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OM, 순교자의 소리-탈북민들의 기억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북한 지하교회의 자취
2021년 6월, 순교자의 소리 유티UT 양육 프로그램을 졸업한 탈북민 신 선생(중앙)이 순교자의 소리 공동 창립자인 에릭 폴리 목사와 현숙 폴리 대표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신 신생은 북한에서 이웃들이 기독교 신앙 때문에 끌려가는 광경을 목격했을 때 기독교를 처음 접했다고 한다. ©한국 VOM 제공

한국 순교자의 소리(대표 현숙 폴리 목사, 이하 한국 VOM)가 탈북민들의 기억에서 북하 지하교회의 자취를 발견할 수 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 VOA에 따르면 탈북민 김모 씨는 북한에 살던 시절, 기독교를 처음 접했던 때를 아래와 같이 회상했다.

“저는 2002년에 체포되어 보위부에 연행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심문을 받았는데, 내 옆에 있는 젊은 여자가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보위부원이 '이 개 같은 것, 너 지금 기도하고 있어?'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보위부원들은 그녀를 구타한 다음 교도소로 보냈습니다. 제 어머니가 곤경에 빠지는 사람들은 결국 하나님께 기도한다고 말씀하곤 했기 때문에 저는 그녀가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의 탈북민 양육 학교에 등록한 탈북민 3분의 1가량이 김 선생과 같이 경험했다”며 “이 가운데 많은 이들은 자신들이 북한 지하교인을 만났다는 사실을 처음엔 잘 깨닫지 못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 지하교회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같은 질문을 받으면 보통 ‘아니오’라고 대답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도하거나, 찬송가를 부르거나, 성경 이야기를 전하거나, 하느님이라고 하는 대신 하나님이라고 하거나, 심지어 성경이나 기독교 공예품을 갖고 있는 사람을 본 기억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대답한다”며 “그제서야 북한 지하교회의 흔적을 가족 내에서도 발견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남한에 온 탈북민들은 남한 스타일의 ‘교회’에 길들여졌기에 자신들이 북한 내부에서 지하교인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교회’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두 가지 개념은 교회 건물과 목사다. 하지만 북한에는 이 두 가지 모두 없다. 그래서 한국 기독교인과 많은 탈북민들은 ‘북한에는 교회가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결론 짓는다”고 했다.

하지만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에서 양육받는 탈북민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내부에 거주하는 동안, 기독교를 접하는 주민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증언을 확인해주는 다른 연구들이 있다”며 “‘북한인권기록보존소(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Database)’는 독립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비영리단체다. 이 단체는 오래 전부터 한 가지 연구를 시행해오면서 2000년도에 북한에서 성경을 눈으로 직접 본 북한 주민이 사실상 0%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근에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이 단체는 2020년 말, 북한에서 성경을 눈으로 직접 본 북한 주민이 8%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든 콘웰 신학교(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에 있는 ‘세계기독교연구센터(Center for the Study of Global Christianity)’는 올해 6월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 북한 내부 주민 6% 이상이 기독교인과 접촉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 주민의 기독교 신앙에 대한 출처 및 특징을 밝혀주는 중요한 정보는 바로 탈북민들과의 상세한 인터뷰라고 했다. 그녀는 “우리 탈북민 학생들이 북한 내부에서 만났던 대부분의 북한 지하교인은 한국 선교사의 사역이나 북한 정부의 소위 ‘국영 교회’를 통해 기독교인이 된 것이 아니”라며 “그들은 다른 북한 사람을 통해 기독교인이 됐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의 탈북민 양육 학교에 등록한 한 탈북민을 예로 들었다. 어머니가 북한 지하교인이었다고 말한 그 탈북민은 “어머니는 하나님을 믿었다. 어머니는 내가 열세 살 때 돌아가시면서 십자가 하나를 줬다”며 “은이나 쇠 같은 것으로 된 십자가였는데 그때는 너무 어려서 그게 뭔지도 몰랐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들키면 죽게 될 테니 땅에 묻으라고 하셔서 저는 종이로 싸서 밤 중에 감나무 밑에 묻었다. 북한에 있을 때 십자가나 예수님에 관하여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며 “방 안에서 물이나 음식 앞에서 중얼거리는 어머니를 자주 봤던 기억만 나요. 때로는 어머니가 십자가 표시를 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당시 저는 어머니가 무엇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화가 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고.

한국 VOM에 따르면 지난 6월,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순교자의 소리의 양육 훈련 프로그램 유티(Underground Technology)학교를 졸업한 신 선생은 북한에 거주할 때 이웃 주민 몇 명이 보위부에 끌려가는 광경을 목격했다. 신 선생은 그들이 지하교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끌려가는 것이라는 말을 이웃들에게 들었다. 신 선생님은 지하교인들이 끌려가는 광경을 목격했을 때 하나님에 관하여 잘 모르고 있었지만, 혹시라도 하나님을 믿으면 곤경에 빠지게 된다는 점은 잘 알고 있었다고 한국 VOM은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신 선생의 장남이 어렸을 때 탈북 하여 중국으로 갔다. 그때 신 선생님은 절대로 하나님을 믿지 말라고 아들에게 당부했다”며 “나중에 신 선생님도 탈북 하여 중국에서 살았는데, 아들이 토요일마다 전화하여 하나님을 믿고 교회에 가라고 말하며 찬양 테이프도 보내줬다. 신 선생님은 찬양 테이프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은혜를 받았다. 때로 신 선생님은 밤을 새워가며 테이프를 반복해서 듣곤 했는데, 그 후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했다.

한편, 한국VOM은 현숙 폴리 대표의 남편이며 순교자의 소리의 CEO인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가 저술한 책 ‘믿음의 세대들’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에릭 폴리 목사가 한국에 거주하는 3세대 북한 지하교인 부부와 함께 저술한 책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북한과 남한의 교회 모델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북한에는 교회 건물도 없고 목사도 없지만, 그곳의 지하교회는 견디고 있고, 심지어 1990년대 이후 수적으로 감소해 온 한국 교회보다 더 높은 비율로 성장하며 부흥하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탈북민들이 경험한 북한 지하교회의 자취를 기록하고 연구하고 출판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를 위한 북한 선교의 기초가 돼야 한다”며 “한국교회와 선교 단체들은 북한의 문이 열리면 그곳에 한국형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헌금을 하며 준비하고 있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을 점점 더 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미 북한에 독특하고 아름다운 교회를 세우셨고 그 교회가 역사상 가장 가혹한 환경을 견뎌내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간과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또한 “순교자 소리 창립자 리처드 윔브란트(Richard Wurmbrand) 목사님은 소련이 붕괴했을 때 서양식 교회를 러시아에 심기 위해 외국에서 러시아로 몰려드는 목회자들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하면서, 이 서양 목회자들이 소련의 공산주의와 강제수용소를 이겨낸 러시아 목사님들의 발아래 달려와 앉아,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교회를 세우는 법을 배웠어야 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도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 VOM이 국제인권단체들 및 정부 분석가들과 함께 추산한 북한 내 현재 기독교인 인구는 10만 여 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가운데 일부는 한국 선교사들과 라디오 방송, 그리고 한국에서 풍선으로 띄우는 성경 덕분에 기독교인이 된 것이 맞다”며 “하지만, 순교자의 소리 양육 프로그램에 등록한 탈북민들의 간증을 토대로 하면, 북한 기독교인 대부분은 목사에게서나 교회 건물에서 기독교를 배운 게 아니라, 지하에서 배웠다. 북한 지하교인들의 자취를 따라가면 배울 것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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