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사역은 봉사 영역 아니야, 법적·제도적 지원 중요"

한국기독의사회
왼쪽부터 최병우 목사, 강경신 목사, 윤용순 이사, 한상환 부회장. ©한국기독의사회

한국기독의사회가 병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선교 사역에서 기독 의료인의 역할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1일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일보기념홀에서 열린 연차세미나에서는 병원선교를 위해 기독 의료인과 원목의 역할과 발전 방향, 병원 내 전도 및 양육 비법 등을 나눴다.

'기독 의료인과 원목의 연합'에 대해 주제강의를 전한 최병우 군포 G샘병원 원목실장은 "인간은 육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영(혼)도 있다"며 "육신의 치료는 의사가, 영혼의 치료는 원목이 한다고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영, 육, 환경, 관계까지 회복을 이루는 전인적 통합치료와 섬김이 될 수 있도록 기독 의료인과 원목들이 연합하여 하나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우 목사는 G샘병원에서 의료, 교육, 행사를 통해 이뤄지는 다양한 연합 사역 사례도 소개했다. 환자의 육체적 치료만이 아닌 영혼과 육신, 환우들이 처한 환경, 관계 회복까지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인적인 통합 암 컨퍼런스', 주치의들의 협진 의뢰를 통해 전인치유상담, 기도, 영적지지 및 돌봄, 영혼구원 등을 목적으로 하는 '협진 의뢰 시스템', 의사, 간호사, 한의사, 자연치유센터 실장, 원목이 환우 한 명 한 명을 위해 여는 '다학제적 전인치유컨퍼런스', 매주 2회 진료 후 기독임상과장, 입원환우, 보호자들이 진료, 치료받는 임상과장 진료실에 모여 함께 기도하는 '진료실 기도회' 등을 통해 의료를 통한 연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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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우 목사가 주제강의를 발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와 함께 원목실과 전인치유교육원이 주로 기독 의료인을 강사로 섭외하여 진행하는 '전인치유아카데미', 전인치유 프로그램 개발과 실제 운영을 위해 매월 병원 리더십, 기독 의료인, 원목이 모여 연구하는 '전인치유연구소 모임', 기독의료인과 직원에게 정체성을 고취시키고 의료선교 비전을 갖게 하는 '의료선교훈련', 원목, 임상과장, 간호사 등 기독 의료인이 함께하는 '임상목회교육(CPE)', 그 외 신임직원교육, 간호사드림캠프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연합사역을 펼치고 있다고 최 목사는 소개했다. 이 외 지역교회와 함께 하는 연초 아침 드림기도회(특별새벽기도회), 암 환우와 보호자, 자원봉사자, 기독 의료인, 직원 등 120여 명이 참여하는 전인치유를 위한 '힐링 봄 소풍', 환우들의 마음치유 작품 전시회, 공연 발표, 바자회, 건강특강, 체험교실 등이 열리는 옴 맘 온 누리 행사(사역 컨퍼런스), 송년회를 겸한 찬양축제, 환우와 가족들을 위한 특별 행사, 100세 건강대학, 질병예방을 위한 건강강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 목사는 "미국에서 7년, 한국에서 20년 넘게 목회했는데 지금은 전도하기 힘든 시대인 것 같다"며 "그러나 환우들의 마음이 간절한 병원은 선교지인 만큼, 각각 열심히 여러 모습으로 사역하는 기독 의료인과 원목이 먼저 서로 마음을 열고 관계를 형성하고, 하나 된다면 병원선교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목의 발전 방향'을 발표한 강경신 인천기독병원 원목실장은 이날 "과거 의료 사회복지는 기독병원 원목실 사역의 일부였으나, 이후 구제, 봉사 사역이 원목 사역과 분리하면서 의료시스템과 빠르게 접목해 공공부문에서 제도적, 법률적 시스템을 갖추었다"며 "하지만 원목 사역은 병원의 제도적, 법적 시스템 안에서 정착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교단, 신학교는 원목의 전문성을 인식하고 교육하려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고, 자격 기준과 공식적 교육 기관 확충, 요양병원이나 종합병원 등 현장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원목의 전문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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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의사회 연차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이지희 기자

강 목사는 특히 "다수 병원에서 원목은 의료 사회복지사 못지않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환자 치료 시스템의 한 파트로 인정받지 못해 법률적, 제도적 지원 시스템의 부재 가운데 자발적 봉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 경영진이 원목 사역에 대해 봉사 영역이 아니라, 환자 치료에 꼭 필요하고, 합당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병원 경영진과 원목은 의료사회복지사들이 법적, 제도적 지원을 받는 것처럼 원목 사역이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청했다.

 

'병원 내 전도 및 양육의 핵심 비법'에 대해 발표한 윤용순 한국기독의사회 이사(전주예수병원 기획조정실장)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기독 의료인이 병원에서 나눔과 성경공부를 통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도와 양육을 하는 목적은 삶의 주인을 예수로 바꾸기 위해서다"며 "전주예수병원은 신규 직원 수련회, 전공의, 간호사 수련회 및 신앙교육, 중보기도모임, 선교관심자 모임 등을 통해 초점을 주님께 돌리고, 일터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함으로 일과 예배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라인(Saline, '생리식염수'라는 뜻) 교육' 사례를 전한 한상환 한국기독의사회 부회장(예도치과 원장)은 의사, 간호사, 원목 등 병원에서 종사하는 모든 기독 의료인을 대상으로 헝가리에서 개발한 동료 의료인 및 환자 전도훈련프로그램인 셀라인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4대륙 140개국 1만5천여 명의 기독 의료인이 참여하여 많은 열매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음 연차세미나는 오는 5월 서울대병원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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