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희 목사, 한국교회 리더십 승계 방향 제시
“목회 승계자와 계승자 모두 ‘계주경기’에서 공동 승리자 돼야
 배턴 터치 오래 걸리면 위험, 일반적으로 6개월 이내가 안정적
훌륭한 리더십 승계 이루면 강력한 교회로 부흥하고 비상해”

“우리는 리더십을 뛰어넘어 로드십(Lordship)을 최우선 해야 합니다. 교회는 오직 예수님의 주 되심만을 기초해야 합니다.”

“리더십 승계는 청빙이 기본정신입니다. 목회자는 모셔 와야지 모집 채용이나 선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청빙위원들은 성령의 인도를 따르기 위한 충분한 기도, 더 많은 기도를 해야 합니다.”

리더십 승계는 한 국가나 사회, 공동체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교회의 목회 리더십 승계 역시 교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목회 리더십 승계, 곧 목회자 청빙이라는 민감하지만 중요한 이슈에 대한 담론의 장이 마련돼 주목을 받았다.

미래목회포럼 제18-6차 조찬포럼
포럼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미래목회포럼(미목, 대표 이상대 목사·이사장 박경배 목사)은 3일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교회 목회 리더십 승계 방향 제시’를 주제로 제18-6차 포럼(조찬)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조봉희 지구촌교회 원로(선교) 목사는 ‘리더십에서 로드십(Lordship)으로’(신 34:1~12)라는 제목으로 목회자 청빙과 관련한 주옥같은 조언들을 쏟아냈다. 박종순 원로목사 등의 코칭과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의 이야기, 박진석 목사의 저서 ‘리더십 바톤터치’ 등 여러 책과 면담, 지구촌교회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발제했다.

조봉희 목사는 1988년 4월 서울 목동 지구촌교회를 개척하여 34년간 담임목사로 사역하며 재적교인 6천여 명의 교회로 성장시키고, 2021년 12월 원로(선교) 목사로 추대됐다. 암 치료를 받으며 호전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미래목회포럼 제18-6차 조찬포럼
미목 대표 이상대 목사(가운데)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왼쪽부터 패널 임시영 목사, 미목 대표 이상대 목사, 발제자 조봉희 목사 ©이지희 기자

이날 미목 대표 이상대 목사는 “종교개혁 505주년을 맞아 교회와 목회의 본질을 되새겨보고, 교회가 영적인 책임감을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며 “교회가 사회문제를 해결할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의 크기보다 복음의 영향력을 나누는 힘의 크기가 중요하다”며 “교회의 선교 대상은 바로 세상이라는 것을 재조명해야 하는데, 이러한 광의적인 담론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목회의 승계는 반드시 필요하고, 하나님의 나라의 최대 관심 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며 포럼 취지를 밝혔다.

조봉희 목사는 이날 “목회 승계, 담임목사 청빙은 굉장히 미묘한 사항으로, 그동안 불문율이었고 많은 개교회에서 대외비, 기밀 사항이었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교회가 같은 방향으로 가야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수님이 주인 되신 로드십(Lordship)이라는 큰 전제를 가지고 모든 것을 풀어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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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희 목사가 ‘리더십에서 로드십으로’라는 주제로 한국교회 목회 리더십 승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조 목사는 이어 “목회의 진정한 성공과 승리는 리더십 승계에 달려 있다. 배턴을 잘 넘겨주고 잘 넘겨받아야 한다”며 “승계자와 계승자 모두 ‘계주경기’(Relay Race)에서 공동 승리자가 되어야 하는데, 배턴 터치는 오래 걸리면 위험하다. 사전준비는 많이 하되, 승계는 산뜻하게 할수록 좋다”고 당부했다. 또 “훌륭한 리더십 교체는 오히려 교회가 힘차게 부흥하고 도약하며 비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리더십 승계의 과정으로 ‘리더십 승계 준비과정’, ‘리더십 승계과정’, ‘리더십 승계 후 과정’으로 소개했고, 새로운 리더십 적응과정 역시 ‘진입단계’, ‘적응단계’, ‘안정화단계’로 시간이 걸리는 작업임을 언급했다. 조 목사는 “적합한 계획과 준비과정을 잘한 교회일수록 큰 동요 없이 리더십 승계를 이루는데, 소위 프로젝트 이전에 프로세스를 잘 진행해 나가야 한다”면서 “원론적으로 목사는 채용이 아니라 청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직 담임목사의 이력서를 받으면 안 될 것”이라며 “자신이 맡고 있는 교회를 버리고 더 나은 교회로 옮기려고 서류를 제출하며 지원하는 목회자는 건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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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희 목사(맨 왼쪽)가 발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 외에도 “목회자는 스펙과 이력으로 목회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 부임 후에는 이력서가 목회에 별 필요가 없다”면서 “인격과 신앙(헌신적 영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고, 또 “전임자와 후임자는 인간적으로, 신학적으로, 신앙적으로 사이가 좋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세와 여호수아, 사무엘과 다윗, 엘리야와 엘리사, 예수님과 사도들 등 성경의 사례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차기 리더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승계자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목사는 “교회에서 청빙위원들이 현직 담임목사를 배제하고 후임자를 선정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담임목사보다 교회의 현실과 미래를 더 잘 아는 자가 없기 때문”이라며 “세계적으로 건강한 교회일수록 담임목사가 차기 리더를 잘 계승시켜오고 있다. 대부분 교회는 후임자를 자체적으로 키워 승계시키는데, 일반적으로 10~15년 정도 단계적 승계 전략을 세워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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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영 목사(맨 왼쪽)가 논찬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리더십 교체 기간에 대해서는 오래 걸리는 것은 좋지 않고, 너무 일찍 시작해도 부작용이 크다며 “일반적으로 6개월 이내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한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의 경우 한 달간 장로 부부들이 집중기도하면서 대형교회 리더십 교체가 깔끔하게 이뤄진 매우 이상적 사례”라고 소개했다.

후임자 선정 시 그 교회 출신을 포함하는 ‘내부승계자’와 ‘외부승계자’에서 발굴하는 것에 대해서는 “내부승계자, 외부승계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이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리더십은 사람에 관한 것으로 사람됨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홍정길 목사님, 이동원 목사님이 우리나라 영성운동에 신기원을 이룬 대천덕 목사님께 ‘교회 리더를 세울 때 무엇을 우선으로 세우면 좋은지’ 여쭤봤다”며 “대천덕 목사님은 ‘신앙은 나중에도 커갈 수 있으나, 사람됨과 인격은 기초부터가 중요하다’고 가르쳐주셨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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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조 목사는 “따라서 어느 쪽이 더 좋으냐의 단답형 양자택일에 빠지지 말고, 교회를 은혜와 부흥으로 이끌어가시는 성령님의 인도에 민감해야 한다”며 “그래서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있는 자에게 리더십을 승계시켜주어야 하며, 리더십을 뛰어넘어 ‘로드십’을 최우선해야 한다. 교회는 오직 예수님의 주되심만을 기초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어 조 목사는 “‘한 길 가는 순례자’로 살아온 목회자들에게 은퇴는 끝나는 것(end)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and)”이라며 “리더십 승계를 성공으로 이끌어 하나님 나라를 계속 확장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축복했다.

이날 조봉희 목사는 목동 지구촌교회의 리더십 승계 사례로, 은퇴준비팀(장로 4명)과 청빙진행팀(역사·장로 2명, 현재·장로 2명, 미래·장로 3명)으로 구성하여 약 2년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성경의 리더십 승계모델과 함께 종교개혁자들의 3가지 기준인 ①신앙과 도덕적 검증 ②지식과 교양의 검증 ③사회성과 인격 검증 등을 바탕으로 하고, 리더십의 5가지 기본요소인 ①성품(인격) ②성령 ③설교 ④비전 ⑤리더십(실력과 인간관계 역량)을 보았다고 말했다. 청빙 원리에 관해 조 목사는 “목회자는 모집 채용이나 선발이 아닌 청빙을 해야 하고, 본 교회를 잘 알며, 교회는 리더십 승계를 통해 젊어져야 한다. 가급적 젊은 목회자를 청빙할 것”을 제안하고 “저희 교회는 하나의 케이스로 잘 수용해주시고, 각 교회에 적합한 유무형 원칙으로 청빙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령의 인도를 따르기 위해 청빙위원들과 은퇴(원로) 목회자가 마지막까지 끊임없는 기도를 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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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목 이사장 박경배 목사(맨 왼쪽)가 총평을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날 패널로는 임시영 신수동교회 담임목사(성결교신대원 원장)가 논찬을 전했다. 임 목사는 올해 101주년을 맞는 신수동교회의 21대 담임목사로서, 원로목사 부부와 다른 원로목사의 사모와 좋은 유대관계를 맺으며 리더십을 이어받았다.

임 목사는 “교회가 승계 사건 이후 승계자가 겪게 될 새로운 리더십 적응 과정에 대한 몰이해로 함께하지 못하면 결국 승계는 기회가 아니라 위기에 수렴될 확률이 높을 것”이라며 “이 점에서 상당한 혜안으로 대안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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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목 부회장 이동규 목사가 마무리 기도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이지희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는 ‘승진승계’에 대한 문제 지적과 교회에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워 주로 사용돼 온 ‘교회 세습’ 용어 사용에 대한 재고 요청이 있었다. 이에 대해 조 목사는 “교회 목회자는 승진승계가 아닌 청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교회 담임목사도 당회원 만장일치로 청빙됐다”고 말했고 “오늘 미목을 기점으로 ‘교회 세습’이라는 용어 대신 ‘승계’를 사용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목회 리더십 승계 후 은퇴(원로)목사와 후임목사들을 위한 조언으로는 “은퇴 목사는 마지막까지 후임목사를 최대한 잘 세워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후임목사는 여전히 은퇴 목사님을 자기 인생의 멘토로 생각하면서 자주 질문하면 좋다”고 말했다.

총평을 전한 미목 이사장 박경배 목사는 “미목에서 주도적으로 이러한 포럼을 준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교회 후임자 선정에 매뉴얼이 없어 교회마다 나름대로 해왔는데, 이 주제가 더 확대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미목 부회장 이동규 목사의 마무리 기도 후 미목 신입회원인 남양주 주평강교회 정귀석 담임목사가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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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목 신입회원인 정귀석 목사(맨 왼쪽)가 인사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편, 미목은 오는 12월 1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에서 제19회 정기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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