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최종일의 우승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했다.

박인비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랭커셔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파72·645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리코위민스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마지막날 5타를 잃어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를 기록, 단독 4위에 그쳤다.

단독 선두로 마지막날 경기에 나선 박인비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등의 들쭉날쭉한 플레이로 3계단 미끄러지며 우승을 놓쳤다.

영예의 우승은 미국의 모 마틴(32)에게 돌아갔다. 마틴은 보기 3개, 버디 1개, 이글 1개를 묶어 이븐파를 기록,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47만4575달러(약 4억8359만원).

2부 투어에서 줄곧 활약하던 마틴은 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이로써 브리티시여자오픈은 2년 연속 미국 선수 차지가 됐다. 지난해 스테이시 루이스(29) 우승 이후 마틴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중국의 자존심' 펑산산(25)과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 나란히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 공동 2위에 랭크됐다.

강한 바람과 어려운 코스로 인해 상위권 대다수가 타수를 잃은 가운데 박인비도 끝까지 선전을 했지만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10번홀에서 범한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이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무너졌다.

US여자오픈(2회·2008·2013년), 나비스코챔피언십(2013년), LPGA 챔피언십(2013년)을 제패한 박인비는 이 대회 우승을 놓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뒤로 미뤘다.

박인비는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지난해 이 대회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한 뒤 1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타이틀을 바꿔 새롭게 도전에 나섰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9월에 예정된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역사적인 타이틀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앞서 LPGA 투어 사상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아니카 소렌스탐(44·스웨덴)·캐리 웹(40·호주)·줄리 잉스터(54)·팻 브래들리(63)·미키 라이트(79)·루이지 서그스(91·이상 미국) 등 6명 뿐이다.

1타 차 불안한 선두로 최종일에 나선 박인비는 전반라운드에서 보기 3개, 버디 2개를 묶어 1타를 잃었다.

다른 선수들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한 가운데 간신히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위기는 10번홀(파4)에서 찾아왔다. 이날 승부의 최대 고비처였다. 박인비는 살얼음판 같던 승부에서 더블보기를 내며 크게 휘청였다.

두 번째 샷이 깊은 러프에 빠졌고, 퍼트 거리감 조절에 실패해 그린 위에서만 스리퍼트를 범했다. 단독 선두에서 펑산산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11번홀까지 영향을 받았다. 퍼트가 흔들려 1타를 추가로 까먹었다. 이때부터 추격자의 입장으로 바뀌었다.

기회를 엿보던 박인비는 13번홀에서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약 6m에 이르는 긴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궜다.

그러나 14번홀과 마지막 18번홀에서 각각 1타씩을 잃으며 무너졌다. 우승을 위해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가 반드시 필요했지만 러프와 러프를 오간 끝에 거꾸로 보기를 냈다.

지은희(28·한화골프단)는 공동 5위를 차지하며 박인비의 뒤를 받쳤다. 보기 5개와 버디 1개를 묶어 최종합계 3오버파 291타를 적어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중인 안선주(27)는 최종합계 4오버파 292타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디펜딩 챔피언 루이스는 이날 6타를 잃고 무너졌다. 7개의 보기를 낸 루이스는 버디는 1개에 그쳤다다. 최종합계 5오버파 293타 공동 12위에 그쳤다.

올시즌에만 2승을 쌓으며 맹활약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7·스웨덴)는 최종합계 5오버파 293타를 기록,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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