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몬드 버크 추기경.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계 내 보수파에서도 수장격인 미국의 레이몬드 L. 버크(Raymond L. Burke) 추기경을 교황청 최고법원 대심원장 자리에서 경질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청 발표에 따르면, 버크 추기경은 지난 8일 몰타기사단 사제로 전보 발령됐으며, 후임 대심원장에는 교황청 외무장관인 프랑스 출신 도미니크 망베르티(Dominique Mamberti) 대주교가 임명됐다. 이같은 인사에 대해 교황청은 관례대로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크리스천포스트는 버크 추기경이 미국인 가운데서 가장 지위가 높은 사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톨릭 개혁에 대한 대표적 비판론자이자 보수주의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사이동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가톨릭의 입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버크 추기경은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행보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밝히면서 가톨릭 내 보수주의 성직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는 지난달 스페인의 가톨릭 주간지 비다 누에바(Vida Nueva)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끌고 있는 현재의 가톨릭교회는 방향타 없는 배와 같다"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신념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고, 건전한 지도자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지난달 중순에 열려 동성애 포용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했던 세계주교대의원대회(시노드)를 앞두고, 가톨릭 교회 내의 이 같은 흐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시노드 직전에 자신의 보수적 주장을 담은 '그리스도의 진실을 지키는 길'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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