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고액 헌금 요구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이하 가정연합)의 일본 내 종교법인 해산 명령을 최종 확정했다. 법령 위반을 이유로 일본 내 종교법인이 해산된 것은 역대 세 번째이며, 강력 형사 사건이 아닌 민법상 불법행위를 근거로 해산된 것은 일본 헌정사상 최초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교단 측이 해산 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특별항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인 도쿄지방재판소와 2심인 도쿄고등재판소 역시 문부과학성의 해산 명령 청구를 받아들여 교단 해산이 필요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저격한 범인이 "어머니가 통일교에 과도한 헌금을 해 가정이 파탄 났다"고 범행 동기를 밝히면서 촉발됐다. 이후 일본 정부의 조사를 통해 교단이 1973년부터 2022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신도들에게 조직적·악질적으로 고액 헌금을 유도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법정에서 확인된 피해자 수만 최소 1,500명 이상이며, 입증된 피해 규모는 약 204억 엔(약 1,944억 원)에 달한다.

재판부는 교단 측이 주장한 '종교의 자유 침해'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교단의 행위가 일반적인 종교 활동의 범위를 넘어 신도들에게 심각한 재산적 손해를 입힌 조직적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가정연합은 일본 내 '종교법인' 자격을 상실하며, 세제 혜택 등 법적 특권도 모두 박탈된다.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을 중심으로 교단이 보유한 자산(최대 1,100억 엔 추정)에 대한 본격적인 청산 및 피해자 보상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최고재판소는 법적 특권 박탈과 별개로 법 테두리 내에서 개인이나 임의 단체로서 행하는 신앙 행위 자체는 금지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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