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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열렸던 탈핵주일 연합예배의 모습. ©NCCK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3월 6일을 시작으로 한주간 2016년 '탈핵주일'이 진행되고 있다. 특별히 2016년은 체르노빌 30주기와 후쿠시마 5주기를 맞이하는 해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심각하게 훼손된 경험을 기억하며, 핵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생명세상을 지켜 나가자는 취지로, 매년 3월 11일 직전 주일을 '탈핵주일'(핵 없는 주일)로 제정했던 바 있다.

2016년 탈핵주일을 맞아, 일본 현지에서의 보고가 날아들었다. '동북 헬프' 단체 사무국장이며 신학박사인 가와카미 나오야 목사(일본 기독교단 센다이 기타산반쵸 교회)는 한국 한 목회자에게 보내는 서신 형태의 보고를 통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폭발이 상상을 초월한 피해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지만, 현지인들은 무감각한 상태며, 오로지 교회 만이 희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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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핵발전소 건설 반대"를 외치며 삼척시 대학로 거리를 행진하고 있는 동해시기독교연대. ©NCCK

가와카미 나오야 목사는 원전사고의 영향으로 무서워하는 200명이상의 어머니들과 600회를 넘는 면담을 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위험성을 알렸다. 그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 주식회사(TEPCO)가 2011년 3월 15일 이후의 방사성 물질의 비산(飛散) 상황에 대해서 책임있는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때문에 "방사성 물질 75%가 내용도 행방도 명확하지 않은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가와카미 나오야 목사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해체 작업에 있어서, 방사성 물질의 비산을 막는 조치가 너무나도 엉터리로 행해졌었다고 밝히고, "사고에 의한 오염 범위는 우리들이 상상하는 것보다도 훨씬 광대하다"고 했다. 더불어 일본 정부가 여러 상황에 대해 계속해서 임기응변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계속해서 포기해가고 있다"고 했다. 또 질병은 더욱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이것은 방사능과 관계없다"고 단정짓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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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포스터. ©한국YMCA

가와카미 나오야 목사는 "코피, 갑상선이상, 빈혈, 피부병, 탈모, 권태, 성장 저해, 두통, 기형, 백혈병 등 여러가지 이변을 내보이는 어린들이 발생했고, 아이들을 보면서 공포스러웠던 어머니들이 교회로 도망쳐 오고 있다"면서 "동북 헬프로부터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이어 "남편을 두고 어린이만을 데리고 멀리 도망치는 모자가 많은데, 각지의 YMCA나 교회가 그러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격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교회가 많은 이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는데, 그러나 교회를 지원하는 힘은 충분치 않다"고 했다. 특히 "동북의 목사들이 자기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불안을 느끼면서, '나의 양을 보살펴라'라고 하시는 예수의 목소리에 힘껏 대응하려고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고, "교회끼리는 교단 교파의 벽을 넘어 서로 협력하며,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교회의 문을 열고, 함께 하고 있다"면서 "기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오는 11일 오후 2시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KT사옥, 광화문역 2번출구)에서는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와 NCCK 생명윤리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제4회 탈핵연합예배'를 드린다. 이번 예배는 "핵 없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주제로 후쿠시마 5주기, 체르노빌 30주기를 기억하는 예배로 드린다. 또 각 지역 교회들에는 탈핵주일 공동 기도문과 설교문이 배포됐다. 다음은 공동기도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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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YWCA가 벌였던 '탈핵 불의날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 ©한국 YMCA

2016 탈핵주일 공동기도문

생명의 주관자 되신 주님,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죽기까지 사랑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의 고난 속에 담긴 말할 수 없는 사랑과
우리에게 맡기신 거룩한 사명을 잊지 말게 하소서.
우리들로 하여금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기 위해 힘쓰는 가운데
역사 속에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게 하시고,
온 생명이 기쁨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게 하옵소서.
탐욕과 무지로 더럽혀진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셔서
주님의 사랑과, 주님의 공의와, 지극히 작은 한 생명을 향한 주님의 따뜻한 손길
만을 선포하고 실천하는 믿음의 백성이 되게 하소서.

치유와 회복의 하나님,
이 시간, 핵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소망하며 두 손 모아 기도드립
니다.
30년 째 계속되고 있는 체르노빌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소서.
5년 전,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무력하게 무너져 내렸던 후쿠시마의 상처를
보듬어 주시고 치유하여 주소서.
방사능으로 오염되어 죽어가는 그곳에 부활의 기적으로 함께 해 주셔서
새 생명이 돋아나게 하시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창조세계로 회복되게 하옵소서.

생명의 하나님,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인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여전히 깨닫지 못한 채
그저 조금 더 편하기 위해, 그저 조금 더 많이 갖기 위해
원전을 늘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우리의 탐욕을 용서해 주소서.
창조세계를 짓밟고 정복하려 했던 우리의 교만을 꺾어주시고,
스스로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다 착각했던 우리의 무지를 산산이 부수어 주소서.

우리를 생명 살림의 일꾼으로 택하여 부르신 주님,
이제 우리로 하여금 원자력 발전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양 거짓선전하며 유혹
하는
죽음의 속삭임을 분별하고 거부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하시고,
생명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더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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