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전통적인 신학이해에서 죄는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해된다. 죄는 창조주와 주인이 되시는 하나님을 거부하고 자신을 하나님의 위치에 세우며 모든 것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죄로 말미암아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형상이 파괴되며, 하나님과의 관계 곧 “계약의 파트너”로서의 관계 역시 파괴되었다. 물론 이같은 죄의 영향은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지 아니하고 사회적인 차원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하나님과의 파괴된 관계로 인하여 이웃과의 관계도 파괴되어 이웃을 더 이상 사랑을 주고 받는 파트너 곧 ‘친구’로 여기지 아니하고 자기를 위한 이용 대상이나 지배 대상으로 만들게 된다. 나아가서 자연과의 관계 역시 왜곡되어지는데, 자연만물을 장려하고 보존하기 보다는 이용하고 파괴하게 된다. 그러나 죄는 근본적으로 손상된 하나님과의 관계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전통적인 신학에서는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측면을 중시하였다.

그런데 방콕의 구원이해는 전통적인 죄의 이해와는 달리 죄의 개인적 차원보다는 사회적 차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보인다. 방콕에 의하면 죄는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구조적으로 억압하는 것이며, 이러한 죄의 해결은 구조적인 악에 속박 당하여 죄인 취급을 받는 사람들을 해방시키는데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처럼 죄의 사회적인 차원을 강조할 때 나타나는 구원은 다분히 수직적인 차원보다는 수평적인 차원에서 이해되며, 영적이기 보다는 물질적이며, 영원한 것이기 보다는 현세적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거기에서 말하는 구원은 죄의 용서나 하나님과의 화해 그리고 영원한 삶과는 거리가 멀며, 수직적 차원의 구원은 이론적으로는 인정되지만 사실은 거의 부인되면서 인간화로서의 구원에 강조점이 주어지는 경향이 강하다. 방콕대회에서 주제 강연을 했던 토마스는 말하기를,“나는 사회 역사에 축적된 죄악의 필연성을 부정할 만큼 유토피아주의자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용서의 메시지와 그 메시지에 의한 그리스도 안에서의 코이노니아가 정치를 넘어서 혹은 정치 후에 라고 하는 영역으로 추방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말함으로써 구원이 개인이나 교회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혹은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나타나야 한다고 보았다.

방콕의 구원이해가 개인적인 차원보다는 사회적인 차원에 중점을 두는 신학임을 살펴보았는데, 이 같은 이해는 자연히 중생과 같은 개인 구원보다는 사회 구원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구원이란 모든 사람이 서구의 부에 동참하게 될 정도의 대규모의 기술적인 발전의 확장을 의미하며, 억압과 소외 착취가 사라지고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원 개념 속에서는 초월성의 개념은 거의 사라지고 거의 사회적 관점에서 기술된 구원 개념이 지배적이다.

이와 같은 구원 개념 속에서 사회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악을 타파해야 하며, 사회악 해결을 위하여는 사회 현상의 분석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필연적으로 사회학의 도입이 요구되며, 성경해석도 정치적 관심에서 해석하는 소위 “정치적 해석학”이 발전되면서 마르크스주의와 해방신학을 상당 부분 수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별히 해방신학자들은 자본주의가 사회윤리를 결여하면서 적자생존의 잔인한 경쟁주의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이로 인해 인간들이 오늘날의 사회, 경제적 힘의 구조에 의해 완전히 비인간화 되었다고 보면서 이 비인간화된 인간을 해방하는 단 하나의 길은 그 구조를 부수고, 완전히 다른 기초 즉 사회주의를 세우는 길이라고 보는데 방콕도 이러한 견해를 많이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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