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의 기고글인 ‘사순절은 형식적인 의식이 아니라, 신앙을 다시 바로 세우는 시간이다’(Lent is not a ritual — it’s a reset for our Christian walk)를 10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형교회 중 하나인 뉴 시즌 교회(New Season)의 담임목사이자,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인을 대표하는 전미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연합(NHCLC)의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안타깝게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사순절을 의미 없는 종교 의식 가운데 하나로 여긴다. 이미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바쁜 일상 속에 또 하나의 종교적 일정이 추가된 것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순절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필자는 예수님을 따르는 삶에 관심이 있지만, 기독교를 수많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가득한 견디기 힘든 규칙의 목록으로 보는 사람들과 수없이 대화를 나눠 왔다. 사실 이런 인식은 예수님 시대에도 이미 존재했다.
예수님은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믿음을 지나치게 많은 규칙과 명령으로 만들어 버린 것을 여러 번 비판하셨다. 그들은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을 놓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단순하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의 멍에는 쉽고 짐은 가볍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바리새인들과 종교 지도자들이 사람들에게 지워 놓았던 “무거운 짐”과는 완전히 대조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안식일에 몇 걸음까지 걸을 수 있는지 제한하는 규정, 안식일에 병을 고치거나 선한 일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 형식적인 손 씻기 의식 같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사순절은 부활절을 맞이하기 전에 지루하게 견뎌야 하는 형식적인 종교 행사가 아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의 빛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 의미 있는 신앙의 실천이다.
사순절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신앙을 다시 정렬하는 시간이다. 역사적으로 사순절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보내신 40일의 시간을 본받은 것이다. 그래서 신자들에게도 40일 동안의 영적 여정이 된다. 이 기간은 개인적인 성찰과 회개, 금식과 기도를 위한 거룩한 시간이다. 사순절은 단순히 종교적인 외형을 꾸미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 다시 맞추는 과정이다. 사순절은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내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이 계절이 올 때마다 필자는 베드로가 그리스도인들에게 남긴 권면을 떠올린다: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항상 대답할 것을 준비하라”(베드로전서 3:15).
사순절은 우리가 이러한 삶을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돕는다. 우리의 삶 속에서 담대하게 행동하고 신앙을 증언하도록 격려한다.
오늘날 세상은 끊임없는 소음과 온라인 연결 속에 중독되어 있다. 그러나 사순절은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고 거룩한 침묵 속으로 들어가라고 초대한다. 우리의 문화는 소비 중심으로 움직이지만 사순절은 거룩한 절제를 요구한다. 또한 명성과 인정에 집착하는 사회 속에서 사순절은 우리에게 겸손을 속삭인다.
또한 이 시기는 하나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계절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삶과 사역을 보면, 예수님은 자주 홀로 물러나 하나님께 기도하며 교제하셨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있다. 예수님은 언제나 바쁜 사역의 한가운데에서 그렇게 하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일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지 않으셨고, 일정이 비워지기를 기다리지도 않으셨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고 그것을 우선순위로 선택하셨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렇게 하는가? 현실을 보면 삶이 바빠질수록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다른 신자들과의 교제다.
우리는 그것들을 없어도 되는 것처럼 여긴다. 그러나 사실 그것들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하나님과 사람들과의 관계는 우리의 힘과 책임, 공동체를 세우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을 우선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의 대사로 살아가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가 금식할 때 그것은 하나님께 감동을 주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영적 전쟁을 위한 훈련이다. 금식은 우리의 육체가 우리를 지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의에 대한 갈망이 다른 모든 욕구보다 더 커야 한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금식은 우리 삶에 여백을 만든다. 기도는 그 여백을 채운다. 그리고 나눔과 관대함은 그 여백을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확장시킨다. 그러므로 사순절은 우리의 사랑의 방향을 다시 바로잡는다.
이 계절은 이러한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 마지막 시간을 보내셨던 모습을 떠올려 보라. 예수님은 하나님과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다.
서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왜 그 시간을 하나님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는 데 사용하지 않았는지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더 많은 병자를 고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정확히 알고 계셨다. 하나님과의 교제와 사람들과의 관계가 없다면 앞으로 감당해야 할 사명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을 아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고, 사람들에게 의지하셨다.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솔직하셨다. 그리고 그것이 엄청난 고난 속에서도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사순절은 우리에게 우리의 동기를 점검하고 죄를 고백하며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를 추구하도록 부른다. 또한 우리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하여 그리스도가 우리의 삶 가운데 항상 중심에 있도록 초대한다.
우리 역시 같은 증인의 삶으로 부름 받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순절의 여정을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또 우리를 통해 무엇을 이루시려 하는지 늘 기대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과 세상의 유익을 위한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가 새롭게 정렬될 때 세상은 그 증언을 결코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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