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교육체계에서의 사학의 역할과 자율성"을 주제로 제5차 한국사학정책포럼이 열렸다. ©조은식 기자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사학정책포럼(상임대표 백승현)이 22일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세미나실에서 "한국 공교육체계에서의 사학의 역할과 자율성"이란 주제로 제5차 포럼을 진행했다. 특별히 박상진 교수(장신대,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는 "종교교육과 사학의 자율성"을 주제로 발제하면서, "종교계 사립학교가 건학이념대로 종교교육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진 교수는 "한국에서의 종교계 학교의 종교교육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학교를 설립할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만, 종교계 사립학교가 그 건학이념대로 교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종교계 사립학교가 종교교육을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 이야기 했다.

박 교수는 역사적으로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으로 '평준화 정책'을 꼽았다. 74년 군사정권이 일방적으로 시행해 사립학교도 평준화 대상으로 포함된 것인데, 이 제도는 사립학교의 기본적 속성을 무시하고 사립학교를 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취급해 그 정체성과 자율성을 상실시켜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 박 교수는 '개정사립학교법'을 문제삼았다. 그는 "사립학교의 공공성은 사립학교의 특수성과 자주성을 해치는 방식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사립학교를 국공립학교와 같은 형태로 변질시킴으로서 추구하려고 하는 공공성은 '사립학교의 공공성'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며 공공성을 지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감독기능 강화를 통한 방식을 들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종교계 사립학교는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종교교육과정을 작성해 운영할 수 있어야 하지만, 국가교육과정 그것도 종교학 교육과정으로 획일화함으로써 사학의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진보 교육감들의 자사고 폐지 방침, 국가주도의 교육정책 등 역시 사학 자율성 위축을 가져왔고, 그만큼 종교계 사립학교의 종교교육도 약화되거나 왜곡된 이유들이 됐고 설명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에서 사립학교가 본래 사립학교의 모습으로 회복되어 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사학 스스로 개혁과 제도 변화를 하려는 의지가 약하기도 하고, 각종 사학 비리로 말미암은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존재해 어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국교육을 위해 사학이 필요하고,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나라와 민족이 요청하는 이 시대의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먼저 박 교수는 "사학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사학 법인이 권리를 주장하는 것 보다는, 교육의 궁극적 수혜자로서의 부모가 학교선택권을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참교육학부모회와 같은 전교조 정책 지원 형태의 편향적 학부모운동이 아닌, 다양한 요구를 표출할 수 있는 건강하고 폭넓은 학부모운동, 특히 종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종교계 학부모운동이 요청된다고 했다.

행사는 관심자들의 뜨거운 참여로 세미나실을 가득 메웠고, 앉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였다.
행사는 관심자들의 뜨거운 참여로 세미나실을 가득 메웠고, 앉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였다. ©조은식 기자

또 한 방안으로 박 교수는 사립학교 유형의 다양화를 이야기하고, 특정 종교계 학교를 회피하거나 배정된 이후에도 종교를 이유로 타 학교로 전학할 수 있도록 하는 '회피 및 전학제도'도 한 방법으로 제안했다. 이어 사학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대 사회적인 노력과 범 사학 연대, 종교계의 적극적인 역할,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종교교육의 자유와 사립학교의 자율성은 운명공동체"라 말하고, "지금까지는 사학의 정상화를 위해서 사학과 국가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을 띄었다"면서 "이제는 사학과 국가의 대립이 아니라, 자녀의 끼를 살리고 올바른 자녀 인성교육을 위해 학교를 선택하려는 부모가 획일적인 교육을 고집하는 국가를 향해 외치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이 교육 주체로서 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그래서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가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도록 세우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박 교수는 "건강하고 풍성한 한국교육은 다양한 사립학교들이 보다 더 사립학교로서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호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박 교수는 "이것에 이념적인 좌우가 있을 수도 없고, 서로가 서로에게 귀를 기울여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교육계와 법조계의 협력, 범 교단적, 범 종교적인 관심과 힘을 모으는 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사학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꾼을 수없이 배출했는데, 향후에도 인재들을 아름답게 양성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허종렬 공동대표(한국사학정책포럼, 서울교대)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서는 박상진 교수의 발제 외에도 윤정일 서울대 명예교수(전 민족사관고 교장)가 "한국의 교육현실과 사학교육의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으며, 임재홍(한국방송통신대) 이명웅(변호사) 송순재(인문사회과학회장, 전 감신대 교수) 황홍규(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등이 지정토론자로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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