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심상정(왼쪽부터)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25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심상정(왼쪽부터)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민국의 향후 5년 방향타를 결정할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오는 27일로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9일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 속 방영과 유례 없는 민생·경제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국가지도자를 뽑는 중대한 선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와 시민들의 촛불집회로 보수 진영이 심대한 타격을 입고 진보 진영이 손쉬운 승리를 거뒀던 5년 전과 달리 이번 대선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초접전의 보혁(保革)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큰 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4자 대결 구도이지만 진보와 보수 진영이 각각 이재명, 윤석열 후보로 결집하면서 사실상의 양강 구도를 구축한 상황이다.

5년 전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를 계승·발전시킨다는 '정권 재창출'의 이 후보와 부동산, 탈원전, 대북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내로남불을 파고들며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윤 후보 간 운명의 대결이 열흘 뒤 결판나는 것이다.

대선 레이스를 반추해 보면 이 후보가 지난해 10월10일, 윤 후보가 11월5일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한발 앞서 나가는 듯 했지만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국민의힘 내홍과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논란으로 이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다.

새해 들어 이 후보가 기세 좋게 치게 나가던 와중에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수습되고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의전과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터졌다. 이 때문에 설 연휴를 기점으로 윤 후보가 소폭 앞서나가더니 오차범위 밖으로 하나둘 그 격차를 벌리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돌입 후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2주 이내로 좁혀들면서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는 변곡점이 생기면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대선후보 지지도는 이 후보 38%, 윤 후보 37%로 나타났다. 전주 조사에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 격차를 벌린 지 불과 한 주 만에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1%포인트 앞서며 도로 백중세로 돌아간 것이다.

하루 전인 지난 24일 공표된 다수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와 이 후보는 오차범위 내 초박빙 판세로 분석됐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0~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4주차 주중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에서 윤 후보는 41.9%, 이 후보는 40.5%를 각각 기록해 격차는 1.4%포인트에 불과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포인트)는 윤 후보 39%, 이 후보 37%로 오차범위 내였다.

안 후보의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위기감을 느낀 여권 지지층 결집, 단일화 실패에 따른 중도층의 윤 후보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초접전 양상은 역대 가장 치열한 보혁 대결을 낳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이 과반을 넘는 지지를 얻고 있는 것과 상반되게 임기 종반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선을 넘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제3지대 없이 치러져 가장 치열한 진영 결집 대선으로 평가받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만 해도 D-10 시점 다수 여론조사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오차범위 밖으로 우위를 점했으며 이는 대선 결과로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론조사마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엇갈려 그야말로 오리무중의 판세다.

이에 따라 남은 열흘 동안 여야 지지층이 총결집한 상태에서 중도층이나 부동층을 누가 잡느냐가 승패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뜻하는 부동층의 경우 여론조사마다 편차가 크고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속에서 실제 투표에 참여할지 여부도 불투명해 주요 변수로 상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에 투표 의향은 있지만 보수·진보 어느 쪽에 속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중도층을 잡는 것이 남은 열흘 판세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불리는 이번 대선에서 남은 열흘 동안 어느 한쪽에서 가족 의혹을 비롯한 추가적인 악재나 언행의 실수가 터진다면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론조사마다 적잖은 편차가 존재하지만 한자릿수 후반대나 두자릿수 초반대인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안 후보가 누구와 연대하느냐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래서이다.

안 후보가 직접 야권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혔지만 이 후보가 '통합정부론'을 기치로, 윤 후보가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모두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중도층이 다수 포진한 그의 지지층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대선 판세를 조기에 결정지을 파괴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 후보가 40대와 50대에서, 윤 후보가 20대와 60대 이상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폭증세와 세대별 투표율이 중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4050세대 중장년층은 역대 대선에서 꾸준히 높은 투표율을 보여온 반면 윤 후보가 강점을 갖고 있는 20대는 낮은 투표율이, 60대 이상은 코로나19 폭증세 속 투표율 저하 우려 등이 실제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각 여론조사기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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