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세계 선교사들을 품다
주차장에 들어서자 분주한 발걸음이 오간다. 창립 50주년 기념 잔치가 한창이다. 바쁜 와중에도 낯선 방문객을 향한 따뜻한 인사는 빠지지 않는다.
이번 행사의 이름은 ‘디아스포라 미션 컨퍼런스’. 희년으로 상징되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베델교회가 마음을 모은 자리다. 교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에 선교사들을 파송해 왔다. 이제 그 흩어진 선교사들을 한데 모아 선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김한요 담임목사의 비전이 이번 행사로 결실을 맺었다.
김한요 목사는 행사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각 나라에서 묵묵히 희생해 온 선교사님들께 쉼과 안식, 그리고 재충전의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이민 목회자들과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기도하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꿈도 있고요.”
2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선교사들과 미국 전역의 한인 목회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닷새 동안 이어진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의 저명한 설교가들이 말씀으로 위로를 전하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함께 나눴다.
“이웃 교회 장로님이, 베델교회는 들여다볼수록 ‘와서 보라’고 당당히 외치며 사역하는 교회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을 듣고 지난 50년을 돌아봤습니다. 베델의 오늘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루어 놓으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13년째 교회 주제곡 가사를 직접 써온 작사가이기도 한 김한요 목사는 그 마음을 담아 2026년 주제가 ‘Come & See 50’의 가사를 썼다. 누구든 베델교회에 와서 보고, 베델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겼다.
크리스마스에 받은 뜻밖의 선물
앞만 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복음의 등불을 들고 달려온 김한요 목사에게도 예기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해 말, ‘폐암’이라는 진단이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한국 방문 길에 MOU를 체결한 한국의료재단 IFC 종합검진센터에서 중년이라면 한 번쯤 받아야 할 정기검진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데 폐암이 의심된다는 충격적인 소견이 나왔다.
미국으로 돌아온 김 목사는 CT 촬영과 조직검사를 통해 재검을 받았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3개월을 보낸 끝에 폐암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성탄 예배를 준비하던 시간이었는데, ‘하나님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암을 주셨구나’ 싶었습니다. 덤덤하게 예배를 드렸습니다.”
김한요 목사는 올해 2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의심 소견부터 재검, 확진, 수술, 회복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그에게 아픈 성도들을 향한 깊은 공감의 눈을 열어주었다.
“아파보니까 비로소 아픈 사람들의 간절함이 느껴지더군요. 고통 자체도 힘들지만, 확진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의 불안함이 얼마나 괴로운지 이해가 됐습니다. 건강할 때는 아픈 사람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관심이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파보면 비로소 보입니다. 말 안해도 마음이 갑니다. 어쩌면 그것이 목회자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님에 의한 ‘수동태 사역’
김한요 목사가 베델교회 제4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것은 2013년 6월이다. 그는 지난 13년을 “배워온 모든 것을 다듬어 하나님 나라를 빚어가는 세월”이었다고 회고한다.
“베델은 저의 사역 인생에서 백미입니다. 설교철학과 목회철학이 마침내 열매를 맺는 시간이었죠. 말씀 목회의 기초 위에 학교 사역과 매일 큐티 사역 등 다음 세대를 향한 목회의 터전이 더욱 넓어지고 튼실해졌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사역을 ‘수동태 사역’이라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자신이 먼저 꿈꾼 비전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끄심에 떠밀려 꾸게 된 비전이라는 의미다.
“베델교회는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래서 5년 전, 역량 있는 크리스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사립 기독학교를 설립했습니다. 할아버지부터 손주까지 3대가 하나의 말씀으로 큐티를 나눌 수 있는 ‘큐티인’ 보급에 힘쓰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다음 담임목사님이 세대를 아우르는 선교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교회로 더욱 다져가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긴 세월이 쌓아 올린 베델교회와 김한요 목사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베델교회 & 김한요 목사
베델교회는 지난 1976년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세워졌다. 기독교 선교연맹(C&MA) 소속 교회로 전통적인 개신교 신앙고백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7,000여 명의 등록 교인과 약 30명의 부교역자들이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고 있다.
4대 김한요 담임목사는 동부의 명문대학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이스턴 대학교를 졸업했다. 개혁주의 신학의 요람인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Div)를 받았다.
교회 담임 목회자로서의 활동 외에도 교육과 선교 분야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베델교회가 운영하는 '베델전통학교' 재단 이사장, 큐티 확산을 위한 큐티엠 아메리카, 실크 웨이브선교회, 선교 단체 지피 등에서 이사직을 맡아 선교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나님의 시선으로', '기쁨으로 리셋', '인생의 블루프린트 십계명', '일기에 남기고 싶은 시간' '요한 계시록 강해', '러프 레터', '쉼, 멈춤이 아니라 동행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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