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초교회 이신혜 전도사
▲이신혜 전도사는 "그전에도 이런 교육은 있었을 텐데 저희 딸을 키우기 전에는 몰랐다. 딸을 키우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뭔지를 알고 고민을 했다"며 그 고민 덕에 이 프로그램도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인터뷰] 서울 서초 방초교회(담임목사 김기현)에는 3~7세까지의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올해로 4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야기랑 놀이랑 방초놀이터는 하나님이 중심이 된 그림 이야기가 있고 놀이가 있는, 1시간 반 분량의 주일 오후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계절'이라는 그림책을 읽을 때는 나무에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우리 삶에도 사계절이 있고 나무들의 사계절을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는 것처럼 우리도 지켜주신다고 신앙의 이야기로 풀었어요. 도화지에 나무 밑둥을 그려놓고 아이들한테 그걸 걸어줘서 나무가 되어보게도 하고요. 나무가 쑥쑥 자라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무가 되어서 쑥쑥 자라자고 이야기도 하고요."

이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신혜 전도사는 "일반 동화책은 세상에 많으니 교회에서는 그 동화책의 이야기에 하나님 이야기를 연결해서 읽어보고 놀아보자 해서 시작된 것"이라며 "이것은 대단하거나 특별한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다"며 '하면 된다고 해보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을 함께 시작한 교사 한 명은 미술 전공자로 기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으며 같이 합류한 3명의 도우미 교사들도 전현직 유아교육 기관 종사자들이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이신혜 전도사는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걸로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그래서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책과 재료를 선택했고 그중에서 좋았던 재료들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 아이들이 책 안으로 몰입되는 걸 느낄 수가 있다"며 "동화책이 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읽어줄 때 처음에는 그림만 보여줘요. 말을 안하고 그림만 보여주니까 아이들이 떠들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그림을 끝까지 다 보여주고 나서는 누구를 만났는지 무엇을 보았는지에 대해서 묻고요. 그 다음에 너희가 본 그것이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 알아보자고 하면 몰입해서 집중해서 들어요. 책을 꺼내기 전에 장난치고 돌아다니는 친구가 있으면 동화책이 안 나온대요 말하고, 아이들이 준비되면 짠하고 나왔다고 말하면서 보여줘요."

이 전도사는 일(一)대 대그룹으로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으로 글이 너무 많으면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집중을 못 한다고 지적했다. 보통 한 페이지에 2~3줄이 좋으며, 5~10줄이 되면 2~3줄 정도로 내용을 요약해서 읽어주는 것이 아이들이 집중하는 데 좋다고 조언했다. 단, 일대일일 경우에는 분량과 상관없이 다 읽어도 될 것이라고 했다.

이신혜 전도사는 그동안은 일반 동화책, 영어 동화책을 읽으면서 하나님 이야기로 연결했지만, 올해는 성경 동화책을 읽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림책 읽기에 이어 진행되는 놀이 프로그램은 △습자지 놀이 △진흙 놀이 △빵가루 놀이 △비누방울 놀이 △물감 놀이 △요리 놀이 등이다.

이 전도사는 "대그룹으로 큰 활동을 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서 하는데 아이들이 놀이에 빠져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그 모습을 보기 때문에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야기랑 놀이랑 방초놀이터
▲밀가루 놀이를 하던 중에 얼굴에 밀가루를 묻히고 노는 어린이의 모습이 천진하다. ©방초교회

그는 "아이들은 밀가루를 정말 좋아한다"며 "밀가루를 만졌을 때 아이들마다 행복해하는 표정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길게 찢은 습자지를 유아부실 가득 채워 놓으면 그 속에서 아이들이 들어가 놀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온 어머니가 들어가 즐거워하며 육아 스트레스를 푼다고도 전했다.

이 전도사는 양재꽃시장에서 공수해온 흙을 유아부실에 깔고 그 속에 고구마를 넣어서 아이들이 고구마를 캐는 놀이, 기름이랑 물감을 가지고 놀면서 유아부 교실 바닥 전체를 이용해 색깔 탐색을 하는 놀이, 양동이에 카레를 담아와서 카레를 맛보게 하고 그 카레와 물감을 섞어 그림을 그리는 놀이도 소개했다.

신문지 죽을 가지고 커다란 코끼리도 만들어보기도 하고 찰흙과 모래, 소금, 국수 등을 재료로 놀이하기도 했다. 국수는 비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재료로, 우산을 든 아이들에게 비처럼 뿌려주었다.

이신혜 전도사는 "옷은 아예 버릴 생각으로 하는 거라 부모님들에게 여벌 옷을 챙겨달라고 부탁한다"며 "집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이니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도사는 "분명 그전에도 이런 교육은 있었을 텐데 저희 딸을 키우기 전에는 몰랐다. 딸을 키우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뭔지를 알고 고민을 했다"며 그 고민 탓에 문화센터에 교육도 받으러 다니게 되고, 그림책 동화 모임에 나가기도 하고 유아음악교육에 대해 배우기도 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교회교육에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유아음악을 공부하면서 음악놀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놀이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다 보니 아이들은 그렇게 하나의 놀이로만 제한해서 놀지는 않더라. 그래서 통합 놀이, 오감 놀이 같은 전체를 아우르는 놀이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전도사는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외적으로 뭔가를 배워서 나온 게 아니라, 무엇보다도 함께 섬기시는 선생님들 안에 있는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선생님들의 헌신으로 인해 시작되고 지속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방초교회 이야기랑 놀이랑 방초놀이터
▲방초교회 이야기랑 놀이랑 방초놀이터의 다양한 프로그램. 바닥에 뿌려진 색종이를 갖고 하는 놀이활동에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방초교회

18년째 어린이 사역에 몸담은 이신혜 전도사는 교회 어린이 사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정말 제일 큰 것 같다. 나머지는 다 따라오는 것 같다"며 "그 전제하에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고 하나님을 믿는 자로 잘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 원론적이긴 하지만 그게 가장 중요하더라"고 조언했다.

이 전도사는 또 "그 위에 다양한 정보들은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며 "저도 모르는 부분들이 생기면 좀 더 배우려고 한다. 이왕이면 나에게 맡겨진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것들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좋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찾아다니면서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신혜 전도사는 "다른 교회들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자료도 드리고 너무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하는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에는 가서 도와드리기도 한다"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이야기랑 놀이랑 방초놀이터의 자료는 이신혜 전도사의 개인블로그(blog.naver.com/perfectplan)에도 간략하게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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