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마음선교회(이사장 최덕순 목사)가 발행하는 계간 <손과마음> 제3호에 실린 해당 글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손과마음선교회는 변화와 해방을 꿈꾸는 북한 동포들에게 생명과 자유와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인도적 구호단체다.

③수령을 숭배하고 충성하는 고통

북한은 사이비 종교집단이다. 즉 김일성이라는 유일의 태양신을 중심으로 김정일을 함께 숭배하는 신흥 우상종교 집단인 것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반드시 3가지의 사진을 걸어놓고 우상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일성 사진, 김정일 사진, 그리고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업토의 사진 등 3가지가 그것이다. 열혈 당원이라면 여기에 김정일의 모 김정숙의 사진을 하나 더 걸어놓는다. 이것은 집안을 장식하는 의도이거나 자기 위신에 대한 과시인 것이다.

각 가정에서는 설날마다 당으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았을 때, 초상 사진 앞에 경례하며 감사를 드린다. 말하자면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가정에 따라서는 매일 사진 앞에 경배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또 모든 사회적 행사에서는 반드시 당 최고의 구호를 외치며 초상 사진 앞에 경배를 함으로서 행사를 시작한다. 대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만세!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만세!” 라는 구호를 정면에 써 붙이고 수령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실제로 김일성과 김정일을 우상화시키는 구호는 무려 1,200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숭배모임이 있다. 그것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혁명사상 연구실’에서 주 1회씩 연구모임을 갖는 것이다. 이 모임은 일종의 정기예배와 같다. 이 모임에는 지역 구성원이나 직장 구성원 또는 학교단위 구성원 등이 빠짐없이 참석해야 한다. 이 모임은 절대적 모임이고 성스러운 모임이기 때문에 누구도 거역할 수가 없다. 이 모임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교시된 말씀을 읽고 그들의 업적, 사상, 전통 등을 다시 교육받는다. 이와 함께 반드시 계급교양을 받는다. ‘계급교양’이란 ‘미 제국주의 원수놈, 남조선 괴뢰도당, 일본놈’ 등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을 일깨우는 일을 말한다.

이 모임에 올 때는 복장을 단정히 해야 하고 연구실에 입장할 때는 깨끗한 버선을 신고 뒤꿈치를 들고 조심조심 들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거룩한 성소(聖所)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이 훼손되는 일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당시 고르고 골라 보낸 미녀응원단이 2003년 8월 28일 김대중과 함께 찍은 김정일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비를 맞고 있자 달리던 버스를 세워 현수막을 품에 안고 “장군님을 비 맞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네다!”라며 통곡했다는 사실은 북한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비뚤어진 우상화의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진실을 알면 정말 미워하고 증오해야 할 대상 앞에 경배하고 충성 맹세를 해야 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일이야말로 더할 수 없는 고통이다.

④상대를 증오하고 미워하는 고통

앞서 언급했듯이 김정일 정권이 북한 사람들을 지배하는 수단의 하나는 전국가적 증오심을 부추기는 것이다. 일사분란하게 북한 사람들을 집합시키는 힘의 하나가 바로 미 제국주의자들과 남조선 괴뢰도당들에 대한 끊임없는 분노와 증오심이다. 김정일 집단은 소위 ‘계급교양’을 통해 북한 사람들 전체로 하여금 미국과 남조선과 일본에 대한 증오심 교육을 부추기고 있다. 계급교양의 또 한가지 목적은 당과 정부에 대한 반감을 외적인 요인으로 상쇄시키려는 정치적 의도에 있다.

이 증요심 교육은 ‘계급교양’이라고 하여 지역마다 직장과 학교마다 설치된 ‘혁명사상연구실’을 통해 조직적이며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각 지역에 설치된 전쟁역사박물관을 통해서도 전쟁으로 원수를 갚아야 한다며 미국과 남조선에 대해 전쟁의 증오심을 일으키고 있다. ‘계급교양’을 통해 “김일성 수령님 아버지, 김정일 장군님, 고맙습니다. 미제는 승냥이, 때려잡자 미제와 그 앞잡이 남조선 괴뢰도당!”이라고 반복적으로 외친다. 이런 구호제창은 유아원 때부터 시작돼 성인이 되어서도 변함없이 계속된다. 또 정기적으로 내려오는 강연 자료, 해설 자료 등을 통해 증오할 대상에 대한 시사적인 이야기를 곁들여 현실감을 부여함으로서 증오심은 더욱 배가된다.

북한이 만든 최고의 증오 교육장은 바로 황해도 신천박물관이다. 북한만 아니라 남한 사람들에게도 신천박물관은 반미사상을 고취시키는 교육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박물관을 보면 너무 끔찍한 참상이 많아 머리가 아플 정도다. 직접 보고 온 남쪽의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놈이 사람을 많이 죽였다. 신천군 인구의 3분의 1이나 죽였으니! 미국 놈은 우리 민족의 원수다”라고 했다. 증오 교육장의 효과가 얼마나 큰가를 잘 말해준다.

그러나 진상은 이러하다. 6·25 전쟁시 유엔군이 들어오기 전에 북한은 신천군 내의 ‘반동’들을 처형했다. 사람 죽이는 것이 서툴러 난자가 많았다. 유엔군이 들어오자 이제는 피해자인 이들이 “빨갱이 사냥’을 하여 복수를 했다. 중국 지원군이 밀려오자 다시 ‘반동’ 숙청이 진행됐다. 미군이나 중공군이 죽인 것보다는 신천군 내 살던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죽이고 또 죽인 것이다. 선동·선전의 전문가들인 공산당은 미군을 증오케 하기 위해 신천박물관을 만들어 이 살인사건을 미제 침략군의 만행으로 포장했던 것이다.

북한을 버티고 있는 두 정신적 기둥이라면 충성과 증오이다. 그 하나 기둥인 증오의 우너천은 주로 황해도 신천의 미군 만행에 있다. 6·25 당시 신천군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무참히 학살된 사실을 놓고 이것이 미군의 악행이라며 증오심을 유발하기 위해 신천박물관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히틀러 군대보다 훨씬 악독한 군대가 미군이라는 김일성 수령의 교시를 받들기 위해서다. 국가적으로 어린 학생에 이르기까지 신천박물관을 견학시킨다. 외국 손님의 중요한 견학 코스의 하나도 신천박물관이다. 온갖 학살의 사례를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전시실을 참관하다 보면 구역질 날 정도로 그 참상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처럼 북한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미움과 증오의 습성은 미군과 미국이 아닌, 나에게 피해를 주는 누군가를 향해서도 격렬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절제할 수 없을만치 극한 감정을 만들어 냄으로써 증오심은 일종의 정신적 외상으로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간혹 북한 사람들로부터 ‘거칠다, 격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것은 증오하는 습성이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 과격한 표현과 정도를 넘어서는 적개심을 표출하는 북한 정권의 대남 발언들도 이러한 비정상적 증오심의 결과라 보여진다.

⑤남을 의심하고 거짓말하는 고통

북한 사람들은 너무나 비논리적이고 불합리한 환경에서도 생존하기 위해 저마다 개인적인 노력을 하며 분투하고 있다. 어느날 느닷없이 보위부에 붙들려가 노동교화소에 보내지거나 한밤중에 온 가족이 어디론가 실려가 추방되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내가 살아남고 내 가족이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무언가 자기를 방어하지 않을 수 없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것은 의심하고 거짓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환경이 가져온 하나의 심리적 방어기제인 것이다.

물론 북한에도 일정한 수준의 도덕적 양심과 당의 규율을 넘어서는 인간적 관계가 사회적 바탕에 형성되어 있다. 끈끈한 인정과 우애가 곤경에 처한 이웃을 살려내기도 한다. 그러나 김정일과 당이라는 절대 권력 앞에서는 개인적인 인간관계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결국 내가 살기 위해 누군가를 의심하고 고발해야 하며 내가 살기 위해 무엇인가 거짓말을 꾸며야 한다. 왜냐하면 김정일이나 당의 요구가 얼마나 불합리하며 모순된 것인가를 마음에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절대성을 부인하지 못하므로 북한 사람들은 누구나 양심을 속이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모순으로 가득한 북한 사회의 특성이다.

양심에 반하는 거짓된 말과 행동은 북한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생존 수단이다. 가식과 철면피, 그리고 의심과 거짓말, 이런 비도덕적 허위의식을 생존을 위해 필요가치로 여기며 아무런 가책도 없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북한 사람들의 고통은 어떠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는가? 양심적인 말과 행동이 차단된 사회에서 온갖 압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수단은 결국 거짓말 밖에 없다.

어느 지방 소도시에서 일하는 한 직장인이 평양 사업소에 다녀오라는 출장명령을 받았다. 출장기간은 사흘이다. 하지만 출장비가 지급되지 않았고 다녀올 차편도 없었다. 그러나 사흘 뒤에 출근하여 출장보고서를 상부에 올려야 했다. 그 직장에 있는 당과 정치보위부와 인민성 끄나풀들이 지켜보고 있고 작업반장과 세포비서가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으니 어쨌든 출장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그는 사흘을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직장에 나가 거짓보고서를 내놓았다. 물론 상급자도 그것이 거짓인줄 알면서도 그대로 받아야 했다. 허위로 시작해서 허위로 끝나는 거짓의 사회가 북한 사회인 것이다.

이상과 같이 북한 동포들은 5가지의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5가지의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다. ①굶주려 죽어가는 고통 ②원시적 생활환경이 가져오는 고통 ③까닭을 모른 채 추방당하는 고통 ④교화소와 수용소에 감금되는 고통 ⑤무보수로 강제노동을 당하는 고통 등이다. 다음은 이를 낱낱이 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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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마음선교회