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기 수원 원일초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학교에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경기 수원 원일초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학교에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

“친구들과 거리를 두고 들어오세요”

21일 오전 8시 25분 경기 수원 원일초등학교 교문 앞.

수업 시작 10여분을 앞두고, 5~6명의 5학년 학생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등교를 하고 있었다.

지난달 26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증하면서, 학교 등교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지 근 한 달 만이다.

더욱이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 8일 2학기가 시작된 이후 첫 등교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의 반가운 만남도 잠시.

중앙현관에서 실내화를 갈아 신는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던 한 학생은 현관 밖에서 지도를 하던 한 교사에 의해 제지를 받아야 했다. 거리두기 때문이었다.

이날은 학교 전체 학생 수 592명 중 짝수 번에 해당하는 1학년, 3학년, 5학년 150여 명만 출석하는 날이어서 등굣길에 큰 혼란은 없었지만, 철저한 방역 수칙으로 교사는 물론 학생들에게서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교사들은 방역 마스크와 파란색 위생 장갑 등을 낀 채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등교할 수 있도록 지도에 여념이 없었고, 마스크로 무장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미리 중앙현관에 표시해 둔 청색 테이프 선에 맞춰 발열 체크를 받은 뒤에야 교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혹시 모를 감염을 우려해 중앙현관 밖에서 비접촉 온도계로 1차 확인, 2차로 현관 내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로 학생들의 발열 체크를 진행했다.

특히 학교는 자체 방역 수칙을 통해 학년별로 등교 시간과 급식 시간을 20분 간격으로 달리해, 학생들 간 접촉을 최대한으로 피하도록 했다.

오전 8시 50분부터 시작된 저학년 등교 시간대에는 여러 학부모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학생들의 손을 잡고 함께 등교하기도 했다.

학교 후문 밖 울타리에서는 7명의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교내로 들어가기 전까지 한참을 쳐다보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오랜 만에 학교에 가는데, 걱정이 돼서 함께 나오게 됐다”며 “아직 코로나19가 안정화되지 않다 보니 불안한 마음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내에서도 방역 수칙은 철저했다.

층별 복도마다 지도교사들이 한 명씩 서서 학생들에게 거리를 둘 것을 계속 지도했다.

화장실 앞에도 거리 두기를 위한 청색 테이프가 표시돼 있었는데, 각 학급별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각각 지정돼 있었다.

또 수원시에서 파견한 방역 도우미는 교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이 지나간 자리를 수 차례 소독을 실시하기도 했다.

수업이 시작된 5학년 교실 안 분위기는 차분했다.

각 반에는 15명의 학생들이 지그재그로 분산해, 투명 아크릴판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장승자 원일초 교장은 “오랜 만에 학생들을 보니 반가운 마음도 크지만, 혹시 모를 감염우려에 걱정스러운 마음도 상당하다”며 “철저한 방역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경기 수원 칠보고 학생들이 마스크를 낀 채 등교 중이다. ⓒ뉴시스
21일 경기 수원 칠보고 학생들이 마스크를 낀 채 등교 중이다. ⓒ뉴시스

이 같은 등교 분위기는 인근 중, 고등학교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용인 수지구 상현중학교에서는 이날도 3학년 학생들만 등교했다.

다만, 집단 감염을 우려해 각 반별로 5분 간격을 두고 등교를 진행했다.

수원 권선구 칠보고등학교도 이날은 2, 3학년 학생들만 등교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학교로 통하는 길로 등교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부모님 차량을 이용하기도 했다.

오랜 만에 학교에 나온 학생들 대부분은 어색함과 불안함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지은 학생은 “방학이 끝나고 집에만 있다가 오랜 만에 학교 오려니까 낯설다”며 “마스크 쓰고 수업하는 것도 그렇고, 계속 손 소독해야 하고 불편한 부분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재원 상현중 학생은 “동네 인근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등교하는 것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교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오장희 칠보고 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신경쓸 일이 너무 많아졌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며 “아이들이 지쳐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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