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남해안 낙도인 전남 진도군 조도고에서 박봉을 쪼개 학생들에게 밥은 지어 먹인 섬마을 여선생님인 조연주(47) 교사가 올해 대한민국 스승상의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교사는 지난 2010년 3월 부임 이후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위해 급식실 아줌마를 자처하며 학생들에게 저녁밥을 먹여왔다. ⓒ연합뉴스

서남해안 멀리 떨어진 작은 섬에서 박봉을 쪼개 학생들에게 밥은 지어 먹인 섬마을 여선생님이 올해 처음 제정된 '대한민국 스승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

'참 스승'의 본(本)이 된 주인공은 전남 진도에서 뱃길로 한 시간여 더 들어가야 하는 하조도의 전교생 20여명에 불과한 조도고등학교 조연주(47) 교사다.

조 교사는 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공동 제정한 제1회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0년 3월 부임한 조 교사는 윤리과목을 맡은 교사로서의 일과가 끝난 오후가 되면 더 바빠진다.

밤늦게까지 남아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저녁밥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임 직후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아이들이 저녁을 제대로 못 먹는다는 사실이었다.

낙도(落島) 특성상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난 부모들이 많아 조손이나 결손 가정 자녀가 적지 않아 혼자서 변변한 저녁을 챙겨 먹기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조도가 고향이기도 한 그는 이 처럼 저녁을 거르거나 빵 하나로 때워가며 밤늦게까지 남아 공부를 하는 제자들을 보고 밥을 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후 조교사는 곧바로 '주방 아줌마'를 자처했다.

급식실은 교장과 교감의 지원으로 비어 있는 창고를 아쉬운 대로 개조했다.

20명 남짓한 학생들이 혈기왕성하게 먹어 치웠기에 늘 쌀과 부식 등 급식재료는 교직원과 동문, 지자체, 학교 예산 등을 보탰다.

하지만 항상 부족하기만 해 조 교사의 주머니에서 나가기 일쑤였다. 휴일에 뭍으로 나간 뒤 섬으로 들어올 때면 양손에는 반찬거리가 한 짐 가득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며칠 하겠느냐'는 주의의 시선도 적지 않은 마음고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 교사는 힘들어질 때면 열악한 섬마을에서 학업에 매진하는 제자들의 열의와 의지를 보며 마음을 다잡곤 했다. 이제는 조 교사의 별명도 ‘밥 짓는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제자들을 향한 조 교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듯 조도고는 올해 개교 30년 만에 김빛나 양이 첫 서울대 합격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조 교사의 나눔과 베풂은 아이들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자식들이 다 떠나 섬마을에 홀로 남겨진 노인들을 돌보기 위한 봉사동아리 ‘사랑하라! 그리고 행동하라’를 결성해 학생들과 함께 활동한 것이다. 물질적 도움을 넘어 어르신들의 개인 전기문을 책자로 펴내는 작업을 학생들과 함께했다.

한편, 이 같이 제자와 지역 어르신을 향한 조연주 교사의 헌신과 노력을 인정한 제1회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은 오는 11일 서울교육문화회관 3층 거문고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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