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석 목사
예수비전교회 교육디렉터 이반석 목사 ©황지현 기자

동화속 주인공인 피터팬처럼 아이들과 즐겁게 소통하며, 아이들이 교회에서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자라나도록 발로 뛰는 예수비전교회 교육디렉터 이반석 목사. 최근 그를 만나 다음세대 사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봤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 일답.

-목사님과 사역에 관해 소개 부탁드려요.

“예수비전교회(담임 정우길 목사)에서 교육위원회·교육디렉터를 담당하고 있는 이반석 목사입니다. 다음세대 사역을 10년간 했는데 예수비전교회에서 사역한지는 5년입니다. ‘가르치는 교회, 치유하는 교회, 전파하는 교회’라는 교회 철학에 발맞춰 사역하고 있습니다.

교육디렉터는 전체적인 교육의 방향과 틀을 잡고 구체적인 교육철학과 비전을 함께 협의해서 전체 부서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아이들 교육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사역입니다. 또한 다음세대를 향한 관심과 필요를 파악해서 당회, 교육부서, 교역자, 교회 분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교육디렉터 사역을 담당하게 되었나요?

“처음엔 방과 후 교실 등 여러 파트사역을 겸했습니다. 보통 각 부서가 가진 색깔과 교회의 방향이 한 방향으로 가는 게 쉽지 않고, 부서마다 교역자가 다르고 교역자는 짧으면 2~3년, 길면 5년 만에 바뀝니다.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과 상황이 바뀌면 아이들은 해가 바뀌어도 똑같은 내용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전체교육의 흐름이 이어지고 부서 간의 통일성을 갖춰서 아이들이 교회학교를 졸업했을 때 성취가 있었으면 하는 현장의 필요와 교회의 요청이 있어서 교육디렉터 사역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사역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보람이 있나요?

“교회가 가지고 있는 좋은 교육 철학, 커리큘럼, 아이디어가 교단이나 교회 내에 공유되면 윈윈 효과를 낳을 수 있는데 오픈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자기 교회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전체적인 틀을 마련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은 공유되는 움직임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교육디렉터 사역 첫 1년 차는 발로 뛰면서 교육이 잘 되어 있다 하는 곳은 교단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사역자를 만나고 필요한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교회에 적용해보기도 했습니다. 교회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하나의 기준과 틀을 모든 교회에 적용할 수 없고, 책에 나오는 이론은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 많지 않은데, 사역자들을 직접 만나서 왜 그것을 했는지, 우리 교회엔 무엇을 해야 하고, 해도 될지 안 될지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과 실질 사역의 결과물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부서 간 또는 전체방향을 조율하고 맞춰간다는 게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입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해도 해결이 안 되는 부분들이 있고, 교회에서 오랫동안 변화가 안 되다 보면 사람들 안에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자리 잡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역을 하면서 니즈들이 반영되고 조율이 되고 조금이나마 변화되는 것이 보일 때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다음세대들은 예수비전교회를 어떤 경로를 통해 오게 되나요?

“올해 54주년을 맞은 오래된 지역 교회이기에 친구나 소개를 통해 많이 오고, 지역사회에 흐르는 이야기를 통해 오기도 합니다. 자녀교육에 관한 부모 모임인 ‘품성’, ‘비전트리지역아동센터’, ‘꿈땅어린이집’, 교회 청년들이 중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신앙적으로 인풋 해주는 ‘비전스쿨’ 등을 통해 오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주일학교에 관한 기억은 어떤가요?

“아버지가 목사님이십니다. 어렸을 적 교회에서 배운 내용이 구체적으로 잘 생각나진 않지만 아이들과 뛰어놀고 암송대회도 하고 자장면도 먹으면서 활발하게 잘 놀았던 것 같습니다. 개척을 시작하셨을 때는 작은 교회에서 친밀하게 교제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는 말씀도 중요하지만 교회에서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자라게 하느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씀의 반석 위에 서 있으면서 교회와 예배가 행복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 주일성수, 예배를 지키는 것은 강조하셨지만 그 외의 신앙 교육의 측면에선 푸시를 많이 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갈 수 있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를 말씀으로 키우고 싶다는 기대와 욕심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것을 강제적으로 하고 아이들이 질려버리는 것보다 부모가 먼저 말씀을 보고 말씀으로 살아가고 중요한 몇 가지 기준들만 잘 지켜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역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긍정적인 면은 한국교회에서 해야 할 사역과 하지 말아야 할 사역을 구분하는 기준점이 된 것 같다는 겁니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하고 해야 할 사역과 시대적 흐름이나 트렌드에 따라서 하는 사역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추면서 할 수 있는 것에 제약이 있으니 정말 뭐가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가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가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혼’이란 말이 있습니다. 가족들끼리 오랜 기간 떨어져 있고 교류가 없다가 코로나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집에 함께 있는데 평소에 쌓인 관계가 없다 보니 오히려 가정폭력이 늘고 이혼율이 올라갔다는 평가를 봤습니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코로나가 준 어려움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얼마나 가정에 소홀했는가를 돌아보고 가정교육,부모교육 등 신앙교육을 할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좋은 기회이지만 한계는 있습니다. 교육에는 단계가 있는데, 오랫동안 준비하던 상황이었다면 부모들이 좋은 타이밍으로 여기고 가정교육, 신앙교육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이런 시간을 맞게 되니 부모가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정보를 제공해도 이 정보를 어떻게 요리할지를 모르니 오히려 더 어려움이 생깁니다. 할 수 있는 내용은 많지만 바로 시작하기보다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신앙교육을 하지 않았는지, 하지 않아서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체감한 걸 가지고 필요성과 동기부여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것을 깨우는 시간입니다.”

- 새롭게 시작하게 된 콘텐츠가 있나요?

“드라이빙스루 심방, 영상편지, 온라인예배 등 다른 교회들과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과 소통할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놀이와 관련된 유튜브 콘텐츠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피터펜 플레이
피터펜 플레이 ©유튜브 피터펜 플레이 영상 캡쳐

-유튜브 채널에 대해 조금 더 소개 부탁해요.

“시작한 지 2~3개월 되었는데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재밌고 신나고 유익하게 놀아볼지를 고민하면서 만든 콘텐츠입니다. 동화 속 인물인 영원히 늙지 않는 피터팬처럼 아이들의 세계로 돌아가서 재미있고 신나게 놀아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피터펜 플레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반석이라는 제 이름의 영어 ‘피터(Peter)’, 공부할 때 쓰는 ‘펜(pen)’, 놀이인 ‘플레이(play)’를 합쳐서 아이들과 노는 걸 연구해 보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앞으로 비대면, 온라인이 강화될 것이다, 이게 없으면 안 될 것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직접적인 만남, 면대면 만남의 중요성이 강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온라인으로 가질 수 없는 가치가 거기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관계가 중요한데 아이들과의 관계는 놀이라고 생각하기에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과 친근함을 쌓고 관계가 맺어지면 말씀도 잘 들어갈 거라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아이들과 놀이하고 즐거운 시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되고 말씀을 가르칠 수 있는 하나의 브릿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요즘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학교를 못 가니까 힘들어합니다. 그 시간에 아이들과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주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추억의 게임 ‘아이엠 그라운드, 집에서 하는 컬링, 시장에 가면, 보드게임’ 등의 놀이를 준비해 가서 함께 놀고, 또 아이들은 본인이 유튜브 채널에 나오니까 즐거워하고, 다음엔 아이들이 하고 싶은 놀이를 스스로 준비해서 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관계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습니다.”

-올해 하반기 사역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가정에 대한 걸 강조하고 싶어서 가정예배를 가지고 먼저 풀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올해 가정과 교회의 연합, 부서와 부서의 연합, 세대 간의 연합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사역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가정예배 회복이란 주제로 강사를 초대해서 워크숍을 계획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할지, 온라인으로 가능한 부분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평신도 교사들로 포스트 코로나 TF팀을 구성하는 것도 생각 중입니다. 학자들, 목회자들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누구도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무언가를 시도해보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대면으로 하는 온라인 예배, 대면해서 만나는 오프라인 예배, 그리고 이것을 병행하는 기간인데 구분하지 않고 올라인(All-line)이라고 해서 모든 라인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음세대들의 영적인 정황이 궁금합니다.

“외국처럼 정보를 접하고 습득하는 연령대가 점점 어려지는 것 같습니다. 정화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 감당할 수 없는 정보와 내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때이기에 아이들 자신도 무엇이 맞는지 가치판단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대적으로는 심적으로 점점 더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50대 이상의 기성세대는 경제적으로 먹고살기 힘들었던 어려움과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분들이 자녀를 낳고 키울 때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주지 않고 싶고 자유와 선택권을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세대는 자기 스스로 선택하려는 특성이 강합니다. 개인주의적인 것이 조금 더 가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세대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과 염려가 있습니다.”

-대안이 궁금합니다.

“코로나 이전이나 이후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대안은 같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고 사람을 만들 때 공동체를 전제하고 공동체로 살아갈 수 밖에 없게끔 하셨습니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면 사회적인 존재로 살아갑니다. 혼자 살고 싶어도 혼자 살 수 없는 것입니다. 대안은 공동체입니다.

세상에 어떤 좋은 콘텐츠가 나오고 교육적으로 좋은 방법을 얘기해도 교회에서 가르칠 건 복음입니다. 교회가 세상이 가진 기술로 다음세대를 교육할 수 있다면 벌써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그것은 대안이 될 수 없고 그걸 가져가면 갈수록 한국교회가 더 어려워지고 다음세대가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기본적인 대안은 어릴 때부터 교회가 말씀으로 강하게 훈련하는 겁니다. 세상의 것을 무시하고 말씀만 보고 교회만 다니라는 개념이 아닙니다. 말씀의 기초 위에 뿌리를 박고 기준이 분명하게 서 있으면 다른 것들을 수용하고 어울려 살아갈 수 있고, 어릴 때부터 말씀으로 훈련하면 세상에 나가서도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반기 이슈(이단, 음란, 동성애)가 다음세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나요?

“아이들이 이미 알고 민감하게 먼저 반응합니다. 성교육, 동성애 이슈 등에 대해 무분별하고 단순한 논리가 주입되고 있기에 교육이 많이 필요합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 창조에 대한 섭리나 우리 몸을 주신 분에 대한 소유권, 주권에 관한 것을 공과공부나 설교 통해서 많이 강조합니다.”

-교사들에게 어떤 자질과 비전을 심어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영혼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성경적 지식이 별로 없어서, 내가 잘 몰라서, 아이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서 부담스럽다고도 하지만 그런 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배워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교사로서 영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기도하고 품고 나가는 게 제일 중요한 자질인 것 같습니다.

내가 맡은 아이들이 빨리 변화되면 좋은데 쉽지 않고,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희생이 많이 필요한 자리여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서 아이들을 변화시키십니다. 그 말씀을 전하는 자리에 있는 나를 통해서 이 아이들이 인생이 변화될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사역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시간 가르치지만 아이의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자신의 역할에 대한 가치와 자신감. 자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 교사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이 있나요?

“직능별 교육으로 가르치는 교사 교육뿐 아니라 영아부부터 초등부까지의 반주자·찬양인도자를 모아서 4~6주 찬양인도자 교육을 했습니다. 찬양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쉬운데 예배의 영성과 분위기가 훨씬 업그레이드 된 것이 눈에 보이니까 교사들이 더 은혜받는 게 눈에 보입니다. 찬양인도자들이 성장하고 있는 게 눈에 보여서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생각합니다. 앞으로 형편이 된다면 직능별 교육을 더 많이 해주고 싶습니다. 특히 방송실 사역은 신앙적으로 취약합니다. 직능교육도 필요하고 방송실을 섬기면서 예배할 수 있어야 하기에 신앙교육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임원이고 부장인데 본인의 역할이 아닌 다른 역할을 하실 때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부장을 하면서 반을 담당하기에 어려움도 있지만 부서의 철학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직능별 교육을 할 때 해야 할 일들, 역할을 분명하게 세울 수 있는 시도들을 하려고 합니다.”

- 교회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이들이 믿음 위에 서서 세상으로 나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다음세대라는 표현이 결국 그리스도인인데 세상에 나가서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잘 드러냈으면 합니다. 단단하게 바로 서 있으면 사람들의 평가나 말들에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누구나 처음부터 단단한 사람이 없고 훈련의 과정은 필요합니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사랑만 받고 밖에서는 경쟁력이 없으면 세상의 어려움이나 힘듦에 위축되는, 교회 안에서만 그리스도인이고 세상에서 패배하는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교회 안에 아픔이나 어려움이 있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까 쉽지 않지만 교회가 아이들을 잘 키워서 어디를 가도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를 계속 이야기해주어야 합니다. 말씀이 지겹고 재미없다고 아이들이 말한다 해도 필요한 걸 어떻게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지 다른 걸 줄 수는 없습니다. 세상 속에서 든든하게 설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아이들이 되길 바랍니다.”

- 올 한해 기도제목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우리 교회뿐 아니라 예배를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예배드리는 게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게 본질이라고 생각하기에 본질의 회복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가르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가서 하나님 찬양하는 게 행복하고 말씀 듣는 게 좋고 친구들 만나는 게 좋아야 하는데 선생님도 교역자도 교회에 가기 싫고 지겨우면서 아이들에게 교회를 행복하게 다니라고 말하는 건 모순입니다. 먼저는 어른들부터 예배의 기쁨·감격 본질을 회복하기 원합니다. 무엇 때문에 행복한 게 아니라 예배드릴 수 있는 게 행복하고 찬양할 수 있는 게 기쁘고 기도할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성도들이 있는 자체만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예배의 기본적인 태도는 지킬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하지만 예배시간에 참여하고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나서 아이들에게 예배의 기쁨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도나 선교훈련 등이 축소되었는데 지금은 예배드리는 일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지면서 코로나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대안을 준비하는 것도 맞지만 예배가 예배 되게 하고 교회가 교회 되게 하는 교회로서의 색깔이 분명해야 교회가 살아남습니다. 교회에 시설과 복지가 다 잘 되어 있어도 정작 그 안에 있는 구성원이 복음으로 잘 세워져 있지 못하다면 그것은 어려움을 더 키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건 없어도 복음을 전해주는 게 교회의 사명인데 그런 일에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합니다. 예배를 드리지 않고 떠나 있는 성도들에게 영상이든 유인물이든 캠페인이든 여러 루트를 통해 계속 전달해주는 게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정의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기도제목입니다. 가정의 회복이 많이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가정이란 곳은 폐쇄적이어서 아무리 친해 보여도 가정 내부의 사정은 아무도 모릅니다. 밖에서 부모들이 젠틀하고 부드러워도 가정에서는 반대로 하는 경우도 많고, 가정 내에서 어려움이 생겨도 자기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면 악순환이 되고 어렸을 때 2~3년, 5~6년 굳어진 것들이 나이가 들어 회복하려면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들고 힘이 듭니다. 그런 부분에 회복을 돕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다음세대를 담당하고 있는 사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교육디렉터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희생이 없이는 얻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지만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간절히 찾아 나서고 구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앉아서 무언가가 생기길 기다리고, 누군가가 좋은 것을 제공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좋은 것을 원하면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실제 사역현장에선 200~300%를 쏟아도 만족할만한 100%를 가질 수 없는데 100%만 쏟고 100%를 얻고자 하는 것은 욕심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 원한다면 찾아 나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좋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기존 성도들의 철학과 비전을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어디에서 뭘 했는데 좋더라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내가 준비가 없이 가져와서 적용하면 오히려 사람들을 더 힘들게 만듭니다. 교회의 토양을 잘 파악하고 우리 교회에 뭐가 필요한지를 분석한 다음에 함께 고민해서 만들어가야 합니다. 기존의 교사들, 성도들, 아이들이 익숙해져 있는 부분이 있는데 좋은 비전, 좋은 책을 가져와서 바로 투입하면 아무리 좋은 것을 가져와도 절대 정착이 안 됩니다. 리더라고 해서 좋은 정보를 바로 가져와 쓰는 게 아니라 기존의 성도들, 교사들에 대한 배려로 함께 고민하고, 그들이 고민하는 것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려는 사역자의 욕심을 버리고 이 교회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를 고민하고 하나님께 ‘내가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무엇을 하는 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는 걸까요?’ 하나님 앞에 구하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런 질문들이 있으면 변화를 위한 시도들이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음세대, 믿음의 세대가 세워지길 바라는 것은 교단을 초월해서 모두가 품고 있는 비전일 것입니다. 다음세대를 세운다는 목적이 있다면 그 목적에 협력해서 넓은 장을 마련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신학적 문제, 교단의 색깔도 중요하지만 그걸 강조하다 보면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이나 복음으로 세워져 나가는 일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한계는 있겠지만 현장에 있는 분들,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분들이 교단을 뛰어넘어 서로 협력하고 좋은 자료나 정보를 나누며 좋을 것 같습니다. 작은 교회들의 경우 정보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거저 받은 것을 거저 나누는 거니까 조금 더 넓은 차원에서 공유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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