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고통 당하는 주민들의 인권의 회복은 같은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특히 남한에게는 시대적 사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한 북한전문가가 말한 적이 있다.  5일 오전 7시 반도중앙교회(담임 이영업 목사)에서 진행된 제39회 기독교학술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도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과 한국교회의 영성'을 주제로 열려 관심을 끌었다.

이날 '북한주민의 인권신장'을 주제로 발표한 박종화 박사(경동교회 담임)는 "북한의 경우 '적대적 분단상황'및 '주체사상적 단일체제 옹호'를 우선은 적대적 분단의 올무를 평화적 공존 내지는 평화통일 지향의 틀로 바꾸는 노력이 인권신장에 중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   ©기독일보 DB

그러면서 '남한의 입장에서 추가로 다루어야 할 북한인권 네 가지 영역'으로 ▲이산가족 편지왕래와 만남의 주선이고, ▲취약계층(특히 여성, 아동, 장애자)에 대한 집중적 배려와 협력이며, ▲납북 억류자 및 국군포로의 송환 대책이고, ▲탈북자 보호와 재사회화 훈련 등일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까지 전세계에 흩어져 체류하고 있는 탈북난민 현황(UNHCR Statistical Online Population Database)은 2012년 현재 총 1099명이며, 이 가운데 100명 이상의 난민이 머믈고 있는 나라는 카나다(119명), 독일(138명), 영국(619명) 등이다"며 "이와 관련해 유엔 난민기구(UNHCR)와 연대하여 현재 및 미래의 탈북난민을 제도적으로 그리고 인도적으로 수용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탈북자'의 경우 통일 이전의 인도주의 실현은 물론 통일 이후의 시회통합에 있어서의 지랫대역할을 맡길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적극적이며 포괄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는 "참고로 독일통일의 국제적 초석이 되었던 '헬싱키 협정'(1975, 7.30-8.02)은 유럽의 양극화된 안보갈등을 해소하고, 상호간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기본인권을 신장한다는 소위 삼각협약(=안보, 협력, 인권)을 합의한 '유럽 안보협력회의'(CSCE/1992년 부터는 상설기구인 OSCE)의 모델을 남북과 동북아의 상황에서 지혜롭게 적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고도 제안했다.

이어 '북한주민의 의식개방'을 주제로 발제한 허문영 박사(평화한국대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주민의 의식개방화 방안으로 "첫째, 대한민국을 '희망의 등대'로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사회를 선취한 통일한국 이상사회로 만들어, 북한동포들에게 희망의 나라로, 세계인에게 매력적인 나라로 인식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허문영 박사가 발제하고 있다.   ©기독일보 DB

그는 "압축성장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으나, 배금주의와 이기주의로 치달으면서 공동체평화를 소홀히 했음도 반성해야 한다"며 "정부는 종교계와 함께 정직?성실?기본?원칙을 준수하는 범종교 실천운동을 전개하여 우리사회를 다시 활력있는 사회로 회복하고, 국민화합을 통한 통일준비를 진행하도록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대북 복음전파 노력을 꾸준히 추진하자. 이제 보수진영도 북한 복음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때이다"며 "물론 현 남북관계 상황에서는 쉽지 않지만 주변 4국교회와의 협력하는 길이 있다"고 했다.

그는 "동아시아 선교 강화와 국제평화회의 개최를 통해 미국의 재복음화와 중국의 복음화 그리고 쓰나미 이후 좌절하고 있는 일본선교와 러시아선교를 적극 추진하고, 이 동아시아 복음화과정 가운데 북한 복음화도 함께 추진하는 길이다"고 제시했다.

또한 "정부는 북한 고급인력에 대한 시장경제교육을 적극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며 "북녘동포들에게 시장경제체제 운영방식을 보다 정확히 가르쳐주고, 경제생활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이들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지역에는 최소 5만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들이 나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들은 주로 단순노동에 종사하기 때문에,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와 한국에 대한 친화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며 "따라서 북한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요리 등)또는 필요로 하는 영역(무역, 금융, IT 등)의 고급인력 즉 간부급 노동력을 파견하도록 하여 교육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당국이 독이 든 사과로 오해하고 거부할 경우, 자금과 기술은 한국정부가 지원하고, 실행은 제3국 또는 국제기구가 담당하는 길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39회 기독교학술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5일 오전 7시 진행됐다.   ©기독교학술원

이날 '탈북자들의 한국사회 통합에 대한 소고'를 주제로 발제한 조은식 박사(숭실대)는 "탈북자들의 한국사회 통합'이라는 말은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는 말일 것이다"며 누가복음 15:25-32의 관점에서 논했다.

그는 "첫째 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읽다보니 과연 우리는 북한에 살다가 남한으로 온 탈북자들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고,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도 이 비유에 나타난 큰아들처럼 동생의 귀환을 반기지 않고 꺼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동생을 동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남처럼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질문하며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 통합되기 위해서는 남한주민들의 탈북자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에는 나와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나와 다른 것을 '다름' 그 자체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틀린 것으로 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적인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먼저 상호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과 포용이 필요하다.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 탈북자들의 상황을 인지해야만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러지 못할 때 탈북자들은 그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온 사람들'이 되어버리고 만다"고 했다.

조은식 박사는 "탈북자들은 남이 아니라 우리 동포이다. 따라서 우리의 관점이나 우리의 잣대로만 이들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탈북자들의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자세가 요청된다"며 "그리고 이들이 처한 환경이나 심리적인 상태를 고려하여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과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았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다'(눅15:31-32)"는 성경구절을 소개하며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을 통해 탈북자들과도 관계회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공존을 통한 상생으로 진정한 통합이 오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북한주민의 인권신장을 위한 북한인권법 제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제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회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는 "북 인권침해는 알릴수록, 북 주민들의 상황을 좋아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연구 사례에서 나타나는 결론이다"며 "과거 서독은 잘츠기터(Salzgitter) 인권침해 기록보존소를 통해 동독의 납치·구금·살인 등 4만1390건의 인권탄압 사례를 수집·보존했다. 이것이 동독의 인권침해자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됨으로써 간접적으로 인권침해를 제어했던 사례를 차용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등 일부 야당은 북한인권법이 김정일 정권의 반발로 북한 인권 개선에는 실질적 역할을 못하고 남북관계만 악화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며 "김정일 정권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이 법안이 북한에 영향을 미쳐 인권침해를 억제할 가능성이 높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법안의 효력이 의심된다는 주장과 모순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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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 #북한인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