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NGO단체들와 10명의 개별 인사들이 16일 한국 정부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보냈다.

1969년 KAL기 납치피해가족회와 북한인권시민연합, 전환기정의워킹그룹, 국제앰네스티 등 22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66개 NGO는 이날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대한민국의 입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현재 진행 중인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해 한국 정부가 무관여로 일관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서신을 보낸다면서 "한국 정부의 인권 문제에 대한 침묵과 관망은 인권 탄압을 부추기는 결과만 낳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들은 먼저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 정부가 지난달 7일 살해 혐의를 받는 북한 주민 2명을 강제 북송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송환시 고문 당할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경우 해당인을 보호하고 정당한 절차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국가"라며 "한국 정부가 11월 7일자로 두 명의 북한 어민을 송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두 명의 북한 어민 송환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공직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지난 11월 14일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에서 채택된 북한 인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11월 14일 유엔 총회 제3위원회의 투표에서 귀 정부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북 간 대화에 참여하는 대가로 북한 정권의 불법 행위를 눈감아줄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주게 돼 그들의 범죄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전달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일관되고 단호한 메시지를 북한 정권에 지속적으로 전달할 때만 북한 인권 상황의 장기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권 탄압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해야 할 이유가 없다. 대화와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은 서로 상충되지 않는다"며 "대화나 문화 교류, 개발 사업을 증진하는 것만으로는 인권이 개선될 수 없다. 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모든 공적 논의를 배제해야 한다는 잘못된 가설도 걱정스럽다. 이 같은 접근은 심각한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 지도부를 더욱 담대하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한에는 66개 단체 외에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이양희 유엔 미얀마특별보고관 등 10명의 개인이 이름을 올렸다.

아래는 서한 전문.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대한민국의 입장에 관하여

문재인 대통령님,

저희는 현재 진행 중인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해 한국 정부가 무관여로 일관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남북 아메리카와 유럽 등지의 22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총 66개 단체, 10명의 개별 인사들을 대표하는 비정부기구와 연합을 대표하여 이 서신을 드립니다.

먼저, 대한민국은 송환시 고문 당할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경우 해당인을 보호하고 정당한 절차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11월 7일자로 두 명의 북한 어민을 송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둘째, 저희는 11월 14일 유엔 총회 제3위원회의 투표에서 귀 정부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1월 15일, 대한민국 외교부는 한반도의 제반 상황을 감안하여 공동제안국 불참을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외교부는 현 정부가 지속적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주창함으로써'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전략은 남북간 대화에 참여하는 대가로 북한 정권의 불법 행위를 눈감아줄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주게 돼 그들의 범죄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전달될 위험이 있습니다. 인권 탄압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화와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은 서로 상충되지 않습니다. 대화나 문화 교류, 개발 사업을 증진하는 것만으로는 인권이 개선될 수 없습니다. 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모든 공적 논의를 배제해야 한다는 잘못된 가설도 걱정스럽습니다. 이 같은 접근은 심각한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 지도부를 더욱 담대하게 만들 뿐입니다.  

2014년과 2015년, 2016년, 2017년에 진행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논의는 북한의 인권 문제가 역내 평화 및 안보와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북한의 억압적인 인권 상황에 대응할 때만 한반도 상황에 대한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안보리가 이 논의를 포기한 것은 잘못된 결정입니다.

2019년 10월 24일에 개최된 유엔 총회에서 토마스 오헤아-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조사관은 회원국들이 건설적인 대화 통로를 모색해야 하며 동시에 협상 중에 인권 문제를 열외시키는 관행은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헤아-퀸타나 특별조사관은 "현재 협상에 기본 인권을 통합시키는 것이 한반도의 비핵화 및 평화에 대한 합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저희도 이에 동의합니다. 저희가 볼 때, 인권 문제에 대한 침묵과 관망은 인권 탄압을 부추기는 결과만 낳을 뿐입니다. 저희는 한국 정부가 다음과 같이 할 것을 촉구합니다.  

시정조치를 취하고, 고문이나 기타 부당한 처우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송환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두 명의 북한 어민 송환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며, 이 북한 주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공직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 달 말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제 3위원회 결의안이 유엔 정기총회에서 통과되기 전에 본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논의가 북한 정권의 잔혹한 인권 탄압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안보리의 지속적인 침묵에 한국 정부가 실망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북한이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을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 총회의 결의안을 '정치적인 동기가 있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비난하고, 앞으로 예정된 유엔 안보리 논의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협박에 굴복해서 침묵하는 것은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반대로, 북한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일관되고 단호한 메세지를 북한 정권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할 때만 북한 인권 상황의 장기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 메세지는 북한이 인권 개선을 약속하고 실행하며 또 유엔의 모든 인권기구들과 협력을 시작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는 결코 북한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의미 합니다.

저희의 의견을 경청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담당자들과 자세히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정부기구 대표 드림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