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섭 교수
안인섭 교수가 23일 기독교통일학회 정기학술 심포지엄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기독교통일학회 줌 영상 캡처

기독교통일학회(안인섭 회장)와 한국공공신학연구소가 23일 오후 1시 30분 전북 익산시 소재 익산기쁨의교회(박윤성 목사)에서 ‘평화통일과 공공신학’이라는 주제로 제29차 정기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이 됐다.

이날 기조발제에서 안인섭 교수(총신대, 기독교통일학회 회장)는 ‘평화통일과 공공신학’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안 교수는 “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코로나19는 기존의 국제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반도의 통일과 관련된 시각으로 초점을 좁혀 보면 더 그렇다”며 “최근까지 세계는 소위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속에서 움직여 왔고, 지금까지는 미·중이 중심이 된 경제적이고 안보적인 질서가 세계를 좌우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앞에서 세계는 자국 중심의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다. 국경을 넘어서 전 인류를 맹렬하게 공격하는 코로나 앞에서, 세계는 거리 두기를 실시하고 국가 간 교류를 단절하면서, 이제는 군사적 힘이 아니라 얼마나 방역을 잘해 내느냐에 따라 국제 사회의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것”이라며 “세계는 교류 단절로 인한 경제적 위축과 불투명한 미래 속에서 경제적인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런 전반적인 국제 사회의 변화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새로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동아시아의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이 통일”이라며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 식민통치가 종식된 후, 당연히 한국은 이전의 국토를 회복하여 근대적인 국가로 발전했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이데올로기로 격동하던 국제 정세 속에서 한반도는 우리 국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대국들에 의해서 분단되도록 결정되었다”고 했다.

그는 “세계 전쟁을 일으킨 국가로서 전후 독일은 둘로 나뉘었다. 그러나 아시아에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전후 둘로 나뉘어 통치된 것이 아니라, 그 희생자였던 한반도가 둘이 된 매우 왜곡된 일이 벌어졌고 그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해방된 후 당연히 한 나라로 회복되어야 하는데 둘로 나뉜 것이다. 그리고 분단된 한반도에서 이데올로기에 의한 비참한 전쟁이 일어났다. 우리는 통일을 말하기 전에 왜 분단이 되었는지를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평화통일과 공공신학에 대해서 고찰하려면 먼저 한반도 통일이라는 시대적인 주제에 대해서 기독교회는 어떻게 접근해 왔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왜 아직도 통일에 대해서 영향력 있는 메시지와 실천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두 가지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먼저는 한국교회의 급격한 세속화와 그로 인한 무기력화이며, 둘째는 한국교회가 기꺼이 수용할 만한 통일에 대한 신학적 제시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북한 선교와 탈북민 사역을 위한 헌신과 열정이 뛰어난 것은 주로 보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교회들이다. 이 보수적인 교회는 한국교회 대다수에 해당된다. 그런데 신학적 보수성이 정치적 보수성과 연결되어 북한과 통일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경향이 많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그런가하면 진보적인 교회는 통일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신앙을 중요시하는 한국교회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함께 따라가기에는 그 신학적 장벽이 높은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통일론은 ‘성경’에 근거하여 ‘보편성’을 담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학(Theology)’이라는 용어 앞에 어떤 수식어가 첨부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자주 있었다. 교부신학, 루터파 신학, 칼빈주의 신학, 개혁주의 신학, 정통신학, 보수신학, 웨슬레 신학, 복음주의 신학 등이 그렇다”며 “따라서 한국교회의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보수주의 교회에서 공공신학에 접근하는 것은 낯설지 않다. 실제로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교회의 사역에서 공공의 영역에 대한 책임의식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은 그 자체가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편 신학적 경향이 다양한 방향에서 공공신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공공신학이 내포하는 신학적 의미와 신앙적 보편성 그리고 설득력 있는 공감대이며 이것이 평화통일을 위한 공공신학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가져온 경제 침체 현상이 북한에는 더 심각하게 위협이 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 제재로 어려운 상황이고, 북한 경제의 배후가 되는 장마당 경제가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던 북중 무역이 단절되어 북한의 경제와 주민들의 실제 삶은 극도로 위기를 맡고 있다”며 “게다가 홍수와 태풍 피해로 주민의 삶은 더 피폐하게 되었다. 코로나에서 시작해서 점차 확산된 경제적 위기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위기로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서 국제기구 활동가들의 활동이 제한되었고 이동 금지를 통한 약품의 공급도 막혀 있다. 결국 북한에서 생명에 대한 위협이 다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바로 이 지점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사명감이 요구되고 있다. 평화통일을 위한 공공신학의 공헌이 더욱 요청되는 것”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휴전선이라고 멈추지 않는다.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발생 될 수 있는 각종 전염병과 자연 재해들을 잘 대처해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남북이 힘을 모을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가 가르쳐 준 것은 남과 북은 생명 공동체라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여기에는 정치적 논리나 군사적 함의가 아무 소용이 없다. 과거에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평화와 경제를 교환하는 모델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역설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공생의 길로 나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그 길로 한국교회가 복음을 전하고 평화를 노래하며 전진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김민석 박사(한국공공신학연구소)가 ‘공공신학 실천장으로서의 기독교통일학회’, 정지웅 교수(아신대)가 ‘한반도평화지대 건설을 위한 방안’, 임상순 교수(평택대)가 ‘김정은 시기 유엔에서의 남북한 상호작용 연구’, 윤현기 교수(ACTS)가 ‘남북청년 MZ세대의 가치관의식변화에 관한 연구’, 최준호 목사(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 박사수료)가 ‘기독교 북한사역 및 통일선교 전무가들의 남북통일에 관한 의식 조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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