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선 국민의 60%가 면역력을 가지면 되는 데도 정부가 전 국민 대상 무료로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전 국민 100% 접종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대상에 집중해서 백신 접종 계획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백신으로 인한 효과성 등을 고려하면 접종 대상자를 늘릴수록 좋다는 주장도 있다.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56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

다국가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로부터 1000만명분, 다국적 제약사인 모더나와 2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과 각각 1000만명분, 얀센과 600만명분 등이다.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우선접종권장대상자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단 우선순위를 부여하되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1일 신년사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코로나19의 감염재생산지수는 2.2에서 3.3으로 추정된다. 통상 감염재생산지수가 2.5일 때 인구의 60%가 면역을 가지면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으로 본다.

엄중식 가천대학교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파력이나 중증도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전 국민의 60~70%가 접종할 때 아주 큰 유행으로 번지지는 않는다고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인구 약 5000만명의 60%면 약 3000만명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한 백신이 5600만명분인데, 방역당국은 다국적 기업들과 추가 백신 확보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협상을 통해 400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총 6000만명분으로,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3000만명분의 2배가 된다.

하지만 백신 접종 여건 상 현실적으로 전 국민 대상 접종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사업을 해보면 아무리 비싼 백신을 무료로 놔 준다고 하더라도 60~70% 이상 달성이 힘들다. 예를 들어 자궁경부암 백신은 비싼 백신인데도 공짜로 놔주는데 접종률이 60~70%를 넘지 못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이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거부하는 사람들이 지금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접종 부작용이 보고되고, 항체 지속기간이 짧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면 거부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무료 백신 접종 경험이 적은 젊은층의 경우 전 국민 대상 접종을 시행한다고 해도 참여도가 낮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 교수는 "18~64세는 무료로 백신을 접종 주질 않는다. 무료접종 나이대가 지나면 20~30대는 대상자에서 빠지기 때문에 접종이 익숙하지 않다. 독감 백신도 무료로 접종해 본 적이 없다"며 "백신 물량에 맞게 60~70% 우선 순위를 접종하면서 이후에 젊은층이 접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가장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7월27일 미 뉴욕주 빙엄튼에서 한 간호사가 미 국립보건원(NIH)과 모더나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실험을 위해 백신 주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월27일 미 뉴욕주 빙엄튼에서 한 간호사가 미 국립보건원(NIH)과 모더나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실험을 위해 백신 주사를 준비하고 있다. ©모더나

집단면역 형성과 함께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해야 할 60%를 선별해 초점을 맞춘다면 백신을 비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엄중식 교수는 "좀 더 안정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그땐 재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변이가 빠른 코로나19의 특성 상 백신 접종 대상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원석 고려대학교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단면역 60%는 기초감염재생산지수가 2.5일때 기준인데 변이를 거듭할수록 전염력이 더 높아지는 걸로 봐선 재생산지수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접종을 받은 사람이 모두 면역력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도 접종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대응하기에 좋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성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경우 약 95%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약 70% 정도고 얀센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백신 접종 후 항체 지속 기간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이미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한 상황에서 코로나19의 경우 백신 외에는 대응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접종 대상자를 넓혀야 하는 이유라는 목소리도 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의 경우 타미플루라는 치료제가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치료제도 없다"며 "전 국민이라고 해도 청소년과 임산부를 제외하면 4000만명 정도여서 전 국민이 다 맞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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