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가정교회 특징은 ‘이방인 마음 끄는 예배 차별화’
‘집주인의 자발적인 섬김’ ‘높은 여성 사역자 비율’

신약교회에서 발견해야 할 것은 ‘성경적 DNA’
‘원형교회의 선교 정신’ ‘신약교회의 선교 정신’

회당이 쇠락한 이유는 목적이 ‘정체성 유지’였기 때문
교회 본질을 삶으로 보이고 ‘선교’한 신약교회는 성장

포스트·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변화가 절실한 한국교회를 리셋(reset)해야 한다면 어떤 교회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할까. 이와 관련해 1세기 가정교회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희열 교수(한국침례신학대학교 선교학)는 “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가 회복하려면 1세기 신약교회, 곧 가정교회를 통해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어떤 방법이나 전략에 앞서 1세기 가정교회의 정신을 찾아내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21세기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1세기 초대교회의 모습을 다룬 「바울, 교회에서 길을 찾다」(두란노)를 최근 발간했다. 우리가 닮기 원하고 회복하고 싶은 원형교회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성경과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담아냈다.

안희열 교수는 “1세기 신약교회를 통해서 답을 찾을 때 어떤 방법이나 전략이 아니라,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을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희열 교수는 “1세기 신약교회를 통해서 답을 찾을 때 어떤 방법이나 전략이 아니라,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을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희열 교수

특히 신약교회의 모태인 가정교회는 1세기 로마의 박해와 전염병 등 환난의 시기에 복음을 확산시키는 돌파구 역할을 감당했다. 오늘날 반기독교 정서가 팽배하고 대면예배가 제한받는 전염병 시대에 ‘가정교회’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시의적절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안희열 교수는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2010년), 한국침례신학대학교 내 세계선교훈련원(WMTC) 원장(2006~2011년)을 역임하고 한국선교신학자상(2011년)을 수상했다. 2012년 사우스웨스턴 신학대학원 객원교수로 1년을 보낸 뒤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무처장과 기획실장을 맡는 등으로 교단과 교육 현장, 선교 현장에서 땅끝까지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사역하고 있다. 다음은 안희열 교수와의 이메일 인터뷰 내용.

ㅡ신약교회를 소개하는 책을 낸 계기가 있습니까.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을 찾아내어 한국교회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가나안(교회 ‘안 나가’를 거꾸로 뒤집은 말) 성도의 비율이 2012년 11%에서 2017년 23%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더욱이 이 연구소가 2020년 4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력’에 관한 일반인들의 평가에서 한국교회(종교계)는 정치권(34%)과 함께 37%로 최하위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다수 한국교회가 코로나19 방역을 잘하고 있지만, 일부 몇몇 교회와 선교단체로 인하여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추락한 상태입니다.

한국교회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로 외치지만, 실제적인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울, 교회에서 길을 찾다」에서는 1세기 신약교회의 무엇이 유대인과 이방인의 마음을 끌 수 있었는지, 또 브리스길라(혹은 브리스가)와 아굴라, 빌레몬, 뵈뵈와 같은 중류층 평신도 리더들의 희생과 헌신, 섬김이 초대교회 확장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 등을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ㅡ바울이 개척한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은 무엇인가요.

“바울은 신약교회의 네 가지 정신에 따라 로마제국 전 지역에 가정교회를 세웠습니다. 바울이 추구한 신약교회의 첫 번째 정신은 예수님이 바라던 원형교회를 세우는 것입니다. 원형교회란,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주후 313년에 로마 제국 전역에 기독교를 공인하기 이전의 신약교회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의 마리아의 집(행 12:12), 빌립보의 루디아의 집(행 16:15, 40), 골로새의 빌레몬의 집(몬 1:1~2) 같은 교회를 말합니다.

바울이 실시한 신약교회의 두 번째 정신은 애찬식(주의 만찬식)이 있는 천국 잔치입니다. 1세기 가정교회는 회당과는 달리 애찬식을 제공했는데, 이방인의 마음을 끌어 교회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바울이 꿈꾸던 신약교회의 세 번째 정신은 평신도에게 사역을 골고루 나눠주는 것입니다. 1세기 가정교회는 ‘평신도가 사역하는 교회’입니다. 주후 313년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의 성직자가 독점하는 교회 모습이 아니라, 성도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함께 연합하여 교회의 덕을 세우는 것이 바로 주님이 원하는 교회이고, 바울이 그러한 교회를 세웠습니다.

바울이 소망한 신약교회의 네 번째 정신은 영혼 구령하여 제자를 만드는 것입니다. 교회(에클레시아)의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요. 마태복음 28장 19~20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제자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제자를 만들어야 할까요? 그리스도의 몸을 실천하는 제자, 하나님의 가족임을 실천하는 제자, 그리고 하나님의 전임을 실천하는 제자입니다.”

ㅡ신약교회의 예배 형태는 어땠나요.

안희열 교수 「바울, 교회에서 길을 찾다」

“1세기 신약교회의 예배는 1부 주의 만찬식(애찬식)이 끝난 이후에 2부 말씀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회당 예배는 애찬식은 없었고, 율법(토라)을 알리는 데 힘쓰다 보니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1세기 신약교회의 만찬(헬라어로 ‘데이프논’ deipnon, 고전 11:20)은 저녁 식사를 말합니다. 유대인은 떡을 떼면서 식사를 시작했고, 잔을 들어 포도주를 마시면서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따라서 주의 만찬식과 애찬식은 서로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애찬식에는 사회의 변두리에 속했던 노약자, 환자, 빈자들이 초대되어 기존 신자들과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적인 신분, 직위,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든지 참석할 수 있었고, 식탁교제까지 할 수 있었으니 천국과도 같았습니다. 주의 만찬식이 끝난 이후에는 말씀이 선포되었는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메시지가 선포되었습니다. 회당에서 딱딱한 율법이 선포된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이처럼 1세기 신약교회의 예배는 이방인의 마음을 끌면서 박해와 전염병 가운데서도 교회가 서서히 성장토록 만들었습니다.”

ㅡ당시 가정교회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1세기 가정교회의 특징이라면, 첫째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방인의 마음을 끄는 예배의 차별화가 있었습니다. 둘째로 마리아, 루디아,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빌레몬, 뵈뵈 등 집주인들이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 자기 집을 오픈해서 모임 장소로 제공했습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음식을 제공했고, 예배를 인도했고, 가정교회의 후원자로 든든히 서 있었습니다. 회당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입니다. 가정교회에서 집주인의 자발적인 섬김, 낮아짐, 자기 비움은 참여한 모든 이들을 춤추게 만들었습니다.

셋째로 1세기 가정교회에서는 여성 사역자들이 많았습니다. 바울의 사역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18%입니다. 위의 인물 가운데 마리아, 루디아, 브리스길라는 여성 리더입니다. 여성은 여러 가지 형태로 선교활동에 적극적이었습니다. 남을 대접하는 일, 교육시키는 일, 가정교회 간에 소통을 담당하는 일(글로에, 고전 1:11), 사회봉사에 참여하는 일, 선교사역에 동참하는 일입니다. 특히 브리스길라는 남자 10명의 몫을 혼자 감당할 만큼 위대한 여성이었습니다. 이처럼 1세기 가정교회는 남성 못지않게 여성 리더들이 하나님 나라 확장에 귀하게 쓰임을 받았습니다.”

ㅡ1세기 신약교회에서 오늘의 한국교회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첫째로 교회의 성경적 DNA를 발견할 것입니다. 교회(에클레시아)란 ‘사람’을 말하지 ‘건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바울의 동역자인 루디아,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뵈뵈는 화려한 교회 건물을 짓는데 목숨 걸지 않았고, 사람을 세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둘째로 원형교회의 선교 정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1세기 선교의 암적 존재와도 같았던 할례와 모세의 음식법이 예루살렘 총회(48년)에서 만들어진 신학적 가이드라인을 통해 해결되면서 ‘꼰대’ 기질의 보수 유대인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예루살렘교회에서 보게 될 것입니다. 이 외에 로마교회에 이르기까지 1세기 원형교회의 선교 정신을 모두 발견할 것입니다.

셋째로 신약교회의 선교 정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세웠던 신약교회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회당 스타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1세기 신약교회는 늘 회당의 위협과 도전을 받았습니다. 회당은 직제 운영에 있어서 민주적으로 운영할 만큼 순기능을 지니고 있었지만, 회당의 존재 목적이 회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있었지 ‘선교’는 아니다 보니 결국 쇠락했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본질’을 삶으로 보여준 신약교회는 이교도들도 춤추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것입니다.”

ㅡ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을 오늘날 어떻게 상황화하여 적용할 수 있을까요.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을 21세기 한국교회가 적용하려면 첫째로 사람(제자)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제자)을 말할까요? 한국교회가 사람을 잃어버린 것은 성경공부나 제자훈련을 못 한 것이 아닙니다. 개교회주의에 빠져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함께 연합하는 일을 저버렸고, 그리스도의 전으로서 거룩한 삶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로나19 때에 더욱 그렇습니다. 세상이 아프고 힘들 때 개교회주의에서 벗어나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세상의 고통에 동참해야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습니다(벧전 2:12).

둘째로 원형교회의 선교 정신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루살렘교회처럼 보수 유대인이 있는 교회나 안디옥교회처럼 이방인과 소통하기 위해 ‘상징 빼앗기’, 즉 이방인이 즐겨 사용하던 종교적 용어를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지만 의미는 신앙적인 뜻으로 변화시켜 사용하려는 교회나(행 11:20, ‘주 예수’), 로마교회처럼 다인종, 다문화를 형성한 교회의 경우 이 책이 방향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셋째로 신약교회의 선교 정신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약 7만 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회당 같은 교회도 있습니다. 고대 회당은 신자 수, 회당 수, 기부금에 있어서 1세기 신약교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우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당이 자신의 ‘정체성 유지’에만 힘썼지 ‘선교’에 관심을 잃어버리자 회당의 회원이었던 개종자(니골라, 행 6:5)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고넬료, 행 10:1~2; 루디아, 행 16:14)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 쇠락한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1세기 신약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삶으로 실천해서 이교도를 춤추게 한 것처럼 「바울, 교회에서 길을 찾다」를 통해 21세기 한국교회가 회복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될 것입니다.”

ㅡ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는 한국교회가 어떤 마음의 자세와 실질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가 불신이 아닌 확신의 대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1세기 신약교회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목회자, 신학교 교수, 선교단체 지도자, 평신도는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을 찾아내어 방향을 재설정해야 합니다. 잘못된 도구나 방법에 속도를 내면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바울, 교회에서 길을 찾다」는 코로나19로 이미지가 추락한 한국교회로 하여금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눈을 열어 줄 것입니다. 오늘의 한국교회가 원형교회로 회복되어 다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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