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대국본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인파들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고 있었다. ©노형구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근처로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8·15 국민대회’를 열고 정부를 규탄했다.

군중 일부는 “거리두기 하세요”라며 소리쳤다. 한 참가자가 비닐장갑을 손에 끼고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한 모습도 보였다. 한 참석자는 “경찰도 사람이예요”라며 경찰에 대한 분노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소리쳤다.

서울시는 앞서 이날 도심 내 예고된 집회에 대해 금지명령을 내렸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집회를 예고했던 단체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한 단체의 신청이 기각되면서 집회 개최 여부는 불투명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법원은 14일 오후 '국투본' '일파만파' 등이 낸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 이날 집회는 두 단체를 중심으로 열렸다.

무대 진행자는 “태극기는 우파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만세!’ ’내 사랑하는 조국을 포기할 수 없다’ 등의 소리가 들렸다. 일부에선 ‘아멘’하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50대 한 남성은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밝히며 “전광훈 목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광복절인데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만세를 외치러 왔다”며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을 선포한 자리인 광화문에 온 것이다. 대한민국이 건국되는데 약 15만 명의 미국인들이 희생됐다. 건국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건국에 보탬을 준 미국에 감사할 줄 모른다”고 했다.

전광훈 대국본 광복절 광화문 집회
©노형구 기자

역시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20대의 한 여성은 “지난 2월 유튜브를 통해 이 나라가 점점 망해가고 있구나를 알았지만 깊이 체감하지는 못했다”며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집회를 하지 말라고 하니까 ‘공산국가도 아니고 이게 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소중한 자유가 박탈된 느낌이 들었다”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휴가를 가라고 17일을 대체휴일로 지정해놓고선, 집회는 금지하니까 교회에게만 핍박을 가한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강원도 횡성에서 올라왔다는 60대 기독교인 여성은 “굳이 전광훈 목사를 지지해서 온 게 아니”라며 “이 나라의 정치와 민주주의가 망가지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북정책도 북한만 보호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세웠는데 대부분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나는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신다고 믿지만 목사, 장로들이 깨어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했다.

전남 여수에서 올라왔다는 60대 후반의 한 남성은 “나는 기독교인은 아니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님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기독교인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앞장 서야 한다. 공산주의의 최대 적은 기독교다. 그것도 공산주의 국가에서 탄압 대상 제1호가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은 국민이고 그 중에는 기독교인이 있다. 그런데 지금 기독교가 분열되고 있다. 그러면 이 나라는 망한다”며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하나님 나라의 이념으로 세웠는데 많은 기독교인을 비롯한 국민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른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전광훈 대국본 광복절 광화문 집회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폭우로 우비를 입은 집회 참가자들. ©노형구 기자
전광훈 대국본 광복절 광화문 집회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의 진행을 막기 위해 대열을 섰다. ©노형구 기자

집회 도중 폭우가 쏟아졌다. 태극기를 들고 있던 20대 회사원인 한 남성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히며 “코로나19 피해 규모가 다소 낮은 교회를 대규모 감염지인 것처럼 부추기니까 나왔다. 이 정부가 코로나19를 핑계로 교회의 종교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정부는 클럽·지하철 등은 제재하지 않고 교회만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느새 폭우가 그쳤다. 동화면세점과 건너편 파이낸스빌딩에 있던 인파는 세종대로로 쏟아졌다. 군중들은 ‘자유대한민국 만세’ 등을 연신 외쳤다.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불법 미신고 집회를 경고한다. 서울시가 집회금지 명령을 내렸다. 여러분은 불법 집회를 벌이고 있다. 자진 해산을 요청한다”고 경고했다.

경찰이 대열을 지어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경계선을 쳤다. 하지만 군중들은 광화문 광장까지 밀고 갔다. 광화문 광장에서 약 200여 명의 사람들이 떼를 지어 애국가를 불렀다. 흐린 하늘, 세종대왕 동상 아래는 서울시의 집회 금지를 알리는 푯말이 보였다.

전광훈 대국본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인파들이 모여 태극기를 들고 도로에 쏟아져 행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전광훈 대국본 광복절 광화문 집회
©노형구 기자
전광훈 대국본 광복절 광화문 집회
©노형구 기자
전광훈 대국본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이 떼를 지어 애국가를 부르고 있었다.©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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