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회 기독교학술원 월례포럼
왼쪽부터 한윤봉 박사, 김영한 박사, 박찬호 교수, 권수경 교수 ©장지동 기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22일 오후 3시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진화적 창조론은 왜 잘못되었나?’라는 주제로 제83회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1부 순서인 경건회에선 이영엽 목사(명예이사장, 반도중앙교회 원로)의 인도로, ‘한국교회를 위하여’ 오태용 목사(풍성한교회원로), ‘한국사회를 위하여’ 이윤희 목사(합동측 군종원로), ‘평화통일을 위하여’ 육호기 목사(GMS 원로 선교사)가 기도를 인도하고,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시편 19:1~14)라는 제목으로 김병훈 교수(합동신대 교수)가 설교했다.

김 교수는 설교에서 “시편 19편은 온 우주를 창조하신 영광의 하나님과 율법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연결하고 있다. 이러한 연결이 암시하고 있는 중요한 교훈은 서로의 비분리적이 일체성”이라며 “우주의 창조주와 율법의 주관자는 사뭇 다른 개념이지만 하나님을 아는 일에 있어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율법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은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 수 없다. 반대로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진 사람은 율법에 대한 지식과 아울러 구속주 하나님을 갈망하며 찬송하게 된다”며 “이러한 사실은 자연현상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갖고자 할 때, 특별계시인 말씀에 의하여 통제 받아야 함을 뜻한다. 자연계시는 자연을 통해 아는 것이 아니라, 죄로 인한 인지적 영향이 미친 결과가 극복될 때 점차 확실해 지는 법이다. 유신진화론자들은 진화론을 자연계시로 주장하지만, 자연계시는 진화론이 아니라 하나님을 보여준다”고 했다.

2부 발표회에선 한윤봉 박사(전북대학교 화학공학부, 한국창조과학회 회장)가 ‘진화적 창조론의 과학적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박찬호 교수(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가 ‘유신진화론은 복음주의자들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권수경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초빙)가 ‘유신진화론 비판을 위한 개혁신앙의 자기정립’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먼저 한 박사는 “첨단과학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공통점은 진화론은 과학적 사실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창조주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창세기에 기록된 6일 창조는 종교적이고 신학적인 견해일 뿐, 현대과학에서 주장하는 내용들과 다르고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우주와 생명의 기원 문제를 창조주 없이 설명해보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대표적인 결과가 진화론이며, 창조론과 진화론을 혼합한 다양한 타협이론들”이라고 했다.

이어 “타협이론 중에서도 ‘진화적 창조론’은 하나님께서 ‘우주와 지구는 자연적인 방법을 통해 창조하셨지만, 생물들을 종류대로 직접 창조하시지 않고 진화 방법을 통해 창조하셨다’고 주장한다”며 “진화적 창조론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 진화론과 지질시대표, 연대측정법, 빅뱅우주론의 과학적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진화적 창조론의 과학적 문제점을 비평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성경에 기록된 창조의 내용을 주류 과학계가 주장하는 진화론과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이지만,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크리스천 지성인들이, 교회에서 다음세대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믿음의 부모들이 성경말씀을 세상 학문과 타협해서 가르치면, 누가 성경의 권위를 지킬 것인가. 누가 한국교회와 다음세대를 건강하게 세우고 다시 부흥하게 할 것인가. 해답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기독인들에게 있다. 문제는 ‘무엇을 믿고 가르칠 것인가’이다”라고 했다.

한 교수는 “오늘날 하나님이 없다고 하는 첨단과학 시대에 다음세대들을 위한 교육의 원칙은 하나님의 말씀을 세상 학문과 혼합하지 않고, ‘뜻을 정하여 오직 성경으로 잘 가르치는 것’”이라며 “성경적 창조를 믿는데 걸림돌이 되고 방해가 되는 모든 진화론적 지식들을 아낌없이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표한 박 교수는 “유신진화론이 복음주의자들의 선택지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아담의 역사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인 원죄교리가 무너지게 되고,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이해에 흠결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신진화론에 대한 그루뎀(Wayne Grudem, 1948~)의 반대는 ‘아담의 역사성에 대한 것을 넘어 11가지 중요한 교리에 대한 부정을 함축하기에 복음주의자들로서는 유신진화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것”이라며 “그루뎀의 반대는 전반적으로 건전한 것으로 사료된다. ‘젊은 지구론’과 ‘오래된 지구론’ 모두 복음주의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견해라고 보는 그루뎀의 견해도 어떤 면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루뎀이 혹여 창 1~3장의 내용을 지나치게 역사적으로 읽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부분은 있어 보인다”며 “그루뎀 자신은 문자적 해석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이런 그루뎀의 주장이 너무나 문자적인 해석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경적인 교리를 주장하는 그루뎀인데 과학과 관련된 토론의 문맥에서도 상당한 정도의 지식을 보이고 있어 논문을 쓰는 가운데 많은 도전이 되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아울러 “‘유신진화론은 복음주의자들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그루뎀을 따라 유신진화론이 복음주의자들의 선택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주장에 대해 에릭슨이나 쉐퍼도 동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판의 강도에 있어서는 조금은 너그럽게 어느 정도 여지를 두고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 부분은 에릭슨보다는 쉐퍼가 보다 많은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끝으로 권 교수는 “유신진화론(또는 진화창조론)을 개혁신학의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이라며 “유신진화론은 오늘날 주류 생물학이 내세우는 진화론을 과학적 진리로 수용하고 그것을 성경 및 기독교 전통과 조화시키고자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의 진화론은 지질학, 천문학, 유전학 등 주변 학문의 발전과 더불어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므로 오늘날 진화론을 수용한다는 것은 진화론과 뗄 수 없게 얽혀 있는 인접 학문의 성과를 함께 인정한다는 뜻이 된다”며 “그리고 그 모든 학문은 함께 새로운 형태의 세계관을 형성하면서 자연과 인간과 세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유신진화론에 대한 개혁신학적 비판 역시 많은 연구 및 저작이 이미 밝힌 것처럼 하나의 생물학 이론을 특정 신학의 입장에서 비판하는 작업을 넘어 진화론 및 인접 학문들이 공유하는 세계관을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분석, 비판하는 작업의 형태를 띠게 된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인류는 전대미문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그 변화의 핵심은 세계관”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는 성경을 믿으나 안 믿으나 모두가 지구 중심,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며 “그런데 천문학의 발달로 광대한 우주와 장구한 역사를 알게 되면서 그 관점이 흔들리고 있다. 또 지질학과 생물학의 발달로 인간 중심의 가치관도 점차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존의 세계관 틀에서 성경을 배운 구세대의 책임은 전혀 새로운 세계관을 어려서부터 익혀 온 다음세대로 하여금 그 세계관과 맞지 않는 듯 보이는 체계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사랑의 복음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유신진화론은 새로운 세계관에 잘 어울리는 입장으로서 다음세대 사람들에게 훨씬 강력한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개혁신학으로 유신진화론을 비판하는 일은 갈수록 힘겨운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울러 “성경적 가치관을 고수하는 개혁주의로서는 기존 세계관의 틀 위에 형성된 영원한 생명의 복음을 어떻게 전수해 줄 수 있을 것인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의 내적 일관성을 갖추는 일과 성경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따르는 일은 그런 싸움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준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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