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 은퇴 기자회견을 끝내고 허리굽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7.30 재보궐선거에서 수원병(팔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한 손학규 상임고문이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손 상임고문은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며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 상임고문은 "정치가 아니더라도 시민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많은 방법이 있다"며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 그런 세상 만들려 했던 저의 꿈 이제 접는다. 오늘 이 시간부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경선인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한 손 고문은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혁신도 강조했다. 손 상임고문은 "저의 정계은퇴를 계기로 새정치연합의 당원과 의원들이 새로운 각오로 혁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 상임고문은 지난 1993년 경기 광명 재보선 당선을 시작으며 '재보선의 사나이'로 불리며 3번째 보궐선거 당선을 통한 화려한 복귀를 노렸으나 실패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에 출마하겠다'며 배수진을 쳤지만 내리 여당지지세가 강한 수원 팔달의 민심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 득표율 45.0%(2만7979표)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득표율 52.8%·3만2810표)에 패하며 낙선했다.

기자회견 이후 손 상임고문은 박영선 원내대표를 찾아 "당의 정비를 위해 애써달라"며 "(자신이 떠난) 빈자리가 커야 새 물이 들어온다. 새 인재들이 솟구쳐 올라와야 한다"고 답했다.

손 상임고문의 이같은 발언은 '386세대'인 자신들이 '586세대'로 접어들었지만 당내에는 이들을 대신할 '젊은 피'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이로 인해 당내 중진퇴진론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당내 대선구도 변화 신호탄이기도 하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 상임고문과 더불어 재보선 참패로 공동대표를 사퇴한 안철수 의원, 경기 김포 재보선에 출정했다 정치신인 홍철호에게 패배한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사실상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손 상임고문이라는 야권 대권주자는 사퇴한 상황에서 안 대표와 김 전 지사는 당분간 시련기를 맞게 됐다.

대신 새정지민주연합 내 이들의 빈자리를 차고 들어올 신진들과 기존 대선주자들의 공간이 커졌다. 앞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중심의 지도부를 대신하기 위한 계파간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어 당 정비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과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남성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김.안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정치연합 내 신주류와 긴장과계를 형성해온 친노무현계 좌장 문재인 의원의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은 차기 대선후보 지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최근 1위를 기록한 여세에 힘입어 차기 대권확보의 징검다리가 되는 당권 확보에 나설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손학규계를 영입하기 위한 각 계파들의 경쟁도 예상된다. 손학규계 포섭 여부가 향후 당내 당권경쟁과 대권후보경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춘석·김우남·이찬열·오제세·전정희 의원 등이 속한 손학규 계파는 18대 대통령선거 때 안철수 대선캠프에 합류해 힘을 보탰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 하에선 양승조 최고위원과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주요당직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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