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7일 윤석열 정권에 대한 견제론을 앞세워 오는 6·1 지방선거에서의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후반전을 뛴다는 각오로, 대선에 보내주신 1614만명의 성원을 반드시 지방선거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일방독주를 견제하는 선거이자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열차에 안전장치를 다는 선거"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은 겨우 0.73%, 24만7000표 차이로 석패한 뒤 울분과 한으로 마음 둘 곳이 없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 대신 불공정과 몰상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의 대장선이 가장 앞에서 싸워서 13척만으로도 승리를 이끈 것처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시장과의 싸움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 가장 최전선에서 싸우며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며 "정부·여당 일색의 국무회의에 야당인 민주당 출신 서울시장이 있어야 정부와 다른 입장의 민심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당 지지자들, 서울시민들께서 서울을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라고 저를 불러내셨다. 2424원의 후원금, SNS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책임을 맡으라고 명령하셨다"며 "서울시민,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의 뜻에 따라 제게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당선인을 향해서는 "곧 출범하게 될 윤석열 정부는 벌써부터 소통과 상생의 다리를 끊고 있다. 소통 대신 지시와 강압, 협력과 상생 대신 무시와 일방통행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대선 패배가 국민의 패배가 돼서는 안 된다. 0.73% 이긴 사람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서울이 달라지면 무소불위의 권력도 견제된다. 서울시장 선거는 기득권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느냐 상생과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느냐를 결정한다"고 정권 견제론을 내세웠다.

송 전 대표는 1호 공약으로 유엔(UN) 제5본부의 서울 유치를 약속했다.

그는 "유엔 제5본부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서울을 향해 북한이 스커드미사일이나 장사정포를 쏠 수 없다. 남북 간 군비경쟁을 견제하고 군사위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서 서울 주재 유엔본부 그 자체로 항구적인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의 스커드미사일, 장사정포를 선제타격론이나 사드배치로 막을 수 있냐, 아니면 UN본부로 막을 수 있냐. 전쟁이냐, 평화냐 서울시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문재인 정부 러시아 특사 등 외교이력도 강조하면서 "유엔을 설득할 자신도 있다. 아시아태평양을 대표할 제5본부 설치 필요성을 설득하고 반드시 서울에 유치해오겠다"고 공언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대대적인 세부담 완화로 다주택자 보유 주택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고 자신의 주택정책 브랜드인 '누구나집' 등을 활용한 주택공급을 약속했다.

송 전 대표는 "징벌적 수단으로 쓰인 부동산 세금 바로 잡겠다"며 "내곡동 개발로 반값 아파트 5만호, 구룡마을 개발로 1만2000호 등을 공급하겠다. 집값의 10%만 내면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누구나집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택임대차법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1주택자 종부세는 폐지하고 '억울한 종부세'가 없도록 하겠다. 양도세 중과는 앞으로 2년간 유예하겠다"고 전했다.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당대표로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적절하냐는 당내 비판도 의식한 듯 "저는 전임 당대표로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열패감 대신 '해보자',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북돋고 승리의 마중물,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비롯해 현재 우리당 경선후보로 등록하신 김송일, 김주영, 김진애, 박주민, 정봉주 후보의 꿈, 서울이 전략선거구가 되면서 추가로 후보로 나서게 될 역량 높은 선후배 모두의 꿈을 모아 뜨겁게 결집한다면 우리 민주당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송 전 대표의 출마선언을 지켜봤다. 특히 2030 민주당 여성 지지자, 이른바 '개딸'들이 대거 운집해 존재감을 뽐냈다. 이들은 각종 유명 캐릭터 분장을 한 채 나타나 송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들은 송 전 대표에게 꽃다발 등 각종 선물을 전달하는가 하면, 송 전 대표가 출마 연설에 앞서 양복 재킷을 벗자 그를 향해 열렬한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송 전 대표 역시 이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그려 보이고 허리 숙여 인사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시장 경선 후보이기도 한 정봉주 전 의원도 함께했다. 찬조 연설자로 나선 정 전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주당의 대표로서 혁혁한 활동을 한 송영길 전 대표가 나가겠다고 하면 msg 양념으로 한 마디 해주면 된다"면서 "거기에다 말 붙이는 건 msg도 아니다. ds다. ds 뭔지 아시느냐. 도그사운드(dog sound)"라며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송영길 비토론'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곽동수 정치평론가 역시 찬조 연설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 빠져나가고 비상대책위원회라는 희한한 조직이 맡고 있다"며 "그런데 이들은 민주당이 졌다고 생각하고 후보를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정치가 아니라 뭐라도 접어야 한다"며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윤호중 비대위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중간에 투표하지 않고 있는 숫자가 몇백만 된다"며 "그들을 설득해서 데리고 오면 이긴다. 천박한 말이지만 발라버릴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10대 공약 순차 발표와 서울시민과의 접촉점 확대로 선거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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