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부활절 스리랑카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스리랑카 동부에 있는 주인 바티칼로아의 가톨릭교회인 시온성당의 주일학교 학생들이 테러가 발생하기 몇 분 전에 예수님을 위해 기꺼이 순교하겠다고 고백했던 사실이 알려져 감동과 함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 주일학교 학생들 가운데 절반이 테러의 희생자가 됐다.

22일(현지시간)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이 교회의 주일학교 교사 중 한 명인 캐롤린 마헨드란(Caroline Mahendran)은 "주일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너희 중에 몇이나 예수님을 위해 기꺼이 순교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하자, 모두가 손을 들었다"면서 "몇 분 후에 테러범들이 본예배당에 들어왔고 폭탄이 터졌다. 그 자리에서 아이들도 절반이나 숨졌다"고 말했다.

이번 스리랑카 연쇄 자살 폭탄 테러는 스리랑카의 다수의 교회와 호텔에서 벌어졌는데, 사망자가 300명이 넘고, 부상자도 500명이 넘는다. 총인구수가 2천 만 명 정도인 스리랑카의 기독교인들은 전체의 10% 수준이다. 소수자인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참변이 일어난 것이다.

이 성당의 사제들 중 한 명인 쿠마란(Kumaran) 신부는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 자살 폭탄 테러범들과 짧은 대화가 있었고, 이후 다수의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8시 30분 경 성당에 예배드리는 기독교인들이 가득한 가운데 용의자들이 성당의 계단에 가방을 들고 오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쿠마란은 "나는 그에게 누구인지 이름은 무엇인지 물었다"면서 "자신은 무슬림인데 교회에 한 번 방문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배에 늦지 않기 위해 금방 이 무슬림 방문객과 헤어졌고, 연단으로 가는 과정에서 폭발 소리를 들었다.

쿠마란 신부가 돌아섰을 때, 선혈이 낭자한 교인들의 모습이 보였고, 이들 중에는 다수의 주일학교 학생들도 있었다. 이 폭발로 교회의 벽도 파손됐다.

이 성당에서 총 28명의 기독교인들이 사망했는데, 그들 중 12명이 주일학교 학생들이었고, 2명은 중태다.

아라사랏남 벌(Arasaratnam Verl, 41)은 이번 테러로 독자인 13살짜리 아들을 잃었다.  아들 잭슨은 주일학교에 참석한 후에 교회 입구쪽에 서 있다가 폭발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택시기사인 그는 아들뿐만 아니라 누이도 사망했고, 또 두 누이동생과 한 명의 처남은 위중한 상태다.

그의 친구인 라메쉬는 용의자에 대해 미심쩍게 여겨 성당 문 밖으로 용의자를 몰아내려다 폭탄 테러범과 함께 사망했다.

비카시(22)는 "현장은 끔찍했다. 선혈과 사지가 널부러져 있었는데, 아이들의 사체도 볼 수 있었다"고 당시의 참상을 전했다.

이날 부활절 예배 설교를 맡았던 카나파시필라이 데이벤디란(Kanapathipillai Deivendiran) 신부는 9시 예배 시간에 약간 늦었다가 참변을 면했다.

그는 "9시 좀 넘어서 도착했다"면서 "성당으로 들어설 때, 현장이 흔들렸고, 붕괴가 일어났다. 바닥에는 사체들이 뒹굴고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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