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 사관(구세군대학원대학교 총장)

[기독일보=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최근 우리 정부는 분단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를 '한반도 통일시대의 원년'으로 삼고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의지 확산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북한 역시 '조국해방 70돌'이 되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자주통일의 새 길을 열어가는 남북관계의 개선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그러나 한반도의 현실은 이러한 역사적 동기에 기반 하는 희망과 바램을 외면하고 남북대화의 여지는 물론 이산가족 상봉도 무산된 채, 군사적 대립과 긴장의 역풍이 불고 있는 실정이다. 한반도 정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변 강대국들도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내심은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의 논리를 따라 수시로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이러한 한반도의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교회는 유대민족의 70년 '바벨론 포로기'를 끝내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하셨던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이 땅에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 그리고 그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 민족의 평화적 통일과 분단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는 커다란 민족적 과제를 위해 주저함 없이 십자가를 짊어져야 할 때이다. 그것은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 중간에 막힌 담을 헐어 내시고 나누어 진 것을 하나 되게 하신 복음의 정신을 구현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만일 교회가 통일문제를 외면한다면 민족의 고통을 외면하는 일이 되는 것이요, 민족의 고통을 외면하는 일은 바로 하나님의 뜻을 저버리는 일이 되는 것이다.

과거 한국의 근대사에서 교회는 역사의 고비마다 그 선교적 과제를 발굴하고 그 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의 짐을 나누었다. 그러나 탈냉전 이후에 들어서면서 교회는 점차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이제 다시 한국교회는 통일 한국의 비전을 가장 시급한 시대적 선교과제로 삼고 이 민족의 평화적 통일과 상처를 치유하는 교회적 역할을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짊어지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는 교회가 우리 사회로부터 다시 한 번 신뢰를 회복하고 그 생명력을 복원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민족의 통일과 북한을 넘어 드넓은 중국과 유럽 그리고 세계로 뻗어가는 통일의 비전과 복음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교회적 사명을 실현하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가 될 것이다.

이에 한국교회는 전쟁의 상처와 군사적 대립 속에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의 고리를 끊어 내는 길은 힘과 정치적 계산이 아닌 사랑과 화해 평화가 궁극적인 해결방법임을 실천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북한에 교회 하나 더 세우는 일보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 이후를 내다보면서 '북한동포돕기'를 위한 다양한 채널의 대북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이 일은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하고 군사적 행동으로 남한을 자극하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일지라도 미움과 적개심으로 쌓인 분단의 벽을 허물고 포로된 자를 자유케 하시고 상하고 고통하는 자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정신을 따라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 될 것이다.

글ㅣ조진호 사관(구세군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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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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