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5장 37절 ~ 39절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죽음 장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37 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지시니라 38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 39 예수를 향하여 섰던 백부장이 그렇게 숨지심을 보고 이르되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

마가복음서에 3개의 구절로 간략하게 정리된 예수의 죽음을 둘러싸고 기독교 유튜브 채널 ‘그레이스 디지털 네트워크’는 예수의 최후를 지켜 본 ‘백부장’에 주목했다. 이 채널은 백부장을 중심으로 이 스토리에 담긴 영적 의미를 파헤치는 콘텐츠를 업로드 해 큰 주목을 받았다. 복음서에 기록된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백부장의 심리와 영적 변화에 관해 합리적인 추측이나 상상도 약간 가미했다. 아래는 영상 내용을 번역 및 정리한 내용이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지켜 본 로마 지휘관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지켜 본 로마 지휘관 ©유튜브 영상 캡처

백부장은 로마 군대의 지휘관으로서 그의 업무는 모든 것을 감독하고 예의주시하는 데 있었다. 특히 그는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할 때 이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로마 군인들이 예수를 붙잡아 머리에 가시 면류관을 씌워놓은 채 그를 조롱하고 채찍질 할 때 백부장도 이런 행동에 직접 참여했을까? 아마 그랬을 수도 있다. 아니면 백부장이 그런 일에 직접 가담하기에는 직책이 높아 그저 관망했을 수도 있다. 또, 백부장은 구레네 시몬에게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지라는 임무를 맡겼던 사람으로 추측된다.

어쨌든 백부장은 예수의 십자가 형벌 집행을 총감독했다. 그들은 골고다에 도착한 후 예수의 손목과 발목에 못을 박아 그를 십자가에 고정시켰다. 그리고는 십자가를 들어 올려 세웠다.

고통으로 신음하는 예수가 호흡이 끊길 때까지 백부장은 십자가 가까이에 서서 죽어가는 예수의 모습을 긴 시간 동안 지켜봤을 것이다.

백부장은 예수를 다른 죄수들과 다를 바 없는 그저 한 명의 죄수라 생각했을 테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턴가 무언가에 의해 그의 영혼은 뒤흔들렸다. 백부장은 예수의 온유함과 위엄을 보았다. 그는 자신이 십자가에 달려 죽어가면서도 “저들을 용서하여 주소서”라고 외치는 예수의 용서 기도를 들었다. 또, 자기 옆에 매달려 죽어가는 강도를 변화시켜 회개시킨 예수의 능력을 보았다. 뿐만 아니라 예수라는 죄수는 극한의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절대 목숨을 구걸하지 않았다.

백부장에게 이 모든 광경들은 결코 전에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이었다. 예수는 마침내 찢어지는 듯한 외침을 한 후 숨을 거두었다. 아마도 백부장의 마음과 영혼을 건드린 건 십자가로부터 전해지는 예수의 사랑이었을 것이다. 십자가에 달릴 때부터 호흡이 끊어지기까지 예수의 모든 것을 지켜본 백부장은 자기도 모르게 진실된 고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만약 백부장의 고백을 어떤 종교지도자가 우연히 엿듣기라도 했다면 그들은 그가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예수가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면서 신성모독을 했다는 이유로 로마를 설득해 그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한 장본인이 다름 아닌 백부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다니.

백부장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한 건 특별한 면이 있다. 베드로는 예수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했다. 예수의 정체성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이는 예수가 살아있을 때 했던 베드로의 고백이었다.

십자가에서 죽었던 예수가 부활한 후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제서야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메시아로 믿게 되었다. 예수의 부활을 보거나 들은 사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복음을 전파하게 됐고, 기독교 신앙은 세계 곳곳으로 퍼지게 됐다.

그런데 백부장은 이들과 달리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고,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을 때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했다. 예수가 죽자마자 그를 하나님의 아들로 시인한 건 성경에 기록된 인물에 관한 한 백부장이 유일할 것이다. 도대체 백부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우리는 모른다. 다만 예수의 최후를 지켜본 그가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예수가 부활했다는 소식이 로마에 전해졌을 때 백부장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자신의 중대한 죄악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부장에겐 기회가 있었다. 백부장이 못 박은 예수는 십자가에서 자기 죄를 대신해 값을 지불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백부장을 위해 그가 하나님과 화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백부장에 주목해 마가복음 15장을 읽다 보면 우리에게도 큰 깨달음이 온다. 우리 모두는 예수가 우리를 위해 죽었고, 부활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을 위해 참혹한 십자가에서조차 절대적인 사랑을 드러낸 예수를 거절하지 말라. 예수를 알고, 복음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거절한다면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어둠 속에 누이셨던 세상의 빛, 영광스런 그의 날에 무덤에서 부활했네. 나, 주의 것. 주 보혈 안에 살리라” - 스튜어트 타우넨드의 고백이 모든 이들의 고백이 되길 바라며.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마백부장 #마가복음 #예수십자가죽음 #예수십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