드 배치에 반대했던 의원들을 의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일반인의 관점에서 그 발언을 듣고 63명이 민주당 소속 의원을 말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계속>

서헌제(교회법학회장, 중앙대 명예교수, 대학교회 목사)

☎ 1600-9830, 스마트폰 앱 ‘처치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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