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개혁에 대한 투철한 소명 의식을 가져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시무식에서 "개혁은 힘이 들고 욕을 먹을 수 있지만 개혁이 없으면 일자리도, 성장도, 복지도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경직되고 이중적인 노동시장, 내수·수출과 대·중소기업 등 부문간 불균형,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현장과 괴리된 교육이나 금융 보신주의 등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문제점들이 쌓이고 쌓여, 적폐(積弊)가 됐다"며 "오랜 기간 문제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눈을 감았거나,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느라 중장기 과제로 미뤘거나, 근본개혁 대신 임시미봉(臨時彌縫)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미취업 청년들이 스스로 '잉여(인간)'라 부르고, 근로자 셋 중 하나가 비정규직이고, 베이비부머는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을 만큼 레드오션인 '치킨창업'으로 달려가는 '고장 난 현실'을 두고볼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혁은 외환위기 때와 다르다. 외부에서 강요된 개혁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합의해서 선제적으로 희망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입에는 쓰겠지만, 체질을 바꿔줄 양약(良藥)"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창의적인 개혁을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개혁은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고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큼 설득력있는 대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설득에는 신뢰와 끈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때로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돌파구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세시대 정부와 교회는 인도에서 창안된 '0'(제로)을 숫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때 반대자들을 설득한 방법은 수학자들의 논리적인 증명이 아니라 회계사의 간단한 조언이었다."며 "0이 있으면 계산이 쉬워져 정부와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기 쉽다는 한마디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우리의 개혁도 서로 뺏는 제로섬(zero sum)이 아니라 합(合)을 키우는 포지티브섬(positive sum)"이라며 "모두에게 이익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 방법이야말로 개혁의 최고 동력"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또 "개혁은 기본적으로 이익 갈등이 일어나는 타협과 협상의 영역"이라며 "옳고 그름의 잣대만으로 이끌어 갈 수도 없고 정부 혼자 그 과정을 단독으로 지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가 개혁을 추진할테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관중석에서 관전평이나 해주십사'하는 자세여서는 안된다"며 "개혁정책의 제안-수립-집행-평가의 모든 과정에서 국민과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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