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334차 탈북난민북송중지 수요집회 및 중국정부에 조선족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 엄중 수사 촉구 기자회견' 모습.
4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334차 탈북난민북송중지 수요집회 및 중국정부에 조선족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 엄중 수사 촉구 기자회견' 모습. ©선민네트워크 제공

[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20년 이상 탈북지원 사업과 북한주민 대상 선교활동을 벌여왔던 한충렬 목사(중국 지린성 백산시 창바이현 장백교회) 피살 사건과 관련, 4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제334차 탈북난민북송중지 수요집회 및 중국정부에 조선족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 엄중 수사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행사를 주도한 선민네트워크 상임대표 김규호 목사는 "그동안 북한독재정권은 지속적으로 김동식 목사, 김창환 목사 등 북한인권운동가들과 목회자들을 납치하고 살해해 왔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중국정부가 북한공작원들의 자국 내 활동을 묵인 방조했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 이제는 북한공작원들이 한국사람들 뿐만 아니라 중국국민들까지 납치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목사는 "중국 조선족으로 한충렬 목사는 명백하게 중국 국민"이라 지적하고, "자국민이 살해 당해도 이를 수수방관하는 국가는 존재의 가치가 없다"면서 "중국정부는 엄중한 수사를 통해 범인들을 잡아내고 일벌백계하여 다시는 중국영토에서 북한공작원들이 제집 다니듯 마음 놓고 테러를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탈북난민의 강제북송을 막고, 중국내 북한인권운동가들을 적극 보호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후 서영애 전도사(대한민국사랑여성회 대표)가 성명서를 낭독했다. 행사는 선민네트워크와 탈북동포회(회장 한금복)가 함께 했다. 한편 한충렬 목사 피살에 북한 보위부가 개입되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당시 한 목사가 소지했다는 두 대의 휴대전화에 북한 지하교회 및 한국 선교사들의 연락처가 담겨 있어 2차, 3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선민 네트워크의 성명서 전문과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한 긴급성명을 발표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상임대표 김태훈, 한변)의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중국정부는 북한독재정권의 한충렬 목사 살해를 엄중 수사하고 북한인권운동가 보호대책을 마련하라!

지난달 30일 중국 창바이(장백)현에서 괴한에 의해 피살된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는 중국 조선족으로 1993년 북·중 국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백산시 창바이 조선족자치현에 장백교회를 설립하고 어려움에 처한 탈북자들을 음식과 약품 등으로 도우면서 북한 구호 및 선교와 북한인권활동에 힘써 왔던 의로운 목회자였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이번 사건 발생 직전 북한에서 공작요원 3명이 넘어왔고, 그들에 의해 목사님이 피살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고 공작요원들이 모두 보위부원들로 추정되며 사건 후 해당 요원들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고 밝혔고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도 “한 목사가 20년 가까이 북한 주민들을 도우며 지하교회 지원활동을 해왔고 이런 활동이 북한 당국에 발각돼 지난해 장백교회의 장 모집사 가 북한에 납치돼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북한에서 성경공부를 하던 청년들도 체포돼 그 중 3명이 올해 1월 처형됐다는 소식을 내부 소식통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북한인권운동가들과 현지 선교사들의 종합적인 증언을 볼 때 한 목사는 그동안 탈북자 구호활동을 편 탓에 북한독재정권의 미움을 샀고 북한 내부에 지하교회 설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살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북한독재정권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년간 탈북자를 돕는 선교사와 중국 조선족 등 북한인권운동가들을 지속적으로 핍박해왔고 현재까지 약 300명을 납치· 살해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1995년 안승운 목사, 2000년 김동식 목사 납치살해와 2011년 김창환 선교사를 독살한 사건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었고 현재도 김국기 선교사, 최춘길 씨, 김정욱 선교사와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를 유인납치 억류되어 있다. 앞으로 북한독재정권은 한충렬 목사의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운동가들과 북한 내 지하 기독교인들을 파악하여 또 다시 위해할 것이기에 더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동안 중국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북한의 범죄에 대해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그동안 중국정부가 자신들의 영토에서 북한공작원이 함부로 사람들을 납치하고 살해하며 활개치고 다닐 수 있게 방치했고 결국 국가의 기본책무인 자국민 보호조차도 소홀히 하는 한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에 우리는 더 이상 북한독재정권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중국정부는 한충렬 목사 피살사건을 엄중수사하고 북한인권운동가 보호대책을 마련하라!
2. 중국정부는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단하고 강제송환을 금지한 유엔난민협약을 준수하라!
3. 북한당국은 북한인권운동가에 대한 납치, 살해 등 사악한 테러행위를 중단하고 북한억류자들을 즉각 송환하라!
4. 대한민국 정부는 김정욱 선교사, 김국기 선교사, 최춘길 씨, 임현수 목사 등 북한억류자 송환을 적극 추진하라!

2016년 5월 4일

선민네트워크
탈북동포회

[긴급 성명서] 북한 정권의 한충렬 목사 살해는 국제인권규범에 반하는 중대한 생명권 침해

지난 달 30일 중국 지린성에서 탈북자 구호 및 선교활동에 매진해 오던 한충렬 목사가 피살되었다. 최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의 집단탈북에 대한 보복 차원이거나 북한 내부 지하교회 설립에 대한 대응 차원의 조치였다는 추측이 나돈다. 여러 정황상 국가안전보위부 등 북한 관련기관의 소행임은 명백해 보인다.

북한이 당사국인 자유권 규약(ICCPR) 제6조 제1항은 “모든 인간은 고유한 생명권을 가진다. 이 권리는 법률에 의하여 보호된다. 어느 누구도 자의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박탈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약이 아니더라도 생명권은 가장 기초적인 인권이고 다른 모든 인권의 근원이며 가장 존중되어야 할 인권이다.

하지만 UN의 북한 인권 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가 조사한 바에 따르더라도 북한의 공개처형과 비밀처형 등 자의적인 생명권 침해 실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에 더하여 이제는 중국에까지 무단 침입하여 생명권 침해 행위를 서슴치 않고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 한변은 한충렬 목사의 뜻하지 않은 죽음을 애도하며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1) 북한은 국제인권규범에 반하는 한충렬 목사 살해 행위에 대하여 즉각 사과하고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포함하여 북한의 생명권 침해 등 인권침해 사례를 체계적으로 조사․수집․보존하도록 하고,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북한의 생명권 침해의 근절방안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

(3) 국제사회, 특히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는 이번 자의적인 생명권 침해 실태를 조사하여 그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방안을 강구하는 등 북한의 심각한 생명권 침해의 근절방안을 찾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한다.

2016년 5월 3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상임대표 김 태 훈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민네트워크 #한충렬 #한충렬목사 #북한보위부 #피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