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억 목사
▲구자억 목사는 "누군가는 저 사람들과 같이 예배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나안예배처를 마련했다고 했다. 올 1월 인천 십정동 동암역 인근에 예배처를 시작하며 구 목사는 "본질이 아닌 것은 담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상아 기자

"한 날은 모란시장을 지나가고 있는데 각설이패 주위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여서 즐겁게 웃고 계시더라고요. '단 5분이라도 나에게 주어진다면 나는 저분들에게 어떻게 하나님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약장수보다도 못한 목사더라고요."

[기독일보 = 오상아 기자] 2014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참말이여'라는 곡으로 최종 3위까지 오르며 대중에게 '하나님의 뽕짝 가수'로 잘 알려진 구자억 목사의 말이다.

지난 21일 오후 인터뷰를 위해 인천 부평구 가나안예배처에서 만난 구 목사는 "목회자는 그런 사람이잖아요. 하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츄리닝을 입고 광대짓을 한 것이지만 목회자로서 할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도 얼마 전에 '트로트 덕후'로 나왔다"며 "목회자가 저기 나와서 뭐하는 거냐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목회자가 나와서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생각하게 하고, 교회 잠깐 다녔던 사람이라면 교회 다녔던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다시 교회 나가야 되는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을 이었다.

구자억 목사는 "어떤 사람은 나한테 그래요. 우스운 모습으로 그런 거 하지 말라고. 하나님을 우습게 만드는 행동이라고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예수님만큼 우리를 위해서 우스워지신 분이 어디 있어요?"라고 반문했다.

구 목사도 우스워지기(?) 싫어서 '트로트 찬양은 그만 내야겠다' 결심한 적이 있다고 했다.

"세 번째 음반 낼 때는 (마무리 단계에 있던 음반 작업을 보류하고) 앞으로는 안 한다 생각했어요. 그때가 목사안수 받을 때랑 겹쳤는데 그때 안수 집례하시는 목사님이 '여러분은 더 낮은 곳, 더 좁은 길로 가야 합니다'라고 말을 하는 거에요. 그때 내가 왜 트로트 찬양을 하기 싫은지 생각하니까 우스워지기 싫어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도사 시절에도 왠지 '딴따라' 그런 것 같아서 싫어서 안 하려고 했고요. 근데 그 얘기를 듣고 하나님께서 더 나를 그쪽으로 쓰시기를 바라시는데 내 어떤 생각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건 주(主)의 자녀답지 않은 행동이겠다 싶었어요."

구자억 목사는 "그 앨범에 '참말이요', '뜨겁게 뜨겁게'가 수록돼 있어요. 전도송으로 그 노래들을 지으면서 이 노래들이 교회 울타리 밖에서 쓰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하나님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것에 써주셨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어요. 정말로 기도를 들으시는구나 했고요. 저는 기도하고도 잊어버렸는데요"라고 말했다.

신학생 때 청소년 사역을 하던 중 식사봉사를 하러 온 집사, 권사들이 청소년들이 신나게 찬양하는 것을 부럽게 쳐다보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기독교문화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이 안타까워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트로트찬양'이었다.

음악 장르 중 가장 좋아했던 장르는 '록(Rock)'이라 청소년을 위해 록 찬양을 만들고 앨범까지 냈지만 두 가지 사역을 다 하기는 어려워 어르신들을 위한 사역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했다.

구자억 목사는 "(트로트찬양) 1집 앨범이 2009년에 나왔는데 제가 생각할 때 트로트찬양을 하나님이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그 시작이 내가 이걸로 부자가 되리라, 유명해지리라에 있지 않았고 영혼을 향한 마음, 그 마음에 있었기 때문에 그러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안 어울리게(?)' 책을 많이 좋아해서 오죽하면 책도 썼겠냐는 그는, 집회 외의 시간은 거의 대부분 말씀을 보며 설교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무대에 서서 찬양하는 건 하는데 활달한 성격은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는 건 안 좋아하고 혼자 책 보고, 예배 인도하고 말씀 준비하고 이런 게 제일 행복하고 좋아요."

그가 재작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보인 무대는 연예인 못지 않은 임팩트 있는 무대였다는 말에는 "(그것도) 하나님이 만드신 것 같다"고 되돌아보며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하나님이 퍼지게 해 주신거지 제가 했다는 생각은 안 해요. 진심으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필요가 있어서 사용해주신 거에요."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구 목사는 그 일을 통해서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에서 온전히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웠다"며 또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시는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게 꼭 나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세상 그 어떤 누구도 하나님이 준비시킬 수 있는 거고 나는 내게 맡겨주신 삶의 현장 속에서 충성을 다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는 "사람들은 무대에서의 저를 기대하고 찾을 수 있지만 거긴 제게 맡겨진 영역이 아니니까 저는 하나님께 맡겨진 영역 안에서 기도하면서 이 일에 충성해 나가면 되는 것 같다"며 "세상에서 어떻게 보여지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건 부수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교회 울타리를 넘어가서도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하는 구자억 목사는 지난해 4월에는 '뽕짝유랑단' 을 결성해 믿지 않는 장애우, 독거노인 등을 찾아가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다.

"제가 흘러간 옛 노래도 불러드리고 트로트도 불러드리면 마음을 여세요. 그러면 마지막에 제가 목사라고 얘기 드려요. 오늘 많이 기쁘시고 행복하셨다면 그게 하나님 주신 행복이라고, (이 땅에서)하나님 만나시고 천국에서 다시 만나시자고 얘기해요."

교회 울타리 밖에서는 '트로트 가수'라는 옷을 입고 '하나님을 전하는' 구자억 목사. 그는 "그런 정체성이 하나 더 있는 게 좋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

#구자억목사 #가나안_예배처 #인터뷰 #트로트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