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성도들이 교회 건물을 나오고 있다.   ©중국어문선교회

 "중국교회 가운데 재물과 건강 및 변화된 사회적 관계를 다루는 하나님 나라의 신학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MVP선교회 본부장이자 무슬림 미전도종족 사역을 하고 있는 한수아 선교사는 중국교회의 도시화 현상과 물질주의, 소비주의의 도전 등 변화된 상황에 맞는 신학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중국어문선교회 소식지 '중국은주께로' 최신호에 실린 '물질주의, 소비주의 사회 속에서의 중국교회의 신학화'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수아 선교사는 먼저 지난 7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한인세계선교사회(KWMF)가 '자신학과 자선교학'을 주제로 개최한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는 한국교회의 자신학과 자선교학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했을 뿐 아니라, 지역별 전략회의에서 중국의 자신학화 상황, 중국교회의 자신학과 자선교학 수립을 돕는 방법을 탐색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중국교회는 기독교 선교가 우리보다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 침략 상황에서 이뤄져 기독교 신앙의 자주성을 강조하거나 토착화하려는 노력이 한국교회보다 훨씬 먼저 있어왔다"며 "사회주의 정부수립 이후 관방교회는 삼자신학을 개발했고, 가정교회는 신학적 체계화는 없었지만 극심한 핍박과 가난 속에서 일종의 십자가 신학, 고난의 신학이 교회에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교회는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핍박이 약해지고 경제 번영으로 인해 역할의 변화가 요청되고 있다. 도시화 현상에 따라 교회 중심이 농촌교회에서 도시교회로 이동했고, 중심 사회계층도 앞으로 농민, 하급노동자에서 점차 도시 중산층으로 변화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한수아 선교사는 "중국의 도시는 이미 강력한 소비주의 사회가 전개되고 있고, 이에 따라 중국 도시교회는 과거의 핍박, 가난이라는 도전 보다 물질주의, 소비주의라는 새로운 도전에 더 많이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이러한 도전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중국교회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신학이 공급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생각은 이미 그와 같은 도전을 경험한 한국교회에서 얻은 교훈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는 바로 신학적 위기라는 일부 신학자들의 지적에 공감한다"며 "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서 신학적 전환을 제때에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교회 역시 극한 가난과 핍박 속에서 십자가 고난의 신학이 있었고, 이는 구한말, 일제시대, 6.25 전쟁과 전후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위로와 격려를 받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기와 맞물려 교회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더 이상 고난과 십자가 신학은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고, 오히려 능력, 축복, 성장을 강조하는 신학이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수아 선교사는 "이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경제 및 정치 권력 집단과 동일시 됐지만, 사회적 관심이나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을 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해 사회적 적실성을 상실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신학적 한계는 기독교가 다른 종교보다 사회봉사활동, 선교활동을 많이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도자의 타락 등 여러 악재와 맞물려 사회 공신력을 상실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독교는 이익집단으로, 교회는 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교회 자체의 확대를 위한 이기적인 집단으로 낙인 찍혔다"며 "그 결과 교회가 더 커져갈수록 사회 영향력은 반대로 줄어드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 선교사는 이어 "조직신학자 김동춘 교수는 한국기독교의 역사를 분리형·변혁형·적응형 등 세 가지 패러다임으로 요약한다"며 "1950년대까지는 세속문화에 적극 참여해 변혁시키려고 하거나 동화하려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은 면에서 분리형 패러다임으로, 1960년대에서 1980년대에는 주로 에큐메니칼 진영의 진보 기독교와 일부 복음주의권 기독교에서 변혁적 기독교 패러다임을 발견해 변혁형 패러다임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한국기독교의 패러다임은 세상 문화와 질서에 교회가 적절히 협력하며 보조를 맞추는 적응주의 기독교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적응형 기독교는 복음의 본질과 현세적 관심 사이를 신속히 결합하며, 복음을 현세적 필요와 공감시키려 한다고 말했다"며 "여기서 하나님을 향한 초월적 신앙이 인간을 위한 세속적 욕망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 선교사는 한국교회 내 오순절주의를 단순한 십자가 고난의 신학, 분리주의 패러다임을 극복한 대표적인 적응주의 신학으로 꼽았다. 그는 "오순절주의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구분하는 이원론적 신앙을 극복하는데 기여했다"며 "때로 순복음교회의 삼중축복신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도 했지만, 전후시기 가난, 질병, 악령의 고통 속에 있던 한국인들에게 예수를 믿으면 영적 구원뿐만 아니라 삶이 변화되는 일종의 총체적인 복음을 제시한 순기능적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순복음신학이 한국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타당한 신학으로 자리매김했고, 꼭 순복음교회가 아니어도 부흥사들은 이 같은 경향의 신학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수아 선교사는 "그 신학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현세적 차원의 구원을 강조했고, 이것이 인간의 타락적 성향과 맞물려 번영신학의 길을 열게 되었다"며 "하나님 나라의 신학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올바른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바뀌지 않자 세속적 기복주의 혹은 성공주의 신앙이 자리 잡게 됐다"고 말했다. 가난과 질병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신학이 교회로 하여금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 결여를 가져오게 했다는 것이다.

한수아 선교사는 "중국 삼자교회는 공산당 통치에 순응하는 정치적 적응형 패러다임이며, 가정교회는 명백한 분리형 패러다임이지만 이제 다른 모델을 찾아가야 할 전환기에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따른 통제와 정치적 탄압은 한국교회와 달리 중국교회가 사회 주류를 형성하지 못하게 하거나, 개교회 확장에 몰두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며 "그러나 정치적 울타리가 있더라도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신학 기반이 없으면 윤리적 기반이 약한 물질주의적이고 기복적인 신앙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본주의적 세속화를 용인하는 가운데, 중국사회는 물질적 성공과 소비를 서구나 한국보다 적극 추구하고 있다"며, "분리주의적이고 오순절주의 색채가 강한 중국교회는 한국교회 같이 세속 사회에 대한 적응형 기독교가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한국교회처럼 힘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특히 "'예수를 믿으면 천당 가고 복을 받는다'는 단순한 신학적 패러다임은 중국교회가 새로운 환경에서 계속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는데 역부족일 것"이라며 "핍박이 줄고 경제적 부가 증대된 상황 속에서는 신학적 적합성을 점점 잃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 한국 선교사, 총체적 신학 무장하고 중국교회 도와야

그렇다면 앞서 경제 번영을 경험한 한국선교는 중국교회의 자신학화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한수아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경험을 중국교회와 나누고, 물질주의 및 소비주의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윤리 기반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강화시키는 '하나님 나라의 신학'과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인식'을 중국교회에 고취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 구원과 영성에 치중하는 중국교회의 십자가 고난 신학에서 이제 세상에 대한 성경적 청지기 의식사회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강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 선교사는 "한국 선교사들은 좀 더 깊이 있고 총체적인 신학적 무장을 할 것"을 당부했다. 또 기존의 십자가 신학과 강력한 성령운동 및 선교운동과도 잘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그럴 때 하나님 나라 신학이 중국교회가 지닌 영적인 역동성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교회에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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