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사실을 한국 국가정보원 등 정보 당국이 지난 19일 북한에서 발표전 51시간 동안 을 까맣게 몰라 정보력 부재를 질타받은 것처럼 미국 정보당국에 대한 현지언론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언론들은 세계 최고라는 CIA 등 미국 정보기관들이 소의 '악의 축'이라는 북한에 대해선 까막눈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들도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정보를 캐내기 힘든 국가로 여기고 있다고 25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북한이 국내에 현대적인 통신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주민의 국외 여행과 외국인의 입국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어 이른바 '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인적 정보)' 수집이 아주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미국 정보기관 역시 김정일 위원장 사망을 뉴스를 보고 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CIA에서 북한 정보 분석가로 일했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 북한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퍼즐 조각을 주워다 맞추는 일과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이 북한처럼 적대국으로 여기는 이란에는 그나마 야당이 있고 재야 인사가 있지만 북한에는 이나저도 아예 없다.

평양에는 미국 공관도 없어 CIA 요원을 상주시킬 공식적인 수단도 없어 미국 정보기관은 평양에 공관을 둔 서방 국가들의 제한적인 도움을 받을 뿐이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외교관을 접촉하는 것도 '휴민트' 수집에 유용한 수단이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북한 외교관은 북한에 가족을 남겨놓고 파견되기 때문에 이들을 포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은 입을 모은다.

통신 감청이나 위성 감시 등을 통한 정보 수집이 어렵기도 마찬가지로, 통신 감청이 비교적 용이한 휴대전화는 북한에서 소수만 쓰고 있다. 인터넷 사용도 제한적이다.

게다가 북한은 피복을 두껍게 입힌 통신선을 지하에 매설하는 방식으로 전화망을 구축해놔 도청은 어렵다.

험준한 산악 지형 탓에 위성 감시도 원활하지 못하고 웬만한 군사 시설은 모두 지하 갱도에 숨겨져 있다.

북한 과학자들이 시리아의 핵개발을 돕고 있다는 정보를 2007년 미국이 이스라엘 모사드에게서 넘겨 받은 것도 미국 정보 기관이 북한에 대해 '까막눈'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대표적 사례이다.

그래도 미국 정보기관은 지난 5월 남중국해를 항해하던 화물선이 북한이 수출한 미사일 부품을 싣고 미얀마로 간다는 첩보를 입수해 저지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북한에 대한 정보가 모자란 탓에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의 향후 진로 예측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다"는 비판기사를 실은 바 있다.

미국 언론들은 현재 미국 정부나 한국 정부나 북한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깜깜하다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미국의 신중한 대북접근법도 극심한 정보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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