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 2022년 제1차 정기학술대회
(왼쪽부터) 김은수 교수, 이명석 교수, 이승병 교수 ©한국선교신학회 줌 영상 캡처

한국선교신학회(김현진 회장)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소재 예수소망교회(담임 곽요셉 목사)에서 ‘코로나 시대 전도의 성찰과 모색’이라는 주제로 2022년 제1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이명석 교수(아신대)는 ‘코로나19 시대에 2~3세기 초대교회 공동체의 아비투스에서 배우는 전인적 복음 전도’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이전에는 교회가 국가적인 재난(특히 대규모 감염병)과 교회의 전도와의 관계를 주목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2월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초유의 전세적인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국가적인 재난의 상황에서 교회의 전도를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살펴보아야 하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대규모 역병의 시기를 겪으면서 형성된 서기 2~3세기의 초대교회 신앙공동체는 코로나 시대에 한국사회가 교회를 향해 던지는 여러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구할 수 있는 적절한 교회의 시대”라고 했다.

이어 “초대교회가 핍박과 재난의 시기에 존폐의 기로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교회를 든든히 세우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초석을 놓을 수 있던 것에는 초대교회 공동체가 키프리안 인내의 신학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다져진 거룩한 습관(아비투스)을 통하여 일상의 삶으로 실천하는 복음 전도에 기인하였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초대교회의 기초를 놓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키프리안도 교회 핍박의 시대를 넘지 못하고 258년 순교로 그의 생을 마감하였다. 초대교회 공동체가 역경의 시기에 보여준 복음 전도는 비록 역사적인 맥락과 문화의 차이와 시간적인 커다란 간극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들어서 있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대교회 공동체는 비록 당시 로마 제국의 전체 인구대비 소수에 속한 신앙공동체였지만 사회적인 책임에서 자신들을 예외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수차례 대규모 감염병으로 촉발된 국가적인 재난으로 인해 로마 사회 전체를 떠받치고 있던 핵심 인력에 공백이 생기고, 그로 인해 사회를 움직이고 있던 중요 시스템이 무너졌다. 그 결과 사회의 밑바닥에 근근히 살아가던 취약층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생겼으며 이는 다시 제국전체의 사회적인 기반을 흔드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사회적인 공동 현상에 대해 초대교회 공동체는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기능을 상실한 국가를 대신해서 공공의료와 기초 복지를 대행하는 역할을 기꺼이 감당했다는 점”이라며 “초대교회 공동체에 있어서 교회는 교회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었다. 그 교회 공동체가 속한 사회를 섬기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선교적 교회 공동체였으며 일상의 삶으로 전도하는 전도 공동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 한국 사회 안에서 최근 들어 교회가 사회적 지탄과 비난의 대상일 뿐 아니라 신뢰성이 떨어진 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의 배후에는 먼저, 한국 교회 안에서 일부 세력의 정치적인 행위와 연관된 사항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것도 일조를 하고 있다”며 “이는 교회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살아서도 안되지만 너무도 현실적인 이슈와 결부되어 편향된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 스스로가 왜곡되고 편향된 채 유통되는 사고방식을 바른 신앙적 자세와 시각으로 걸러줄 수 있는 능동적인 장치가 절실하다”고 했다.

또한 “둘째로 교회 자체로서의 자정능력의 상실이다. 일부 교회 안에서 그동안 허용되었던 윤리적인 기준이라도 일반인의 시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것들은 시대적인 변화에 발맞춰 스스로 자정해 가야 하는데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며 “세 번째는 국가와 교회와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정부 방역정책과 교회의 예배 우선순위 등에서 교회가 제대로 된 대 사회적인 메시지를 연합으로 내지 못한 것은 이런 재난 상황에 교회가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탓이기도 했다”고 했다.

더불어 “초대교회 공동체가 로마 제국 안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신앙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은 바로 그 사회의 가장 취약층들에게 먼저 신뢰를 주었다는 점”이라며 “한국교회도 이번과 같은 코로나 상황에서 다시 겸손한 자세로 돌아가 사회적으로 가장 연약한 계층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나간다면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초대 교회 공동체의 실천적 특이점은 다른 시대의 기독교 공동체와는 달리 폐쇄성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교인과 이방인 사이에 구별을 두지 않고 재난을 맞은 이들을 정성스럽게 돌보는 통전적 선교(Holistic Mission)를 펼쳤다”며 “그들은 공동체 조직의 결속력 강화보다는 희생적인 정신으로 역병에 신음하는 사회를 돌보는 일에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어 놓았다. 이러한 초대교회 공동체의 특징은 기독교 공동체가 그 생명력을 유지하며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서 ‘공동체의 사회적기능이 적절히 수행’되어야 하고 또한 이런 사회적 기능을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주체적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에 달려있다는 이영옥의 지적과 일맥상통한다”(이영옥 ‘새로운 생명운동 생태공동체: 생태 공동체 신학 이론과 실재’)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복음 전도도 이 시대가 당면한 시대적 물음에 신실하게 답할 수 있는 진정한 모습이 되었을 때 비로소 국가적인 재난으로 인해 무너진 사회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시대적 대안이 될 것”이라며 “또한 그러한 자세에 바탕을 둔 교회 공동체라야 선교봉사적 실천을 시대적 부름에 맞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속성 자체에서 나오는 선교적 본질에서 눈을 떼지 않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초대교회 공동체의 복음 전도에서 배우는 중요한 안목”이라고 덧붙였다.

특별히 “로마신 제사장들은 일반 백성들의 고통과 전염병에서 오는 모든 비극적인 현실을 외면하고도 신전에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토니우스 역병의 파괴적인 전파력은 이들에게 신전에서 고고한 삶을 따로 살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들이 떠받드는 로마황제도 그 역병이 몰고 온 사망의 권세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며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였던 초대 기독교 공동체가 그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실제적 필요에 응답할 자세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초대교회 공동체로 하여금 이런 대안적인 일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바로 교부들의 ‘인내의 신학’이었다”고 했다.

또한 “그 ‘인내의 신학’을 교회가 속했던 사회에 제대로 기능하게 했던 것은 초대교회 공동체에 실천적으로 형성된 아비투스의 정신이었다. 즉, 교인들의 머리나 관념으로만 적용되는 믿음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며 보여주는 사랑과 봉사가 재난의 시대에 가장 필요했던 신앙 공동체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시대 이후에 한국교회는 세상의 소리를 더 귀담아 듣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만 통하는 언어를 쓸 것이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과도 잘 소통이 되는 언어를 써야 한다. 지금 세상이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와 언어로 복음을 번역해야 한다. 교회는 다시 겸비한 자세를 가지고 이들의 음성을 새겨듣고 이들이 쓰는 현실 언어를 새로 배워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가나안 성도로 대별되는 이 시대의 교회외면 현상을 극복하는 한국교회의 복음 전도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이제 복음이 강단에서 선포되어지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신앙공동체의 모든 차원에서 전염병으로 인하여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복음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자문하며 복음 전도를 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일상의 삶에서 전인적이고 성육신적인 삶을 실천하고 있는지 다시 성찰해 봐야 할 것이다. 초대교회가 재난의 시기에 교회 여성들의 선교적인 역할을 재발견했듯이 한국교회도 교회 내의 여성의 역할과 섬김 그리고 리더십에 대해서 진지한 재고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또 “초대교회 공동체에게서 배우게 되는 교훈은 교회가 속한 그 사회 구성원의 현실적인 필요와 수준에 잘 맞추어진 ‘기독교 교육’이었다”며 “그 체계화된 기독교 교육은 당대로 그 전통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가며 선교적인 교회로서 지속적으로 기능하게 하였다. 그러한 신학으로 잘 훈련된 사역자들에게서 배운 교회 공동체가 전심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그 사회의 가장 약한 자들을 섬기며 살아 나갔을 때 교회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되살아났으며 엄청난 부흥의 역사를 체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신학교육에 있어서 다른 시대적인 배경과 문화 환경적인 맥락에서 형성된 신학교육에 의존하는 것은 이제 재고해 보아야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얻어진 교훈은 한국교회가 앞으로의 시대적 사명과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신학교육의 참신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라며 “그간 인간중심적이었던 신학교육에서 하나님의 창조세계 전반을 바라 볼 줄 아는 시대적인 안목이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가 우리에게 준 또 다른 교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따로 분리된 개체들이 각자 자기 나름으로 운행하는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태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나라의 교회는 몇 해 전부터 세상의 빛과 소금은 고사하고 비난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뼈아픈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 그런 우리에게 2~3세기 초대교회 공동체가 보여준 전도의 전형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전도의 방향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은 초대교회의 십자가 정신과 부활의 신앙으로 다시 들여다보아야 하나님이 이 시련을 우리 시대에 허락하신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이승병 교수(한국침신대)가 ‘코로나 시대의 Z세대 선교: 줄리 마(마(Julie C. Ma)의 ‘세 가지 대결’을 중심으로’, 남성혁 박사(예수소망교회)가 ‘온라인 교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에 대한 전도학적 해석’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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