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반드시 일어나는 갈등 상황을 잘 해결해 나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갈등 문제를 제때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가정생활은 물론, 학교와 직장 등 사회생활에서도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2019년 '사람인' 조사에서 일과 사람 중 퇴사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람'(81%)으로, '일'(19%)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2014년 'MBC 에브리원' 조사에서 직장인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관계'(51.2%)로, '업무 스트레스'(24.8%)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10여 년 전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연구에서는 선교사 중도 탈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동료 선교사들과의 갈등'이 꼽히기도 했다.

가정, 학교, 일터, 교회의 관계 속에서 성경 지침에 따른 갈등 해결 방안과 실제를 다루는 한국피스메이커가 웨비나 1차 월요공개강좌가 6일 저녁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처음 웨비나(Webinar, 웹 Web+세미나 seminar의 합성어) 형태로 진행한 이날 강좌는 한국피스메이커 대표 여삼열 목사가 강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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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와 거룩함의 최종적 목표는 화평이다. ©pxhere

그리스도인의 사명으로서 '화평'의 의미에 대해 여 목사는 "예수님은 화평하게 하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는다고 하셨다(마 5:9)"며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것은 온전함에 이르는 것인데, 화평함과 거룩함은 다른 영역이 아니라 하나이며 그리스도인의 성화의 최종 목표가 바로 화평함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갈등 발생의 원인은 지난 60~70년이라는 짧은 기간 농경 사회의 대가족 체제에서 기술집약 산업사회·정보와 인터넷 사회의 핵가족 체제로 급격히 변화한 이유가 크다. '소수 권력 집중적·수직적 질서'가 특징인 이전 시대의 가치관으로 '분화적·수평적 질서'를 따르는 현 체제에 살면서 충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통 사회와 포스트모던 사회, 그리고 성경적 진리와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여삼열 목사는 '하인리히 법칙'(1:29:300의 법칙, 대형 사고 전 수많은 관련된 작은 사고와 징후가 반드시 일어난다는 통계적 법칙)과 '주란의 법칙'(1:10:100의 법칙, 예방비용이 1이 든다면 평가비용은 10, 실패비용은 100이 든다는 규칙)을 소개하며 "우리나라 갈등 발생에 역사적 요인, 환경적 요인, 이념적 문제도 있지만, 사실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갈등부터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갈등을 통해 얻게 되는 기회도 있다. 여삼열 목사는 "갈등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회피나 공격이 아닌, 갈등을 직면하고 화해를 통해 해결해나간다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기회,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기회, 그리고 예수님을 더 본받아 자라가는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갈등을 잘 해결해 나가기 위한 성경적 갈등 관리의 기본 원리로 그는 '4G', 곧 ①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라(Glorify God) ②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Get the log out of your own eye) ③온유한 심령으로 바로 잡으라(Gently restore) ④가서 화해하라(Go and be reconciled)를 소개했다.

한국피스메이커 대표 여삼열 목사
여삼열 목사가 화평의 의미와 성경적 갈등 관리의 원리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줌 영상 캡처

여삼열 목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주님을 증거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면 다른 사람들과 화평하고 화목하려는 헌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화의 목표는 거룩함이고, 거룩한 삶은 화평하게 하는 삶"이라고 강조하고 "갈등을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름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성경적 갈등 관리의 4가지 원리 중 가장 어려운 것은 두 번째, '내 눈의 들보를 빼는 일'이다. 여 목사는 "세상의 법과 도덕, 상식이 아닌, 하나님의 기준에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내게 빼내야 할 들보는 없는지 봐야 할 것"이라며 "하나님 앞에서 철저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내 안의 들보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내 눈의 '들보'를 빼야 하는데 잘못하여 '진주'를 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여 목사는 "진주와 들보를 구분하기 위해 갈등 상황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며 "갈등 상황은 인간관계 속에서 인격적 상처나 모멸감 등을 느끼는 '인격적 문제'와 견해, 목적 차이로 충돌이 일어나는 '실질적 문제'로 나눠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형제를 인격적으로 모독하고 욕하고 저주하는 것은 큰 범죄이고, 미워하는 것은 살인과 같은 죄다. 그는 "존중이 결여된 비인격적 의사소통 방식으로 우리가 분노하고 화난다 하더라도, 실질적 문제에까지 연결하면 안 된다. 이를 구분하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 목사는 "하나 더 빼내야 될 '들보'는 일상적 의견인데 신념처럼 자리 잡아 우상화 된 나의 주장"이라며 "사람의 행동 근거가 되는 욕구가 의견에 머물지 않고 신념 수준의 의견이 되면 사실 대화와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하고 거룩한 신념이면 좋으나, 내 마음에 우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찾아내고 내 눈 속의 '우상'과 '들보'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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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영상 캡처

갈등 관리의 세 번째 원리는 '온유한 심령으로 바로 잡는 것'이다. 여삼열 목사는 "갈등이 생기면 권위자이든 아랫사람이든 그 사람과만 일대일로 이야기하고, 그 다음 듣지 않으면 한두 사람의 제3자를 데리고 가서 바로잡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으면 이방인과 같이 여기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마 18:15~16)"며 그동안 한국피스메이커는 온유한 심령으로 절차를 구체적으로 밟아가며 갈등 사례를 해결하는 훈련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갈등 관리의 마지막은 '가서 화해하는 단계'다. 여 목사는 "인격적 문제는 고백과 용서가 필요하고, 실질적 문제는 협상이 필요하다"며 "성경을 보면 협상 문화가 많다. 그래서 기독교 전통의 세계관 속에서 협상 문화가 발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과의 화평, 사람과의 화평을 위한 핵심 메시지와 원리를 추출하고 재적용하여 여러분의 상황 속에서 화평을 작은 부분에서부터 만들어나갈 것"을 요청했다.

한국피스메이커는 오는 13일 오전 10시에 '2차 월요공개강좌', 20일 오후 5시 '3차 월요공개강좌'를 동일한 내용으로 줌에서 진행한다. 사전 등록(바로가기)을 해야 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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