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개혁신학적 문화 명령 수행으로서 전인적 인격교육

1. 기독교 가치관 교육: 이분법적 가치관 극복

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

차세대들에게 가르쳐지는 가치관이 교회와 학교가 다른 이분법이 되어서는 안된다. 성경적 가치관은 보편적이다. 십계명 첫째- 넷째 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관계요, 다섯째 계명-열째 계명은 인간 사이의 관계다. 십계명의 첫째에서 넷째 계명은 하나님과 관계로서 종교적 계명인데 이 계명의 권위는 다섯째 계명에서 열째 계명의 윤리적 보편성에서 그 신뢰성을 가져온다. 부모공경, 살인 금기, 간음 금기, 도적질 금기, 거짓말 금기, 탐욕 금기 등은 사회적 윤리성과 질서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십계명의 윤리는 단지 기독교 윤리가 아니라 보편 인간 관계의 윤리다. 그러므로 오늘날 미국의 남부주정부는 십계명을 시민윤리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기독교 윤리는 기독교인에게만 국한되는 윤리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인간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지고 실천해야할 윤리다.

교회는 이분법 윤리를 가르쳐는 안된다. 십계명의 윤리는 공교육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산상 설교의 윤리는 사랑의 윤리로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적용되는 보편윤리다. 주일학교는 교회에서 배우는 신앙과 윤리가 그대로 학교애서도 적용되어야함을 가르치고 그 예를 고대 제국인 이집트의 국무총리가 된 유대청년 요셉 이야기, 바벨론 제국의 총리 유대청년 다니엘 이야기, 페르시아의 왕비로서 하만의 궤계에서 유대 민족을 구한 유대 여인 에스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성 감옥에서 기독교인인 된 애국지사 이승만, 기독교인으로 상해임시정부를 공산주의자들로부터 지킨 김구, 청년시절 기독교인으로 민족지도자가 된 도산 안창호, 애국운동과 신앙운동을 일치시킨 이승훈, 물산 장려운동을 일으킨 조만식, 청십가 운동을 일으킨 장기려, 나병 환자를 위하여 일생을 바치고 아들 둘을 죽인 공산청년을 아들로 입양한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등이 보편 윤리를 실천한 기독교 지도자라는 것을 각인해주어야 한다.

2. 전공과 신앙의 융합 교육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을 복음적 영향력으로 이해한다면 기독교 학교에서의 기독교교육은 예배나 종교수업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모든 교과목의 가르침에 기독교적 영향력이 끼쳐질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예배와 종교과목이 충실히 이루어지더라도 각 교과목의 가르침에 있어서 무신론이나 반기독교적 가치관에 의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복음적 영향력은 심각히 감퇴될 수밖에 없다. 교과목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이 가능할 때 기독교 학교의 건학이념이 보다 강하게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독교 학교 교사가 신앙과 교과목을 통합할 수 있는 전문성을 지녀야 하며, 교사의 영성과 인격이 학생들에게 복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기독교 학교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교사가 기독교 학교인 셈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교사를 통해서 기독교 학교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 학교의 경영이나 행정이 학생들에게 복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 경영과 행정이 권위주의적이 아니라 민주적이어야 하며, 이사진과 교육행정가들이 정의롭고 투명한 학교운영과 섬기는 리더십을 통해 본을 보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 학교 전체 공동체가 기독교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며, 복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기독교 교육은 일반 교양교육을 성경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희랍적 교양 가운데 기독교 인격으로 수용할 점이 많다. 예컨대 플라톤은 이상적 국가 실현의 지도자가 가져야 할 개념으로 아레테(ἀρετη, Arete, moral virtue) 개념을 제시했다. 플라톤은 사람 안에 주어진 아레테의 실현이야 말로 인간됨의 실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기독교 교육이 인간 안에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내어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는 인간 안에 “다중 지능”(multiple intelligence)이 있으며 이것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다중 지능에는 언어, 음악, 논리수학, 공간, 신체운동, 인간 친화, 자기성찰, 자연친화 등 8개의 독립 지능과 음악, 종교적 지능 등이 있다고 본다. 각 지능들은 자기 성찰 지능과 결부되어 발전해야 하며 종교적 지능과 결부되어야 원만해 질 수 있다. 부모는 자녀들의 다중 지능을 계발되도록 도와야 한다.

3. 기독교 세계관, 가치관 교육

부모나 교역자, 주일학교 교사는 신앙가진 학생들이 다들 기독교학교나 기독교대안 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신앙과 연결시키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들이 기독교 세계관으로 교과목을 이해하고 신앙의 일관성 속에서 학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세속입시 위주의 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교회학교 학생들이 주일 아침에 교회에 못 나오는 원인이 “학원 가기 때문”이라는 설문 조사가 나왔다. 사교육이 팽배하면 가장 위축되는 것이 교회 교육이며 시험기간에는 학생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것이 오늘날 교회학교 현실이다.

십계명이 오늘날에도 타당한 것은 지구촌의 인류의 올바른 생존을 위하여 2째 계명의 우상 금기, 4째 계명의 안식의 중요성, 5째 계명의 부모와 권위의 중요성, 6째 계명의 생명존중, 7째 계명의 성의 중요성, 8째 계명의 타인의 명예와 재산 존중, 9째 계명의 자기와 타자와 올바른 관계(정직), 10째 계명의 타인의 소유 존중이다. 10째 계명은 오늘날 현대인, 특히 젊은 세대에게 탐욕 규제를 가르치고 있으며, 이는 너무나 적절한 내용이다. 탐욕이란 인간이 생존 이상으로 육체 욕구 충족과 권력이나 명예추구하려는 대부분 사람들의 행동의 동기로서 욕심으로 인간 내면에 숨겨져 있다. 탐욕은 우상숭배로서 성취를 위해서 정의를 외면하고 불의의 길로 나가기 때문에 철저한 자기 규제가 필요하다. 2013년 흥사단 투명사회 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의 청소냔 1만172명 상대로 한 조사에 의하면 고교생 47%, 중학생 33%, 초등학생 16%가 “10억 원이 생기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샬롬나비 운동은 시민운동 윤리강령으로 겸손, 정직, 검소 등을 요청하고 있다. 후기 정보사회의 이념인 자유, 포스트모던 사회의 이념인 평등은 서로 상충된다. 자유는 불평등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평등을 자유를 유보한다. 자유와 평등 사이를 중재하는 이념은 평화다. 차이를 인정하는 자유와 차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평등은 평화의 입맞춤으로 서로 타협해야 한다. 여기에 샬롬나비는 시민운동 행동강령으로 감사, 나눔, 섬김의 정신을 필요로 한다. 평화의 정신은 청소년들 사이에 일어나는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

4. 문화변혁주의로서의 기독교 교육: 문화명령과 대위임명령 연계로서의 신앙 인격 형성

기독교 신앙은 교회와 학교를 분리시키는 분리주의 이념이나 학교를 교회 안에 축소시키는 축소주의 이념이 아니라 문화변혁주의 이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분리주의적 이념은 터툴리안의 반문화 기독교 사상으로서 교회와 학교를 대립시키고 분리시킨다. 이 입장은 가치중립적인 입장에서 신앙과 학문을 분리시킨다. 교회가 신앙교육을 독점하며 학교는 전공 교육을 독점한다. 일반학교와 교회생활을 서로 대립하거나 별개의 기관으로 보고 양자를 분리시켜 신앙과 학문의 이원론에 빠지게 된다.

이에 반해서 교회주의적 이념은 학교교육을 교회 안으로 끌어 들인다. 중세의 교회부속학교나 교구학교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세에서는 문답학교, 고급문답학교, 사원학교, 수도원학교 등은 교회에 종속되거나 감독 아래 있었다. 이 입장은 교회교육을 교육의 토대로 삼고 교회교육의 소극적 확장으로서 학교 교육을 실시한다. 구체적인 예가 한국에서는 포천의 사랑방공동체 학교나 춘천의 예수촌 교회의 v-school이다.

문화변혁적 입장은 분리주의적 이념과 교회주의적 이념을 넘어서서 보다 적극적으로 세속문화에 대결하면서 이를 기독교적으로 변혁시키고자 한다. 문화변혁적 입장은 화란의 문화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의 “인간의 삶에서 만유의 주권자이신 그리스도께서 내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영역은 한 치도 없다”는 영역주권(sphere sovereignity) 사상을 수용한다. 모든 삶의 영역은 하나님의 통치 영역이며, 각 영역은 하나님이 주신 법과 질서를 따라 고유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가정, 교회, 학교, 국가는 서로 상이한 기관으로서, 각기 고유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고유한 독립적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영역들은 상호협력은 가능하지만 한 영역이 다른 영역을 지배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

루터나 칼빈 등 종교개혁자들은 자녀 교육의 책임을 교회나 학교에 두기 보다는 언약 사상에 기초하여 일차적으로 가정의 부모에게 있는 것으로 보았다. 교회교육이나 학교 교육은 가정 교육의 연장 선상에 있다. 학교 교육은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점에서 교회교육의 연장에 있다. 문화 명령을 수행하는 일과 그리스도 제자를 만드는 일은 동일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에 순종하는 것이다. 문화명령의 수행은 하나님의 일반 은총에 순종하는 것이며, 제자를 만드는 일은 하나님의 특별은총에 순종하는 것이다.

문화변혁적 입장에 의하면 학문과 신앙이 통합되어야 한다. 영역주권은 학교의 자율을 인정한다. 교회와 학교는 영역주권에 따라 종속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다. 학교가 추구하는 지적 유산(遺産)과 보고(寶庫)는 비록 왜곡되고 타락하였으나 일반 은총 아래서 여전히 인간 교육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가정 교육의 토대는 하나님의 언약이다. 학교 교육은 교회교육의 적극적 확장이다. 문화명령에 의하면 교회 교육과 학교 교육의 조화가 시행되어야 한다. 교회교육은 학교 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적 유산과 보고는 일반 은총의 내용으로서 계시의 빛 아래서 복음으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화변혁의 착상에 의하면 일반교육은 문화명령의 적극적 수행이며 신앙교육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개혁신학적 문화변혁주의는 교회와 학교는 하나님 주권 안에 있는 두 가지 다른 기관으로 본다. 교회 교육과 학교 교육은 하나님의 주권에 속하는 두 영역 교육으로서 특수 은총과 일반 은총 영역이다. 하나님은 진리의 궁극적 원천이며 유일한 원천이기 때문에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 여기서 차세대 신앙 교육을 위하여 가정, 교회, 학교, 사회는 독립적이고 유기적이고 총체적인 연관성에서 협력해야 한다.

맺음말: 인공지능 시대에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글로벌 안목을 지닌 인격 형성

한국교회 차세대 신앙교육을 위해서는 교회주일학교의 교육 패러다임이 총체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것은 담임 목회자가 성인 목회와 아울러 차세대 목회를 주도해야 한다. 주일학교를 부교역자에게 맡기는 부차적 교육이 아니라 성인 목회를 차세대에 집중하여 차세대가 교회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교육 생태계를 친(親)차세대적으로 조성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 교역자, 학교, 사회가 이에 대한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부모가 청소년 신앙교육에 교사가 되어야 하고, 주일학교 교사는 학생들과 인격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학교 공교육에서도 정의와 사랑과 평등, 성과 가치관 교육이 신앙적 관점에서 가르쳐져야 한다.

교회, 가정, 학교, 사회가 연계되는 기독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물을 다스리라는 창조 명령인 문화 명령(cultural mandate, 창 1:26-8)은 모든 족속을 제자로 만드는 선교 대위임령(the Great Commission, 마 28:19-20)과 연계해서 성찰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한국교회 차세대는 다가온 인공지능시대에서 기독교 세계관으로 티지털 마인드로 대응하고 디지털로 지구촌화된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한 인격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끝)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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