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형외과에 중국인 의료관광객들을 소개해주고 거액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무등록 브로커 등 129명이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부(부장검사 이철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무등록 브로커 김모(33)씨와 사무장 병원을 운영한 조모(51)씨 등 9명을 구속하고 10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다만 검찰은 적발된 이들 중 소재가 파앋되지 않은 14명은 기소중지했다.

김씨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0회에 걸쳐 서울 강남 일대의 성형외과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소개해주고, 수수료 2억6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국적의 조선족 동포인 김씨는 중국 대형 유흥주점 업주와 결탁해 유흥업 종사자 등을 환자로 지속적으로 소개받아 국내 병원에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겨 유흥주점 업주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영업했다.

아울러 조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속칭 사무장병원을 개설·운영하며 불법 브로커로부터 중국인 환자를 소개받고, 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등 무면허 의료 행위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인 조씨는 유명 불법 브로커에게 1000만원의 월급과 별도로 유치한 환자의 진료비 중 20~50%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환자를 독점 공급받는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마치 자신이 의사인 것처럼 수술복을 입고 언론과 인터뷰하고, 유명 연예인과 사진촬영을 했다. 심지어 일부 환자를 상대로 직접 염증 치료를 위한 진료 및 처방까지 하는 등 대담성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환자들 및 일부 직원도 김씨가 성형외과 전문의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던 상태였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결과 불법 브로커들은 성형외과에 중국인 환자를 소개해 주는 대가로 보통 30~50%, 많게는 60%의 수수료를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기소 중지된 이들 중 장모(36)씨는 중국인 환자들에게서 실제 수술비의 5~10배를 부풀려 받아 국내 병원에는 실제 수술비만 지급하고 그 차액인 수술비의 80~90%까지 착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로 중국 현지에서 박람회 등을 열거나 스마트폰 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등으로 환자를 모집한 후 국내 브로커를 통해 국내 병원으로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브로커는 대부분 중국인 또는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인이 대다수였다. 본래 직업은 여행가이드로부터 유학생, 취업준비생, 대학조교수 등 다양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에 소개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다만 외국인 환자의 경우 당국에 등록하면 유치 가능하도록 2009년 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수수료 상한에 대한 제한이 없어 '바가지' 수술비 문제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현행법상 유치업 등록업체는 유치 내역을 보건복지부에 신고하도록 돼 있으나 이를 해태하거나 허위 또는 부실신고를 한 경우 재제 규정이 없어 탈세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유치업 등록업체의 수수료율 상한을 설정해 수수료를 제한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 관련 법령개정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 더불어 불법 브로커와 거래한 의사, 면허를 빌려준 의사에 대한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을 강화하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자료사진   ©뉴시스

한편 강남 일대 일부 성형외과는 세무조사 등에 대비해 유사시 중요 서류를 가방에 담아 환자를 가장해 병원을 빠져 나가도록 하는 속칭 '민방위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검찰 압수수색 당시 이 같은 방법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연루된 병원이나 의사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형사법상 공범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부분은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어 차라리 처벌 규정을 만들도록 당국에 건의했다"고 전했다.

유독 중국인 불법 브로커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선 "중국에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꽌시문화가 있다"며 "브로커없이 병원에 연락할 수 있지만 대게 브로커나 중간 매개자를 이용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가 높아지는 이유는 우리나라 성형의료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중국인들이 어느 정도 감수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불법 브로커들은 그 점을 이용해서 한국 최고 성형의료진을 소개시켜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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