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민심의 선택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0선 정치신인'이 '정권 교체' 원하는 국민의 부름을 받아 청와대 입성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 정치사상 유례없는 드라마를 쓴 셈이다.

'이번에야 말로 바꿔보자'는 정권교체론, 2030세대의 공정에 대한 갈망,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호감 등이 윤 당선인의 승리 요인로 분석된다.

윤 당선인은 48.6%의 득표율(잠정)로 47.8%를 얻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윤 당선인 승리의 원동력은 지난 5년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표로 심판하자는 '냉엄한 민심'에 있었다.

'정권교체론'으로 대변되는 민심은 이재명 후보와 혼전을 거듭하던 막판까지 야권후보 단일화를 압박하며 윤 당선인에 정권교체론의 대표주자가 되도록 움직였고 결국 윤 당선인은 안 후보와 손잡고 대통령 후보가 됐다.

정권심판론은 조국 사태로 촉발됐다. '공정과 정의'를 말하던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자 민심은 '진짜 공정'을 원하기 시작했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가 불거지면서 천정부지 집값에 몸살을 앓던 민심은 폭발하고 말았다.

켜켜히 쌓인 분노는 국민의힘의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 동시 압승으로 여실히 증명됐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좋아서가 아니라 180석의 민주당이 이끄는 기형적 국회와 청와대가 권력을 쥐고 흔드는 '청와대 정부'에 대한 반발이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민심을 만들었다.

이런 정권심판론을 등에 업고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부산시장을 거머쥐었으나 국민의힘은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장관 발로 문재인 정부의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핍박이 표면화되면서 조국 일가 수사를 이끌었던 검찰총장 윤석열을 정치권으로 향하게 했고, 수사배제 정직처분 등 압박이 심해질수록 윤 당선인의 정치적 맷집만 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고 당선시킨 건 문재인 정권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권교체 바람을 타고 제1보수야당과 결합한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부정부패와 맞설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이후 제3지대에 머무르다 6월 29일 국민의힘에 입당했으며 당내 경선을 거쳐 11월 5일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대선후보가 됐다.

그는 "윤석열로 대선에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기는 것"이라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윤 후보가 정치권에 입문하고 나서도 준비 안된 모습이라던가, 당내 갈등, 윤핵관 논란 등에서 불안한 리더십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선됐다는건 그만큼 정권교체의 열기가 높았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도 "정권교체 여론에 올라탔다는게 당선의 핵심"이라며 "그것 말곤 없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2030세대의 표심도 윤 당선인과 이 후보의 운명을 갈랐다.

9일 지상파 방송사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20대로부터 45.5%, 30대로부터 48.1%의 득표율을 올렸다.

전체 유권자의 약 30%를 차지하는 2030세대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며 양당의 구애를 받았다.

윤 당선인은 남녀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준석 대표의 지지기반인 이대남(20대 남성)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2030의 지지는 정권교체론과 닿아 있다.

이들은 이전까지는 보수 야당에 대해선 '꼰대정당'으로 인식하고 했다. 그러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문재인 정권의 말뿐인 공정과 정의에 실망함으로써 보수 정당과 그 대표주자로 나선 윤 당선자의 새로운 공정과 정의에 눈길을 돌렸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세대포위론'이 윤 후보의 당선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4050을 이재명 후보에 가둬놓고 20대와 60대 이상이 일종의 연합전선을 형성해 연대하는 세대포위론이 먹혔다고 본다"며 "20대의 지지를 받는 이준석 대표와 보수정당 후보면서도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윤 후보까지 신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한 건 정치교체에 준하는 혁명적 변화"라고 진단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이 안겨준 정권교체의 칼을 쥐었지만 정치신인인 탓에 자질론이 수시로 도마에 올랐다. 또 'X파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처가 리스크와 '고발사주 의혹'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의혹' 등 이른바 '본부장 리스크'에 시달렸다.

그러나 민심은 실력을 앞세웠지만 대장동 특혜의혹,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형수 욕설 논란, 일가족 살인 조카 변호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약점에는 냉엄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흠결이 적은 정치신인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윤 후보 당선은 이 후보의 가족 리스크에 따른 반사이익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이 후보를 향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욕설 논란에 더해 이번 대선에서 새롭게 등장한 대장동 특혜 의혹은 '이재명 게이트'로 불리며 이 후보를 옥죘고 여당은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며 역공을 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선 막판에 제기된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이 후보가 아닌 윤 후보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같은 의혹에다 김만배 녹취록 막판 공개 등 네거티브도 되레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중도와 부동층의 반감을 불러 윤 당선인에 낙승을 안긴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막판 윤 당선인으로 표가 결집된 결정적 요인은 '단일화'였다.

안 후보가 대선 사전투표(4~5일)을 하루 앞둔 3일 전격적으로 후보 사퇴와 윤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며 승리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이후 안 후보가 윤 당선인 지원 유세를 함께하며 단일화가 '대세론' 같은 효과를 발휘, 윤 당선인 승리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일부 이 후보나 심상정 후보로 향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안 후보 역시 정권교체론의 또다른 주자였던 만큼 단일화를 통해 사실상 정권유지론 vs 정권교체론 양자구도로 단순화돼 정권교체 지지층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와 부동층의 표도 상당부분 윤 후보로 흡수돼 이 후보를 따돌린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또 사전투표일 직전에 단일화가 이뤄져 '사표'도 상당 부분 줄어들었을 수 있다.

박창환 교수는 "단일화의 목표가 구도를 만드는 것 아닌가. 정권 유지론과 정권 심판론의 구도로 단순화 됐다. 안 대표의 막판 결단으로 과정이야 어찌됐든 단일화를 이뤘고, 심판론은 더욱 응집됐다고 본다"라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도 "막판 단일화는 역풍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윤 후보 당선은 결국 성공한 단일화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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