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일인 20일, 수도권 내 300석 이상 예배당에 대해서는 영상제작을 위한 비대면 예배 필수인력을 기존 20명 이내에서 50명 미만까지 늘려 참석할 수 있게 허용했다. 현장 인원을 늘려주긴 했지만 그들 역시 ‘필수인력’임을 전제하면서, 여전히 ‘비대면’ 원칙은 유지했다.

지난달 19일 수도권 소재 교회에 대한 이 같은 방역조치가 실시된 이후 약 한 달 만에 일부 제한이 완화된 것이지만,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이번 완화 조치가 단순히 ‘300석 이상의 예배당에서 49명까지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필수인력’이 아니라면 그 인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비대면’ 원칙이 해제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게다가 300석 미만의 예배당은 아예 해당 사항이 없다. 작은 미자립교회가 대부분인 한국교회 상황에서 300석 이상의 예배당을 갖춘 교회가 과연 얼마나 될까.

왜 꼭 ‘필수인력’이어야 하나. 그리고 그 기준은 누가 어떻게 정하고 판단하나. 300석 이상의 예배당에 필수인력이 49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면, 꼭 필수인력이 아니어도 상관 없지 않은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스스로 필수인력인지 아닌지 감별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차피 수도권에 적용되는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실내 50인 이상의 집회는 금지된다. 필수인력이라는 것만 빼면 이번 완화 조치로 인해 사실상 다른 곳들과 차이가 없어졌다. 그런데도 ‘비대면’이라는 단서를 굳이 달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필수인력이라도 늘려줬으니 교회가 고맙다고 해야 하나.

많은 교회들이 정부가 20일부터는 비대면 원칙을 해제하리라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정부의 발표를 접한 교회들은 실망을 넘어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교계 한 관계자는 “참 코미디 같은 조치”라며 헛웃음을 보였다. 대체 필수인력은 뭐며, 정부가 성가대 형식까지 정해주는 상황에 기가차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도 20일에 국한된 것이고 그 다음부터 또 어떤 ‘가이드 라인’이 제시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주 한주 그저 정부만 쳐다보고 있어야 할 판이다.

지금까지 교회는 방역을 위해 이 모든 걸 감수해 왔다. 교회와 관련된 감염자라며 언론에 연일 보도가 됐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해 했기 때문이다. 거리두기와 체온 체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지하철, 끼니때만 되면 북적이는 식당, 퇴근 후 삼삼오오 술잔을 기울이는 호프집… 이런 걸 보면 억울함이 솟구치고 때론 비통하기까지하지만, 그래도 교회들은 감내하고 있다. 오죽하면 “교회가 더 안전하다”는 말까지 나올까. 대부분의 교회들이 적어도 기본적인 방역수칙 만큼은 철저히 지켰고, 또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주일예배에 대한 정부의 이번 조치는 그런 교회들에 대한 모욕이다. 아무리 방역을 위한 것이라지만 종교의 자유는 헌법적 가치다. 그것을 제한해야 할 때라도 과도하게 해선 안 된다고 헌법은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비대면 예배를 긍정하는 이들도 교계에 있으니 대면예배를 금지했다고 그것이 꼭 종교 자유의 본질을 침해한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본질은 대면이냐 비대면이냐가 아니다. 그걸 정할 수 있는 자유가 정부가 아닌 교회에 있다는 게 본질이다. 이제 그만 그 자유를 돌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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