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성서신학회 제1회 학술대회가 ‘전염병과 마주한 기독교’라는 주제로 20일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에 위치한 에스라성서원에서 열렸다.

“구약 선지서에서 질병은 ‘하나님이 절대 주권자’라는 사실”

이날 네 번째 발제를 맡은 최만수 박사(고신대 강사)는 ‘구약과 질병-선지서에 나타난 질병 이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최 박사는 “구약 선지서에 나타난 질병은 사건이 아닌 하나님의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선지자들은 하나님을 대변했고, 백성들이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고 순종하도록 인도했다. 하지만 백성들은 불순종의 연속이었다. 질병은 말씀을 듣고도 순종하지 않았던 백성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며 “구약 선지서에서 질병은 ‘하나님이 절대 주권자이다’는 사실을 알리는 하나님의 메시지였다”고 했다.

최 박사는 “하나님은 마음과 정신까지도 직접 다스리시는 전능한 분이시다. 교만한 마음은 낮추시고 하나님만이 진정한 왕임을 깨닫게 하신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정의와 공의를 행하게 하신다”며 “이는 바벨론 왕이었던 느부갓네살의 경우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느부갓네살은 당시 대제국을 건설한 바벨론 왕이었다. 그런 왕이 미친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소와 같은 동물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동물처럼 행동했다. 당시로는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을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해 공동체에서 분리하거나 사람과의 접근을 차단해야 하는 질병으로 여겼다. 이는 ‘낭광증이나 수광증으로 알려진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했다.

이어 “느부갓네살이 비록 이방 왕이었지만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으로 세워졌는데 왜 이런 질병에 걸렸을까? 그는 분명히 하나님께서 왕으로 세운 사람이다. 그러나 느부갓네살은 자신의 왕국이 이룬 업적을 통해 자신의 위엄의 영광을 나타낸 것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다니엘을 통해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 알았지만 무시하고 교만함의 극치를 드러냈다”며 “왕은 자신의 권력의 모든 것이 자신이 성취한 것이라고 주장함으로 하나님께 돌아갈 영광을 차지했다. 이런 그의 마음을 하나님은 ‘들짐승’과 같아지도록 하셨다”고 했다.

또 “이 병으로 인해 7년간 사람들에게서 격리되었다. 그가 이 병에서 회복되었을 때에 그는 교만한 마음이 변하여 겸손한 자가 되었고, 여호와께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시며 진정한 주권자임을 알고 높이게 되었다. 느부갓네살은 자신이 회복되는 개인적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진실과 공의 그리고 그분이 왕을 능히 낮추시는 분임을 드러낸다”며 ”결국, 자신의 권세가 하나님에게서 온 것임을 깨닫는다. 실제로 그가 이 병에서 놓임을 받은 후 30년간의 통치 기간 동안 어떤 심판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최 박사는 “구약 선지서에서 질병은 ‘하나님이 절대 주권자이시다’라는 사실을 알리는 장치였다. 이를 통해 모든 질병은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주께서 그 사랑하는 자를 징계하시고 그가 받아들이시는 아들마다 채찍질’하신다고 알려주신다”며 “재앙 같은 전염병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다시 하나님을 만나고 그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게 하는 하나님의 섭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절망에 이르는 병들이 일어날 때, 우리는 온전히 기뻐하고 감사함으로 ‘하나님 앞에’ 더욱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 인간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하신 분 아냐”

신국원 박사
신국원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제공

다섯 번째 발제는 ‘기독교 세계관으로 본 전염병 사회 속 그리스도인의 책임’이란 제목으로 신국원 박사(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총신대학교 명예교수)가 맡았다. 신 박사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상황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전염병을 비롯하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해들에 직면한 그리스도인의 바른 자세가 무엇인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과연 어떤 이들의 말처럼 전염병과 자연재해는 하나님의 심판일까? 물론 그럴 수 있다. 노아 홍수가 그랬다. 관련 성경 구절도 많다. 하나님이 완악한 바로와 블레셋에게 ‘독종’(페스트)을 보내신 적도 있다(삼상 5:6; 6:11, 출 8-9장)”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이 인류의 죄악에 대한 직접적 심판임이 분명한 경우는 드물다. 하나님께서 질병과 재해를 통한 심판을 기꺼워하지 않으신 것도 분명하다. 다시 물로 세상을 심판하지 않겠다며 ‘무지개’를 펼치신 것이 그 증거”라고 했다.

또 “사도행전 16장에서는 지진이 빌립보 간수의 마음을 여는 도구로 사용됐다. 이처럼 재난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기도 한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은 인간을 향해 분노로 불타는 심판자가 아니시다는 것”이라고 했다.

신 박사는 “왜 하나님께서 이번 코로나19나 지진과 같은 재난을 때로 허락하시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재난은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자연의 힘 앞에서 그리고 창조주 앞에서 우리는 더욱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며 “재난이 우리를 믿음 안에 굳게 서게도 하지만, 연약한 심령은 공포와 의심과 분노로 녹아버릴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거리를 두고 냉정히 둔감하게 바라보는 분이 아님을 기억하는 것도 재난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추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박사는 또 “지구상에 많은 재난이 닥칠 때마다 성경을 공부하는 이들이 지금 우리가 겪는 재난들을 말일의 징조로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것을 알고 모르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이를 징조로 알았다면 그에 부합된 삶의 자세를 가지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서서 남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 진정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팬데믹 재난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말일의 징조인지를 알기 원한다면, 아모스 선지자의 말을 경고의 나팔로 새겨들어야 한다. 두려워 경각심을 갖고 공의를 세우는 일에 나서라는 말씀으로 들어야 한다. 이런저런 재난이 말일의 증거인지를 따지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이미 역사는 종말을 향해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팬데믹과 같은 재난이 잦아진다 해서 종말이 가깝다고 기뻐하거나 긴장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재난의 소식 가운데 재림의 나팔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그것을 죽은 자들을 향한 심판의 조종이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를 향하신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조종은 살아있는 이를 위해 울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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