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교회 배경락 목사 ▲ 서북교회 배경락 목사 ©오상아 기자

[기독일모=목회] SNS를 통해서 많은 이들과 글로 소통하는 배경락 목사(서북교회- 예장합동)를 지난 15일 만났다.

그의 책장 선반에 낡은 카메라가 하나 눈에 띄었다. 78년도 대학을 입학할 때 선물로 받은 카메라라고 한다. 배경락 목사는 아름다운 사진과 글로써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좋아한다.

책장 옆 무릎 높이만한 선반에는 커피 기구들이 줄지어 있었다. 커피를 직접 로스팅해 먹은 것이 꽤 오래되었다고 했다.

책과 사진, 커피를 좋아하는 배경락 목사의 방은 당회실과 연결되어 있다. 당회실 사면은 5,000권이 넘는 책으로 빼곡히 둘러싸여 있었다. 여기가 서재라고 했다.

배경락 목사는 이 5000여 권의 책이 글을 쓸 때 필요한 자료들이 된다고 말했다. 배 목사는 대학 졸업 때부터 자료 정리를 생활화해 지금은 모든 책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글을 쓸 때 유용하게 활용한다고 말했다.

"저희 아버님이 책을 너무 좋아하시고 사랑하셨어요. 6·25 이전부터 목회를 하셨는데 그 당시 책이 너무 귀해서 책 한 권을 사면 보물처럼 여기셨어요. 그래서 겉표지를 갱지나 비료 포대로 씌우고 책에 줄을 그을 때도 자로 조심조심 그으시고요. 아버님이 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어려서부터 봤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아버님 책장에 들어가서 꺼내보기 시작했고요. 아버님이 어린이 책도 사다가 꽂아 놓으셨는데 그것 꺼내서 보는 게 저의 취미생활이었고 아버지 책장 뒤져보는 게 즐거움이었어요."

배경락 목사는 자신의 자녀들이 자랄 때도 일주일에 한 번은 큰 서점에 가서 원하는 책을 두 권씩 고르게 했다며 그렇게 아이들이 읽은 책이 수천 권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사 아들'로 태어난 것이 멍에처럼 되어 "내가 아닌 어떤 규정된 틀 안에 들어가야 되는 게 싫어서 사춘기 때는 아버지와 갈등도 심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제가 아버님하고 갈등하고 싸우면서 빗나갈 때는 허무주의나 실존주의나 불교 철학에 빠져 들어서 그쪽 책들을 많이 봤어요. 사르트르나 카뮈 등 실존주의자들의 문학이나 철학을 많이 봤어요. 기독교가 싫었으니까요."

배 목사는 신학대학에 다닐 때 기독교 철학을 공부하면서 비로소 철학에 눈을 뜨고 철학과 역사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철학과 역사는 지금도 계속 보고 있어요. 서점에 가면 철학과 역사 코너는 빠지지 않고 봐요. 철학은 생각훈련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철학은 논리적인 사고구조를 따라가는 거라 생각훈련을 많이 시켜요. 어떤 때는 이해가 안 되는 것도 굉장히 많아서 끙끙 앓으면서 씨름해나가요. 철학은 어떤 면에서는 이렇게 다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한 관점을 보더라도 너무나 다르게 보는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사고의 패러다임을 넓힐 수 있는 도구인 것 같아요."

그는 지금도 "뭐든지 공부를 하면 역사부터 읽는다"며 "음악을 공부하고 싶으면 음악사부터 읽고 의학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다하면 의학사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제가 관심 있는 분야로 들어가요. 일단 큰 맥락을 잡고서 관심이 가는 분야로 좁혀 들어가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배 목사는 "그다음에 제가 좋아하는 게 전기 인물사"라며 "몇천 년의 역사 속에 한 사람이 사는 시대 속에서의 환경, 그 시대 속에서의 고민, 그 고민을 어떻게 풀려고 노력했는지 나오는 게 인물사"라고 말했다.

"이 사람이 그 시대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고 해결해 갔는지 보면서 이 시대 내가 가진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접점이 돼요."

배경락 목사
▲배경락 목사는"저에게 글은 생각을 갈고 닦는데 매우 좋은 도구"라며 "날글은 문법도 안 맞고 논리도 안 맞을 때가 참 많아서 저도 여러 차례 교정하고 또 교정한다. 교정하면서 처음에 가졌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오상아 기자

배경락 목사는 자신만의 책 읽는 방법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책도 다양한 장소로 옮겨가면서 읽어요. 또 한 권만 읽지 않고 이십 권 정도를 계속 같은 날에 조금씩 읽어 나가요. 다른 장소, (책을 바꿔 읽으며)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리프레쉬(refresh) 돼요. 머리를 계속 그렇게 하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돼요. 그렇게 하면 하루 종일 책을 읽어도 별로 피곤하지 않지요."

배 목사는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기독교적인 글을 쓴다고 기독교적인 책만 보는 것이 도움이 안 된다는 거에요. 역사, 철학, 경제, 미술 등 다양한 방면의 글을 읽다 보면 그 안에 생각 구조를 (제가 생각하고 있는 주제로) 갖고 올 수 있어요. 저는 오히려 기독교 서적보다는 전혀 관계없는 다른 서적에서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 때가 참 많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주제에 관한 기독교적인 책을 백 권을 보면 설명이 거의 비슷해요. 교인들에게 그 이야기를 똑같이 해주면 이미 아는 얘기라고 듣게 되니까 설교할 때 트위스트 해야 하고요"라고 말했다.

배 목사는 "그래서 역사, 문화, 음악, 미술, 철학 등 다른 쪽으로 여행을 가면 우리 머리가 리프레쉬가 되고 결론이 상큼해지고 좋아진다"며 "그런 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독서가 도움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경락 목사는 "저는 다른 시각으로 다른 글을 쓰려고 생각훈련을 한다"며 "조사한 자료와 함께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보면 생각이 깊어진다"고 말했다.

배 목사는 '고통'에 관해 이야기를 꺼내며 그 시대의 문화와 연관시켰다.

"당시 유대인들은 매로 때려서 교육했다. 그걸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참아내는 훈련을 그 시대는 받았다. 고통을 감내하는 훈련을 받은 거다."

배 목사는 "그 시대 남자 상(狀)은 참는 것이어서 오래 참음이 미덕"이었다며 "'아얏' 소리도 안 하고 끝까지 참고 견디는 모습이 그 시대의 미덕이었다. 그래도 한계치는 있다. 한계치를 넘어가면 영웅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십자가에 사람들이 못 박혔을 때 웬만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견디다가도 조금 있으면 고함을 지르고 발악을 하고 저주를 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참는 것의 극한을 뛰어넘으신 분이다"고 말했다.

 "사도바울도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맞고 오히려 감사하고 찬송한다. 끙끙 신음하며 참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찬송을 한다. 그렇게 고통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들을 보면서 불신자들이 기독교인을 칭찬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예수님과 사도바울이 고통을 참는 것을 일반의 경우와 비교해 보았을 때 그 위대함이 더 빛나지 않는가.

문학이나 영화에서도 자주 쓰이는 '낯설게하기'라는 기법처럼 성경에서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이나 관념을 낯설게 하여 새로운 느낌을 얻기 위해, 또 표현하기 위해 배경락 목사는 여러 분야의 책들을 읽으며 공부하는 듯 했다.

그 지식들과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들은 서북교회의 수많은 성도들과 SNS에서 만나는 익명의 크리스천들, 넌크리스천들을 유익하게 할 것이다.

배경락 목사는 최근에 페이스북으로 잘 알지 못하는 이에게 메시지가 왔는데 배 목사가 쓴 용서에 관한 글을 읽고 누군가를 용서할 마음을 먹었다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또 그의 글을 통해 재정적으로 열악한 선교지가 후원을 받게 되기도 했다며 "글의 힘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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