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소망교회 이택환 목사가 마르바 던의 작품 『고귀한 시간 낭비』를 읽고 예배공동체의 올바른 정체성에 대해 나누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 목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예배공동체에 위험한 내부적 친밀감'이란 제목의 글에서 예배공동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는 먼저 "파편화되고 개인주의적이고 경쟁적인 사회에서 교회는 과연 얼마나 다를까?"라고 반문하며 "그러나 내부적으로 갈라지고 다투는 교회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예배에 처음 참석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지 않고 심지어 아는 체도 하지 않는 교회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교회공동체의 개념이 하나님과 함께 있다는 포근한 느낌, 또는 구성원 사이의 조화라는 감정으로 축소시켜서도 안 된다. 그럴 경우 종종 그룹 '안에' 엘리트주의나 자기중심주의가 형성되어 하나님을 초점의 대상에서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교회를 마치 하나의 가정으로 생각하는 것도 위험하다. 낯선 사람들을 환대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친밀해질 수 없는 사람들을 밀어낼 위험이 있다"며 "실제로 매우 오래된 교회의 경우 교우들이 서로 친인척 관계로 맺어진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교회에서는 누군가와 하다 못 해 사돈의 8촌이라도 되지 않으면 내부의 친밀한 관계로 들어가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친밀감의 이데올로기'들이 주는 내부의 동질성과 따뜻함과 편안함이 있다. 반면에 차이, 거리, 갈등 등은 철저히 회피된다. 낯선 것들을 제거하고 친숙한 것들을 늘림으로써 차이점을 억누르고, 일치점을 강조함으로써 통일성과 조화로운 외형만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그 결과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숨기거나 무시하거나 얼버무린다. 낯선 사람들, 즉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배제하거나 재빨리 우리처럼 만들고자 한다'며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공동체의 의미는, 현실적인 차이를 더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고, 모든 사람을 더 호의적으로 대하며 더 사려 깊은 의지의 행위를 하는 데 있다"고 했다.

또 "하나님은 아가페, 즉 먼저 하나님에게서 나와서 우리를 통해 이웃에게로 흘러가며, 다른 사람의 필요에 따라 지적이고 의도적인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도록 우리에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함께 공동체를 이루게 하신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성경적 원리를 실천하는 공동체를 세우는 것은 기술적이며 효율적인 현대 사회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라며 글을 맺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