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갈렙 목사
김갈렙 목사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골 2:6).

선교회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누가 결혼을 하게 되면 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예배에 올 때도 200m 정도 전부터 잡았던 손을 놓고 남남처럼 오곤 했다. 그러다가 100m, 50m 정도로 손을 놓는 거리가 짧아지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는 실내에서도 손을 잡고 있다가 젊은 친구나 후배들이 나타나면 황급히 손을 놓곤 했다. 그러다가 가끔 대놓고 손을 잡고 있거나 모임 중에도 가끔 넋 놓고 터치를 하는 커플들도 있었다. 이들은 예배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예배가 끝나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만나 손을 잡고 교회 밖으로 나간다. 이들의 뜨거운 사랑과 연합은 교회를 나서는 순간부터 시작되며 이들은 예배가 끝나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런데 신앙생활은 이 반대인 것 같다. 교회를 벗어나는 순간 주님의 손을 놓는다. 신앙생활은 주님과의 연합과 친밀한 교제이다. 그런데 주님과의 연합이 교회에 들어올 때 시작하여 교회당을 떠날 때 끝난다. 사실은 교회를 떠나면서 시작되어야 하는 데 말이다. 교회 안에서 예배는 교회의 밖에서 진정한 주님과의 연합을 위해서 동기부여를 받고 힘을 얻는 시간이다. 교회에서의 예배는 예배의 완성이 아니라 예배의 시작이다.

기독론을 말하고 있는 골로새서는 우리가 예수님을 그리스도 주님으로 받았으니 이제 ‘그 안에서 행하라’고 권면한다. 계속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라는 뜻이다. ‘그리스도 안’이란 말은 사도바울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 쓰는 단어 중 하나이다. ‘안’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속박과 구속의 의미를 지닌다. 답답함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도 그럴까? 아니다. 그리스도 안은 오히려 자유와 생명, 행복을 뜻하는 단어이다.

물고기가 물 안에 있는 것은 구속이 아니다. 물고기가 물 안에 있는 것은 생명이며 자유이며 행복이다. 지구인이 지구 안에 사는 것도 그렇다. 지구 밖으로 나가면 우주복을 사용해서 답답하고 조금씩 움직일 수밖에 없지 않는가?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은 참 자유와 생명과 행복을 의미한다. 아가서를 보면 사랑하는 남녀 간의 깊은 사랑은 주로 ‘안’에서 이루어진다. 안은 깊고 은밀한 교제를 뜻한다. 안에 행복이 있고 생명의 열매도 안에서 탄생한다.

이번에 정인이 사건이 기독교인들이 연루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너무나 큰 충격이 되었다. 사실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이렇게 지킬박사와 하이드같은 신앙과 삶의 괴리가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교회 밖을 나서는 순간 그리스도 밖으로 나가버린다는 사실에 기인하는 것이다. 참 신앙은 교회 문을 나서면서 시작된다. ‘방안퉁소’라는 말이 있다. 방안에서는 퉁소를 잘 부는 데 집 밖으로 나가면 전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로, 주로 집안에서만 큰소리치고 밖에서는 제구실 못 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사도바울은 우리가 드릴 영적 예배는 자기 자신 곧 자기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라고 하였다(로마서 12:1). 그렇다. 참 예배는 교회 밖에서 예배요, 예배자로 사는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방밖퉁소’가 되어야 한다. 집안에서는 호랑이, 집 밖에서는 고양이가 되면 안 된다. 그리스도인(Christian)은 man in Christ의 뜻으로 24시간 그리스도 안에 사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다. 코로나 기간 우리는 훈련받았다. 그 훈련이란 바로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교회 밖 예배 훈련이다. 목사님이나 교인들이 보지 않는 데서 주님과 동행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물 밖에서 사는 것을 훈련하는 물고기들 같은 성도들이 있다. 그것은 훈련이 아니라 죽는 연습을 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그리스도 밖에 행하는 성도들은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모래밭에서 몸부림을 치며 파닥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죽지 않는 훈련을 한다고 대견해 하는 것인가? 그리스도를 우리의 주님으로 받았으면 삶의 전 영역에서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인정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예수님이 주님이시다’는 의미는 구원의 주라는 의미와 함께 삶의 주님이란 뜻이다. 구원을 받은 이후에도 여전히 모든 삶의 영역에서 예수님을 주로 인정하고 살아야 한다. 구원은 시작에 불과하다. 구원에 자족하지 말고 구원을 완성해가라. 이제 구원의 바다에 입수했으면 그 구원의 바다를 즐겨라! 그리스도와 친밀히 교제하며 내가 그리스도 안에 그리스도가 내 안에 계시는 것을 체험하는 삶을 살라. 이는 구속이 아니라 자유며 행복이다!! 기독청년 파이팅~

김갈렙 목사 (UBF 세계선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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