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수 교수(부천대, 하브루타 선교회 대표).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 부모들이 아이들의 '게임중독' 보다 심한 '가르침의 중독'에 빠져 있다는 충격적인 경고가 나왔다.

13일 오후 구로제일교회(담임 이성로 목사)에서 열린 '2015 하브루타자녀교육세미나'에서 전성수 교수(부천대 유아교육과, 하브루타 선교회 대표)는 '복수 당하는 부모'라는 표현을 하며, 한국 부모들의 잘못된 자녀 교육에 대해 거론했다.

전 교수는 잘못된 자녀 교육이 아이들의 애착 실패를 불러왔고, 잘못된 양육·사랑과 무리한 조기학습으로 아이들은 타율적인 삶을 살게 되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아이의 뇌에 부정적인 정서가 저장되고 부정적인 무의식·성격이 형성돼, 결국 '폐륜적인 행동'으로 이어져 부모에게 복수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

전 교수는 성경 구절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6:4)와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지니 낙심할까 함이라'를 예로 들며, 자녀를 양육할 때 사랑과 훈계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전 교수는 "사랑이 부족하고 훈계가 강하면 자녀가 부모를 무서워하고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며 그 마음에 분노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자녀를 노엽게 만들어, 부모가 복수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이러한 지적에 아이를 기르는 부모들은 "사랑으로 양육했는데, 복수가 웬말인가"라고 오해할 수 있다.

전 교수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는 것은 자녀가 분노를 품지 않도록 하라는 의미"라며 "아이들의 말로 열받게 하지 말라는 것이고, 점잖게 말하면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는 의미다. 자녀에게 준 스트레스가 자녀의 뇌를 망치고 망가진 뇌는 부모에게 복수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땅의 아이들은 사회나 학교, 가정에서 주는 스트레스로 인해 그 마음 속에 분노를 품지 않는 아이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있다. 이 분노가 다른 친구를 왕따시키고 폭력적이게 하고 게임에 빠지게 하고 컴퓨터나 휴대폰을 잠시도 놓지 못하게 하며 자살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어 "아이를 노엽게 해 복수당하는 부모가 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애착이 안 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를 빨리 가르치려고 드는 경우다. 즉 조기학습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애착'에 대해선 "애착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는 양육자와 애착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삶의 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바탕으로 자녀는 평생 동안 타인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며 "아이는 본능적으로 부모의 사랑과 돌봄을 요구한다. 그런데 애착이 없다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고 분노가 마음에 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특히 아이들은 대화를 비롯해 부모와의 놀이 등 교제를 바란다. 이를 통해 애착이 형성된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부모들이 대화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이 볼 땐 대화가 아닌 '잔소리'와 '명령'의 연속이다. 즉 교제가 아니기에 애착관계 형성이 실패하고 있는 것"이라며 부모와 아이들의 관계가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 교수는 "조기학습 역시 뇌를 망가뜨린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는 "아이의 뇌를 가장 크게 망가뜨리는 것은 스트레스다. 그리고 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은 애착의 실패와 두 번째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과업이나 공부"라며 "아직 준비되지 않은 아이에게 무리하게 공부를 시키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대로 아이의 무의식에 저장돼 좋지 않은 성격형성으로 이어진다"고 역설했다.

전 교수는 "아이들의 한글 교육을 예로 들면, 정상적인 나이에 한글을 배우면 몇달 안에 배울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어머니들은 유아 때부터 한글을 가르친다. 몇년간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한글을 가르친다.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또 그걸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해, 실망과 낙담 등 부정적인 정서를 생기게 한다. 그런 한글 등의 조기학습이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인간의 모든 발달은 결국 뇌의 발달이다. 신체나 언어, 정서 등 그 어떤 발달이든 뇌 발달에서 기인한다. 이런 발달에 대해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조기학습 등 발달에 앞서 교육하는 것이다. 둘째는 제때에 즉 적기에 하는 것이고 셋째는 자연스럽게 발달하도록 그냥 놔두는 것이다. 세 번째의 자연스럽게 발달하도록 놔두는 입장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많은 것에 반면, 한국 부모는 대부분 첫 번째 입장을 취한다. 아이들을 어떻게든 빨리 빨리 교육시키고 싶어 한다. 이러한 교육이 결국 아이들의 뇌를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 전 교수는 "아이가 어렸을 때 사랑과 돌봄을 통해 애착 관계를 형성하기보다 글과 숫자를 가르치는 데만 관심을 갖는 자녀 교육은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최고의 방법이다. 이 스트레스는 아이의 뇌를 망가뜨리고 성격을 망가지게 한다. 아이는 무너진 성격을 통해 두고두고 부모에게 복수를 한다. 이것이 복수당하는 부모의 메카니즘"이라고 말한 후,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한국 교육의 대안으로 '하브루타'를 제시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전통학습방법으로 토론식 교육을 말한다. 자녀 교육에도 하브루타가 절실하다고 전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가족끼리 대화하고 토론하는 교육이 서로의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가정에 행복을 가져온다. 질문과 토론을 통해 길러진 사고력과 통찰력은 자녀를 성공적인 삶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더불어 "성경을 가지고 계속 대화하고 토론하면 자녀의 신앙은 저절로 성숙해질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하브루타를 통해 가족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공감과 경청 능력이 길러지며, 자녀의 마음에 분노를 쌓지 않으니 자녀가 엇나갈 일이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하브루타 선교회는 '대한민국 교회를 살리는 길을 제시한다'는 모토로 국내에 하브루타를 전파하기 위해 하브루타 일꾼 양성·가정사역·교회지원사역·캠퍼스사역·실업인사역·해외선교사역·미디어선교사역 등을 펼치고 있다. 또 하브루타 교육이 전파되면서, 대안 교육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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