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수수료 체계가 개편된다.

국토교통부는 올 연말까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개편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8월쯤 나올 개편방향은 현행 수수료 체계가 갖고 있는 모순과 불합리를 해소다.

현행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2000년 개편된 이래 14년째 그대로 묶여 있어서 14년간 변화한 물가나 주택 가격, 주택 수요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연구 용역 결과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공인중개사들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편의 방향은 크게 세 갈래다.

국토부는 우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가격대에서 나타난 매매 거래와 임대차(전·월세) 거래 간 중개수수료의 '역전 현상'을 해소할 방침이다.

법률상 부동산 중개수수료율은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국토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서울시 역시 이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는데 매매의 경우 ▲ 5천만원 미만 주택은 0.6% ▲ 5천만원 이상∼2억원 미만은 0.5% ▲ 2억원 이상∼6억원 미만은 0.4% ▲ 6억원 이상은 0.9% 이내에서 중개업자와 중개 의뢰인이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다.

임대차의 경우엔 ▲ 5천만원 미만 주택은 0.5% ▲ 5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은 0.4% ▲ 1억원 이상∼3억원 미만은 0.3% ▲ 3억원 이상은 0.8% 이내에서 중개업자와 중개 의뢰인이 협의해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중 최고액 구간의 수수료율은 통상 0.9%(매매), 0.8%(임대차)가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처럼 매매냐 전세냐에 따라 거래액의 구간과 요율이 다르다 보니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전세 거래의 경우 같은 가격의 주택을 매매할 때보다 더 높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같은 값의 주택을 살 때보다 전세로 구할 때 중개수수료를 더 많이 물어야 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많이 오르면서 매매와 전세 간 수수료가 역전되는 3억원 이상 전세 주택이 더 많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근래 전셋값이 급등한 현실을 반영해 이런 역전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수수료율 체계를 바꿀 방침이다.

둘째는 거래액 구간의 상향 조정이다. 14년 전과 견줘 주택의 가격이나 전셋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부는 최고액 구간을 지금보다 올리는 방향으로 요율 체계를 개편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마지막으로는 실제 주택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도 상가와 같은 주택 외 건물로 분류돼 최고 0.9%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오피스텔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업무용으로도 쓰이지만 주거용으로도 쓰이고, 주택보다 규모도 작고 주거 여건이 좋지 않은데도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많이 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과 비슷한 수수료율이 적용되도록 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주거용과 업무용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게 맹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개업자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중개수수료 개편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 부담을 낮추면서도 공인중개사들이 큰 타격은 입지 않는 묘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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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중개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